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주치의일기

소원트리

슬기엄마 2012. 11. 18. 19:06

 

 

 

매년 이맘때면

세브란스 병원 본관에는 멋진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된다.

매년 세브란스 병원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아주 멋있다.

 

보통 트리보다 훨씬 큰 나무에

각종 반빡이 장식과 램프들로 멋지게 장식이 되어

크리스마스라고 뭐 특별한 날인가 싶게 무덤덤한 내 마음에도

잠시 설레임이 지나간다.

아주 밤 늦은 시간, 컴컴한 병원에서 반짝 반짝 불빛을 밝히는 트리를 보면

마음이 아주 따뜻해진다.

그래서 매년 기대하게 된다. 올해 트리는 어떨까?

 

그런데 올해 트리는

얼핏 보니 좀 초라하다.

폼도 별로 안나고, 장식도 별로 없는 것 같다.

램프도 없어 반짝반짝 빛이 나지도 않는다.

 

가까이 가 보니

예년과는 달리 트리 옆에 '세브란스 소원트리'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트리에 줄맞춰 작은 화분이 놓여 있다. 그리고 그 화분에 사람들의 소원이 심어져 있다.

사람들의 소원을 읽어본다.

 

백혈병 완치해.

우리집 가장 아빠, 힘내요. 사랑해요.

평생 사랑한다. 앞으로도 더 행복하자.

아버님, 빨리 쾌유하시고 함께 족구해요. 사위.

예쁜 아이 태어나게 해주세요.

당신 건강히 일어나요. 마누라.

 

눈시울이 붉어진다.

두세줄의 짧은 문장에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비는 마음이 가득 담겨있다.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

좋은 소식을 기다리는 마음

소원을 비는 마음

 

비록 지금은 어두운 밤인 것 같지만

사람들 마음의 환한 빛으로

소원트리가 빛이 나고

소원을 빈 사람들의 마음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값진 선물을 보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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