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유방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검색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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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1.05 - 이수현 슬기엄마

    환자가 환자를 멘토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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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0.09 - 이수현 슬기엄마

    1주일에 42 METs 이상의 운동, 쉽지 않을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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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0.05 - 이수현 슬기엄마

    언제까지 소견서를 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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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9.13 - 이수현 슬기엄마

    10월 백신접종을 해야 하는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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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8.10 - 이수현 슬기엄마

    대상 포진 예방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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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6.17 - 이수현 슬기엄마

    엄마의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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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6.02 - 이수현 슬기엄마

    BRCA 유전자, 요즘 질문이 많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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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5.08 - 이수현 슬기엄마

    러시아 할머니 홈런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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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3.30 - 이수현 슬기엄마

    젊은 여자가 항암치료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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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1.18 - 이수현 슬기엄마

    여행은 좋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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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1.17 - 이수현 슬기엄마

    환자가 나를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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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2.12 - 이수현 슬기엄마

    Proton Pump Inhibitor 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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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2.05 - 이수현 슬기엄마

    From San Antonio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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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26 - 이수현 슬기엄마

    그녀의 해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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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17 - 이수현 슬기엄마

    처방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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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0.31 - 이수현 슬기엄마

    Party 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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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0.26 - 이수현 슬기엄마

    Family me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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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0.14 - 이수현 슬기엄마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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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9.28 - 이수현 슬기엄마

    백팔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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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9.16 - 이수현 슬기엄마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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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8.29 - 이수현 슬기엄마

    빙그레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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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8.26 - 이수현 슬기엄마

    내가 잘 모르고 있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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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6.17 - 이수현 슬기엄마

    변화는 사람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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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6.17 - 이수현 슬기엄마

    약에 예민하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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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5.06 - 이수현 슬기엄마

    항암치료 중 고지혈증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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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5.06 - 이수현 슬기엄마

    항암치료 중 혈압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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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5.05 - 이수현 슬기엄마

    항암치료 중 혈당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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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5.01 - 이수현 슬기엄마

    항암치료 전 치과 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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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4.23 - 이수현 슬기엄마

    너무 몰두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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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4.13 - 이수현 슬기엄마

    우울증 자가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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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은 유방암

한명은 난소암

그들의 원래 주치의는 내가 아니었다.

각기 다른 의사였다.


그런데 어찌어찌 해서 지금은 내가 그들의 주치의가 되었다.

그들은 서로 모르는 관계였는데 

최근 요 몇달 새 요양원에서 만나 알게 되고 같은 병원에서 암 치료를 받는다는 이유로 친해진 것 같다.

병원을 왔다갔다 하니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중에 내 얘기도 한 모양이다.

뭐라고 했을까?



최근에 나에게 치료를 받기시작한 환자는

첫 대면하던 날  

이제 호르몬 치료는 별로 효과가 없는 것 같으니 

항암치료를 해야할 것 같다고 험악한 말을 하게 되었다. 

나는 차트에 의거해서 그를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은 사항은 잘 모른다.

나중에 들어보니, 수술하고 나서 한 8번의 항암치료가 너무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나를 처음 만난 그는 이런 말을 한다.

자기가 힘들었다는 얘기를 꺼내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입을 빌어 말하고 싶었나 보다. 



선생님, 누구누구 아시죠? 

저랑 같은 요양원에 있어요.

그이가 지난번에 항암치료 받고 나서, 설사 때문에 죽을 뻔 했대요.

다시는 항암치료 안할 거라고 하던대요?


맞아요. 원래 설사가 심한 항암제가 아닌데 그분께는 설사로 부작용이 나타난거 같아요. 

지난번에 고생많으셨죠.

그래도 이번에 용량도 줄이고 입원해서 2차 항암치료 받으셨어요. 또 설사할까봐 지금 입원을 유지하며 경과를 보고 있는데, 용량을 줄여서 그런지, 지금은 괜찮아서 별 고생없이 계세요. 낼 모레 곧 퇴원할 예정이에요.   


그래요?

그이는 나한테 다시는 항암치료 안 할거라고 했는데...


그래도 저는 항암치료 하기 싫어요. 

그이 고생하는거 보니까 

내가 이렇게까지 고생하면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나 싶었어요.

다른 치료 하면 안되나요?



환자분이랑 그 환자분이랑은 병도 다르고 쓰는 약도 달라요.

그러니까 다 똑같이 생각하시면 안되요. 

지금은 더 이상 항암치료를 미룰 때가 아닌거 같아요.

빨리 치료 시작합시다.

치료하면 많이 좋아질 수 있어요. 



싫어요

하루만 더 생각해 볼께요. 


첫 대면이라 얘기가 잘 안된다.

외래에서 겨우 설득해서 입원하시도록 했다. 

호르몬 치료 시작한지 몇개월 안되었는데 아마 호르몬치료에 별로 반응이 없는 세포들인 것 같다.

평균적으로 기대되는 약효를 보지 못하고 나빠졌다. 

원래 있던 뼈병변이 나빠지면서 이번에 골수까지 새롭게 전이가 되어 혈소판 수치가 낮은 상태이다.

상당히 심각하다. 지금 호르몬제를 바꿀 상황이 아니다.

입원을 하고 이 얘기 저 얘기 하면서 환자의 의중을 파악하였다. 

하루라도 빨리 항암제를 써서 치료해야 겠기에 내 마음은 바쁜데 정작 환자는 항암치료를 안 받겠다고 하신다.


요양원에 있으면서 항암치료 후 고생하는 환자들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 

걱정이 되서 도저히 치료를 못하겠다고 하신다. 

예전에 유방암 수술 후 했던 항암치료가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지금 항암치료를 거부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마저 회진을 돌다가 같은 요양원에 있었다는 다른 환자를 만났다.



그 환자 입원해 있는거 아시죠? 

가서 얘기 좀 해주세요. 처음 한번은 고생했지만 이번에 용량감량을 하고 보니 괜찮다구요. 그러니까 빨리 항암치료 시작하라고 가서 얘기 좀 해줘요. 



제가 하도 힘들다고 했더니 겁 먹었나 보네요.

그래도 선생님이 하라면 해야지 고집 부리기는...

제가 이따 가서 얘기해 볼게요.



이 환자도 겁이 많고 치료가 썩 잘 되고 있는 상황도 아니라

여러모로 어려운 점이 많지만

이이는 내가 하자는 대로 잘 참고 따라와 주는 스타일이다. 

독성이 있지만 단 한번에 이 약을 포기할 수 없으니 용량을 줄여서 다시 한번 시도해 보자는 말에 

그러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생각보다 독성이 나타나지 않고 배도 안 아프고 치료를 잘 받고 퇴원하셨다. 퇴원하기 전에 요양원 친구 환자에게 들려 내 말을 전하신 모양이다. 환자가 나를 도와준 셈이다. 



나는 진료 중 때때로 

다른 환자들의 씩씩한 삶의 이야기를 전하며

환자들의 고달픈 몸과 마음에 위안을 주려고 노력한다. 

환자는 내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속 주인공에게 자신의 미래를 투사하기 때문이다. 

나도 그이처럼 잘 될 거야 그런 희망을 가질 수 있다.

희망은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잘 치료받고 잘 사는 그들의 모습에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족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좋아지지 않는 내 몸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돈도 많이 들고 

확 때려 치우고 치료를 접고도 싶고 

그렇지만 마음 속 깊이 치료가 잘 되서 예전처럼 잘 살고 싶기도 하고

그런 마음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왔다갔다 한다. 

그렇게 의지가 약한 내 자신이 못나보이고 

살려고 아둥바둥하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고 

여기 저기 아프다는 말도 더 이상 하기 싫고 

그렇게 힘겨운 일상에서 

같이 항암치료를 받는 동료를 만나면

왠지 더 말도 잘 통하는거 같고 우애감도 생기는 것 같고

때론 피붙이보다 정겹기도 하고 그렇다.

그것이 환자들 사이에 맺어지는 치료적 동맹관계인 것 같다. 

의사가 무미건조하게, 원칙적으로 이것 저것 말하는 것 보다

선배 환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충고가 훨씬 피부에 와닿는다.



그래서 

나는

암 치료를 마친 이들이

후배 환자를 위해 자원봉사를 해주고

일정 기간 동안 정서적 멘토링도 해주는 

그런 특별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지금 치료를 받는 환자는 우울감도 있고 자존감도 낮기 때문에 

섣불리 사람을 매칭해서 멘토-멘티로 엮어 버리면 

멘토가 되는 사람입장에서 정서적으로 부담을 많이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적절한 선에서 관계를 규정짓고

서로간에 자기 삶의 일정부분을 공유하며 그만큼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멘토들을 잘 교육하는 것이 관건이다. 



나는 

조기유방암 치료 후 완치되어 정기 추적검사만 하고 있는 암경험자/생존자들이 

조기 혹은 진행성 암환자를 위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합류하여 

자기가 겪었던 그 힘들고 절망의 순간을 극복했다는 자존감을 갖고

제2의 인생을 사는 내가 어떤 마음으로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지를 다잡는 계기로

또한 동병상련의 공감을 담아 

지금 치료중인 환자들을 육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지원해주는 그런 활동을 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환우회에도 부탁하고 싶다.

여전히 6개월에 한번씩 병원 출입을 하고 있는 나도 

아직 재발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고 불안하다. 

몸과 마음에 새겨진 상처가 다 나은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궁극적인 해답은 남을 돕는 과정에서 나올 수도 있다고.   

내가 씩씩하게 치료를 잘 받고 지금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나는 그들에게 희망이 되고 좋은 역할 모델이 되고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멘토가 되어 줄 수 있다고.  

그런 시간 후에 내 상처도 완전히 아물수도 있는 것이라고. 

그런 부탁을 드리고 싶다. 

 

 

왜냐하면

한 명의 환자가 끝까지 잘 치료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의사의 역할이 중요하긴 하겠지만 

의료진 말고도 주위에 다양한 지지 그룹이 있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의사가 아니어도 환자를 도울 수 있는 일은 많다. 어쩌면 의사보다 더 잘 도와줄 수 있는 일도 많은 것 같다. 



어떤 선배는 나에게 말했다.

암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는 

치료과정에서 너무 과학적인 근거에만 집착하지 말고 

따듯한 손길로 환자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그렇게 노력해야지. 

환자를 만나는 매 순간에는.



그러나

환자의 자아가 흔들리지 않고 

긴 치료의 여정, 중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 잘 나아가기 위해서는

동병상련의 경험을 가진 선배 환자의 도움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론 의사보다 더 큰 힘을 줄 수 있다.


그런 소모임을 꾸리고 운영하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닌데...

아직 실천하지 못하고 마음 속에만 묻어둔 과제이다. 



 

 


 



 







 

 




 


 


  • 지혜 2013.11.05 20:26 신고

    암에 걸리고 치료받고 그런과정은 직접 경험해본사람이 아니면 잘모르고 얘기하기도어려우니까 같이 치료받던 사람들이랑 얘기하면 공감도되고 서로 고민도 나누고 그러면 의지가 되는것같아요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3.11.07 13:21 신고

      지혜 양도 하루 빨리 몸을 완전 회복시키고
      건강해져서
      후배 환자들을 위해 뭔가 도움을 주는 그런 멋진 선배가 되어주셔요!

  • 2013.11.06 18:23

    비밀댓글입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3.11.07 13:18 신고

      난소암은 최초 치료로 선택한 약제로 치료한 후 얼마만에 재발했는가가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즉 마지막 항암치료를 받고 나서 6개월 전에 재발했는가 더 있다가 재발했는가가 관건입니다.
      어머니는 6개월 내에 재발한 경우입니다.
      통계적으로는 이렇게 금방 재발한 경우 이후 항암치료에도 반응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약제를 바꿔서 항암치료를 해보고 반응이 좋지 않으면
      다음 약제로 선택할만한 신통치 않습니다.
      확률적으로 그렇습니다.

      그러나
      제가 외래에서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두세번 재발하고 분명 상태가 별로 안좋았는데
      어느 순간 병이 조절되면서 잘 살고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숫적으로 많지는 않겠지만요.
      그리고 그들의 대부분은 성격적으로 다소 낙천적이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대까지 열심히 해보자 그런 캐릭터를 갖고 있는거 같습니다.

      이번 재발소식이 분명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지금 너무 먼 미래를 예측하고 걱정하기 보다는
      아직 좋은 약이 남아있으니 최선을 다해 치료해보자
      그렇게 마음먹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주치의로서 제가 해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 지적카리스마 2013.11.07 13:36 신고

    환자의 마음을 읽어내시려서는 전향적인 마음가짐이 후배의사로서 저절로 머리숙여지게 합니다. 제가 모시는 분께서는 "지금 저렇게 치료받으러 와있는 환자들은 정말로 대단한 것이다. 이렇게 힘든 길을 결정하고 따른다는 것은 보통의 의지와 결단력으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그들은 존경받아 마땅하며, 그럴 수록 더욱 귀하게 대하여야 한다"라는 말씀을 하시곤 합니다. 항상 많이 배우고 갑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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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 진료시간에

환자들이 하는 가장 흔한 질문이

뭘 먹으면 좋을까요?’가 아닐까 싶다.

 

환자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암 치료 과정.

치료방침이야 의사가 정하는 것이니

환자인 자신은 그저 의사가 시키는대로 따를 수 밖에 없는 수동적인 입장. 

그러므로 환자가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으로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특정 음식, 건강보조식품을 먹는 것만으로는

암 예방과 치료에 특별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엇을 먹을것인가의 문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와 관련이 되어 있다.

일상적인 식생활을 건강식단으로 바꾸는 것은

근본적인 삶의 철학을 바꿀 것을 요구하는 일이다.

온 가족이 함께 먹는 식단을 건강식단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2-3년을 주기로 유행을 타는 건강보조식품을 먹는 것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건강보조식품의 가격은 한달에 수십만원에서부터 수백만원에 이르기까지 매우 비싸다.

병원 치료비, 항암제 비용보다 훨씬 비싸다.


임상영양학에 아는 바가 별로 없는 나로서는

남들이 다 괜찮다는 건강보조식품을 사먹는 것보다는

신체적 활동이나 운동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는 편이다.

 

“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 and Prevention” 이라는 저널의 2013 10월호에는

폐경기 후 유방암 발생과 신체적 활동, 앉아서 지내는 일상생활의 관계를 역학적으로 연구한 논문이 실렸다.

 

1992년부터 2009년까지

73,615 명의 폐경기 여성이 미국암학회에서 주관하는 암예방 및 영양코호트에 참여하였고

그 중 4,760명의 유방암 환자가 발생하였다.


유방암을 진단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특성을 비교해보니

일주일에 42 METs 이상의 신체활동을 한 경우, 7 METs 미만의 신체활동을 한 사람에 비해 유방암 발생확률이 25% 가 낮았고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참고로 MET Metabolic Equivalent Task 의 약자인데, 1 MET 란 휴식시 소모되는 에너지라고 정의된다. 그러므로 서있는 것과 같은 가벼운 활동은 한시간에 1.3 METs, 앉아서 공부를 하는 것은 1.8 METs, 한시간에 2-3km 정도를 걷는 가벼운 산책은 2.0 METs, 한시간에 7.5km 이상을 걷는 것을 4.0 METs, 천천히 수영하는 것을 4.5 METs 라고 예를 들 수 있겠다

일주일에 42 METs 정도의 신체활동을 하려면 하루에 6 METs 이상이니, 상당히 열심히 운동을 해야 6 METs 를 충족할 수 있을 것 같다.)


47%의 여성이 자신의 유일한 취미생활은 걷기라고 응답하였는데, 이중 일주일에 3시간 미만으로 걷는 사람보다 7시간 이상 걷는 사람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14% 정도 낮게 보고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호르몬수용체, 비만도, 체중증가, 호르몬제 복용 등에 따라 다르지 않았다. 또한 앉아서 지내는 생활 습관은 특별히 유방암 발생 빈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 즉 자신의 생활 조건이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해도 신체적 활동의 강도와 시간을 늘림으로써 유방암 발생 빈도를 낮출 수 있다고 이해가 된다.

 

어떤 운동이 좋으냐에 정답은 없을 것이다.

신체적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열심히 스트레칭하고

유방암 환자들은 대개 치료과정에서 여성 호르몬이 억제되기 때문에 폐경기 증상을 경험하고 관절이 뻣뻣해지기 마련이다. 항상 몸이 무겁다. 그러므로 꼼꼼히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컨디션 을 조절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심장박동수를 120% 정도 증가시키는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환자에 따라 신체적 조건이 다른데 

이에 따른 맞춤 운동요법 같은 것을 제공하고 실천할 수 있다면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우리병원에서 웰니스 클리닉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추천을 해도 환자들이 별로 원하지 않는 것 같다.

  

아마도 운동이라는 것이 마음 먹은대로 부지런히 실천할 수 있는게 아니다보니

몇 차례의 운동 지도보다는

지속적인 관리와 모니터링 프로그램이 병용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과

아직까지 환자들은 먹는 것에는 기꺼이 돈을 지불하지만

운동과 신체적 활동 증진을 위한 교육과 실천에 돈을 지불하겠다는 의향이 별로 없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어떤 연구에서도

운동은 좋은 결과를 낸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겠지만

특정한 약제의 효과보다는

요가, 에어로빅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5회 이상

한번에 1.5 시간 이상을

1년간 실천할 수만 있다면

우울증, 갱년기 증상, 암치료의 후유증, 각종 통증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햇살 좋고 바람 좋은 가을,

나도 그동안 게을러진 안산오르기에 박차를 가해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산행을 실천한 나에게 박수!




  • 김순자 2013.10.09 23:30 신고

    선생님 산에 가기 시작하셨다니 제가 박수 박수보냅니다 짝짝짝!!!
    시간없어도 꼭 시간을 만들어서 산에가세요
    아무리 춥거나 더워도 시간을 내서 (시간을 만들어서)안산 가세요
    저도 음식 잘먹는거 잘 못하겠어요 대신
    매일 두시간 이상은 산에 다녀오니까 몸도 마음도
    좋아집니다 저에게도 게을러지지 말라는
    박수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슴다 ㅎ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3.10.11 00:34 신고

      그럼요
      박수 많이 보내드릴께요
      대단하십니다.
      의지도 강하시고 실천력도 있으시고.
      저도 배우겠습니다.

  • 윤경아 2013.10.18 18:39 신고

    선생님~ 저도 선생님 글 읽고 깨닫는 바가 있어, 밖에 못나가는 날엔 집에서 제자리뛰기라도 하기로 했어요. 좋아하는 드라마 보면서 TV 앞을 빙글빙글 돌다보니... TV 화면 보려고 목도 좌우로 움직이고... 좋네요. 수면양말 신고 살살 뛰니까 찬 발도 따뜻해지구요. 꾸준히 집 안팎에서 뛰다보면... 수술하고 방사선치료받고 나서... 봄이 오면 더 잘 뛰어다닐 수 있겠죠~? 선생님도 운동 열심히 하세요~ 선생님 건강하셔야 저희도 선생님께 오래도록 의지하지용~^^ 항상 감사합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3.10.20 14:27 신고

      제자리뛰기라...
      저도 자극이 되네요
      오늘 병원 뒷편 안산에라도 올라갔다 와야겠습니다.
      계속 계속 지금처럼 잘지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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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태도는 이율배반적일지도 모른다.

과도한 의료비용의 증가를 우려하면서도

고비용의 표적치료제를 보험으로 환자에게 쓸 수 있기를 바라는 것.

 

제한된 돈과 자원문제라고 한다면

우리의 비용지출구조를 다시 점검해 볼 필요는 없는 것일까?

꼭 모든 암환자에게 5% 본인부담금 제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일까?

전이될 가능성이 매우 매우 낮은, 각종 암의 0기 환자들도 다 5%만 낸다. 그래서 건강검진차원에서 PET-CT를 찍고, 머리가 아프면 MRI를 찍는다. 몇만원 안드니까. 진료실에 있다보면 환자들의 도덕적 해이 (Moral hazard) 를 자주 경험한다. 

또 다른 재원 조달 구조는 없는 것일까?

 

 

예를 들면

HER2 양성 유방암은 그 자체가 공격적인 성격이 강해 빨리 재발하고 HER2 경로를 차단하는 표적치료제를 쓰지 않고 일반적인 항암제만 쓸 경우 잘 치료되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가능한 HER2 치료제는 허셉틴(trastuzumab, Herceptin®)과 타이커브(Lapatinib®) 두가지가 있다반드시 보험에서 인정하는 용법으로만 써야 한다. 인정요법 이외로 이 약제를 사용할 경우 임의 비급여, 즉 불법 진료가 된다.

 

HER2 표적치료제가 보험이 되는 경우

1.     HER2 양성인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최초 항암치료 시 허셉틴과 탁솔을 쓰는 것

2.     이런 약제로 치료하다가 병이 진행하면, 표적치료제인 타이커브를 바로 쓰면 안된다. 타이커브 쓰기 전에 반드시 아드리아마이신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일단 아드리아마이신으로 몇 싸이클 치료한 다음 그 치료에서 실패했을 때, 즉 병이 나빠져야 비로소 타이커브를 젤로다와 같이 쓸 수 있다. 그래야 보험으로 인정이 된다.

3.     종양의 크기가 1cm을 '초과'하는 조기유방암 환자에서 1년간 허셉틴을 쓰는 것이 보험이 된다. 그러니까 0.9cm 이나 1.0 cm 은 보험이 안된다.

 

딱 이 경우를 제외하고는 HER2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면 모두 임의 비급여이다.

 

그러나 유방암을 전공으로 하는 종양내과 의사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허셉틴과 탁솔로 치료를 하여 한번 반응이 좋았던 환자는 시간이 지나 내성이 생겨 병이 나빠지더라도 허셉틴을 유지하면서 탁솔을 다른 항암제로 대체하면 허셉틴 감수성이 다시 살아나서 병이 다시 또 좋아진다는 사실을.

 

그래서 허셉틴과 바꾼 항암제로 치료하다가 좋아지면 항암제 독성을 고려하여 항암제를 중단하고 허셉틴만 유지하여도 수년간 환자의 병이 안정적으로 잘 조절될 수 있고 독성이 거의 없는 허셉틴 덕분에 머리카락도 빠지지 않고 구역 구토감도 없으며 피검사도 할 필요없이 안정적으로 자기 생활을 다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서 평생 단 한번만 허셉틴을 쓴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잘못된 치료라고 말할 정도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약인데도, 처방하면 쓸 수 있는 약인데도, 그냥 한번만 쓰고 포기해야 한다. 정말 아까워 죽겠다. 환자가 이 사실을 알고 내가 돈을 다 낼 테니 제발 써달라고 해도 처방하면 안된다. 임의비급여 처방은 환자가 심평원 인터넷 클릭 한번만 하면 병원이 모두 환불해야 하는 조항이다. 

 

그러나 우리 현실에서는 허셉틴 탁솔 후 병이 나빠지면 구토감도 가장 심하고 한번 투약으로 머리카락이 몽땅 빠지는 아드리아마이신으로 환자를 힘들게 한 다음, 병이 나빠져야 비로소 다음 표적치료제인 타이커브를 쓸 수 있게 된다. 병을 키운 다음 약을 써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쓸 수 없는 HER2 표적 치료제

 

이들 두가지 약제 이외에도 퍼제타(Pertuzumab, Perzeta®), 캐드실라(T-DM-1, Kadcyla®)가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된 상태이다. 이들 약제가 공인되기까지 수많은 3상 임상연구에는 한국의 유방암 환자들이 등록 랭킹 1-2위를 다투며 임상연구에 등록되었고, 이런 한국 임상연구의 경험과 성과는 많은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한국 의료 수준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었고, 최근에 는 수많은 신약 임상연구를 한국에서 시행하려는 다국젝 제약회사의 제안이 급증하고 있다.

 

그런 신약 임상연구가 있을 때 기존 연구 데이터를 알고 있는 나로서는 가능한 환자를 임상연구에 참여하도록 설명하고 독려한다. 진료시간이 부족하면 따로 면담시간을 잡아 환자에게 약제의 의미를 설명하고 임상연구가 사람을 동물로 간주하는 비윤리적 실험이 아니라는 것부터 이 약제의 효과가 어떻게 입증되었는지, 기존의 연구를 통해 알려진 독성은 무엇인지, 투약군으로 배정될 확률이 50%이고 위약군에 배정될 확률이 50%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연구에 참여하는 것이 어떤 이득이 있을지, 찬찬히 설명한다. 그렇게 애를 써서라도 환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기회라고 믿기 때문에 굳이 진료시간 이외의 시간이라도 할애하여 의미를 전달하고 임상연구에 참여하도록 독려한다. 모든 약제에 대한 임상연구가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유방암에서의 HER2는 그만큼 강력한 유전자이기 때문에, 허셉틴이나 타이커브를 다 쓴 환자에서는 보통 항암제보다 새로운 HER2 약제를 쓰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그래서 기를 쓰고 설명해서 임상연구에 참여하시도록 한다. 그것은 임상연구가 아니면 그 약을 쓸 방법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심이기 때문이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조기유방암 HER2 환자는 수술하기 전에 허셉틴을 포함한 항암치료를 할 경우 종양이 줄어드는 속도가 매우 빠르고, 심지어 수술 시 종양조직이 남지 않는 병리학적 완전관해를 이루는 경우가 높게는 60%에 달한다. 이렇게 병리학적 완전관해를 획득한 환자는 수술 후 재발가능성이 매우 낮다. 그래서 수술전 항암치료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

 

우리나라 환자는 일단 수술을 하고, 또 항암치료 따로 하고, 그리고 그 이후에 1년간 허셉틴을 쓰는 것만이 보험이 된다. 어차피 국내에서 쓸 수 있는 약이고 1년간 쓸 약인데 수술하기 전부터 쓰면, 환자의 치료기간도 수개월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반드시 수술 후에, 항암치료를 다 하고 나서, 그 후에 써야 한다. 그 외의 용법은 임의 비급여이다.

 

환자 본인이 돈을 내서 수술전 허셉틴을 쓸 수도 있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100% 진료비를 환자가 다 내야 한다. 돈이 많으면 그렇게라도 하라고 하고 싶다. 성적이 확연히 좋으니까. 그러나 문제는 수술을 하고 나서 쓰는 허셉틴도 보험이 안 된다는 것이다. 심평원에서 인정한 약제조합과 용법이 그렇기 때문이다. 심평원에서는 3상 임상연구에서 좋은 결과를 낸 임상연구와 똑같이 시행되는 것, 그런 연구 성과 중에서도 일부만을 보험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이다. 다른 암에도 이렇게 타이트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용법은 3상 연구결과가 없이 2상 연구결과만으로도 보험 적용을 해주기도 한다. 유방암은 환자가 많고, 보험으로 인정해주기 시작하면 국가가 지불해야 할 비용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가가 공적으로 보장하는 의료보장체계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심평원에서 이를 평가하는 사람 중 의사도 있는데 도대체 이해가 안된다. 어떻게 해야 이런 주장에 귀를 귀울일 것인가. 가까운 사람 중에 HER2 유방암이 걸리면 정작 그들은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돈이 얼마가 들더라도 최선을 다해 치료해 달라고 말할 것인가. 개인적인 루트로 약을 사서라도 치료하고 싶을 것이다. 그 데이터를 보고 이해한다면. 

 

 

지난 9 30일자로 미국 FDA HER2 양성 조기유방암 환자의 경우 수술 전 항암치료를 할 때 허셉틴과 퍼제타 두가지 약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을 인정하였다. 두가지 약제를 동시에 사용했을 때 장기 생존율이 가장 우수하기 때문에, 심지어 그렇게 치료하지 않는 것을 의학적 과오(malpractice)라고 까지 규정하였다. 퍼제타는 보험이 되지 않으면 한달에 800만원 가까이 하는 비싼 약이다. 로슈가 우리나라에서 퍼제타 약가를 얼마로 책정할 지는 모르겠지만 엄청 비싸다. 허셉틴 단독보다 두가지 약제로 동시에 HER2를 막는 것이 성적은 2배 가까이 우수하다. 비용은 2배 이상이 든다경제적 독성 (Economic toxicity) 또한 심각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퍼제타는 아직 우리나라에 들어온 약도 아니다.

캐드실라도 아직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못했다.

돈이 많아도 쓸 수 없다.

 

그들 약제를 다 쓸 수 있다면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치료 성적은 매우 우수해 질 것이다. 그냥 우수한 정도가 아니라 아주 아주 드라마틱하게 좋아질 것이다. 이러한 성적의 향상은 유방암을 진료하는 종양내과 의사가 아니면 잘 모른다. 같은 종양내과 의사라도 체감할 수 없다. 그것은 유방암 치료 중에서도 아주 전문적인 특정 분야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문가의 의견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또한 나는 왜 한국 유방암 환우들이 이 문제를 들고 일어서지 않는지 모르겠다. 이건 정말 데모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기 삶을 몇 년간 연장할 수 있는 문제인데 말이다.

 

나는 그런 신약을 빠르게, 가이드라인대로 쓸 수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 그 정도는 충분히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내가 바라는 것은 그저 우리나라에 있는 허셉틴이나 타이커브라도 의학적 근거에 따라 쓸 수 있으면 좋겠다. 환자를 치료한 다음에 심평원에 소견서 쓰고, 사전 신청하고, 서류 냈다가 한번 빠꾸 먹으면 2년간 해당 용법은 다시 서류를 내지도 못한다. 서류 작업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는지 모른다. 나를 포함한 의사들이 너무 소심한 집단이라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심평원이 시키는 대로 눈치보고,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고, 치료하고 욕먹고, 치료보다 서류작업을 더 많이 해야 하고, 좋은 약 있는데도 쓰지 못하고 나쁜 약 쓰면서, 이렇게 의사질을 해야하는 것일까?

 

어차피 보험 적용의 대상이 안되는 러시아 환자들은 수술 전 허셉틴을 쓴다. 돈이 많이 든다며 울상을 짓던 환자들도 단 한번의 치료에 작아지는 종양을 보면서 환호한다. 수술하면 유방에 암세포가 없다. 그들은 한국의 HER2 환자들보다 분명히 예후가 좋을 것이다.  

 

너무 화가 난다.

치료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쓸 약이 있어도

보험 때문에 제대로 쓸 수가 없으니

분명히 회생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인데도

그냥 지켜봐야 한다.

 

퍼제타 승인 소식에 흥분했다.

늘 흥분한다.

그러면서도 나는 소견서를 쓰고 있다.

이건 아닌거 같다.

 

 

 

  • 자낙 2013.10.06 21:02 신고

    이 글을 다른 계시판에 올려도 될련지요. 현실을 많이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형성 2013.10.06 22:39 신고

    교수님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런 기사도 났습니다.
    교수님같이 암환자들을 위해서 비보험약을 쓴 병원들이 도둑놈 취급 받는 그런 기사가 났네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55&aid=0000262834

    그냥 암환자들이 고생하건 말건 냅두고, 심평원 지침대로만 치료해주시기 바랍니다.

    1. rokmc 2014.01.22 22:16 신고

      말 조심하시요. 암은 멀리있는것이 아니니까!

  • 민초의사 2013.10.07 10:14 신고

    이 글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허락없이 가져가서 죄송합니다.

  • 수아 2013.10.08 12:38 신고

    ^^ 선생님~안녕하세요~
    저는 우연히 구글검색하다가 선생님께서 예전에 쓰신 유방암환자를 대상으로 요가프로그램을 해보고 싶다는 글을 읽고, 여기로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간호사, 요가강사, 박사과정 학생의 세 역할을 하고 있는 연구원인데요~ 혹시나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싶어 연락드립니다.
    교수님의 이메일로 개인적으로 연락드리려고 여기저기 검색하였으나, 못 찾아, 여기서 남깁니다.
    제 연락처는 loveandgod@nate.com 입니다. 감사합니다. 수아 드림

  • Endo 2013.10.08 19:15 신고

    저는 내분비내과 의사입니다. 5% 만 내는 제도 때문에, 암환자 들은 암 하고 아무 상관없고, 암 진단 전 부터 있던 당뇨병 치료도 5%만 내게 해달라고 합니다. 차라리 지원 정도가 5% 에서 20% 또는 30% 로 올리더라도, 의사의 처방 선택권과 보험에서 인정해주는 치료 범위를 넓히는 것이 더욱 환자들을 위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3.10.13 19:29 신고

      백프로 공감되고
      말하지 않아도 무슨 마음이신지 알겠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다만 의사의 사회적 발언이
      집단이기주의로 비춰지지 않는
      신뢰가 없다는 사실이 슬프고도 역사적인 문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 2013.10.09 21:20

    비밀댓글입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3.10.09 22:41 신고

      괜찮습니다. 제 의견에 동의해주셨다면 글쓴 사람으로서 제가 감사할 따름이죠

  • 2013.12.05 20:40

    비밀댓글입니다

    1. 사브리나 2013.12.05 20:56 신고

      제가 쓴글을 다시 보거나수정할수가 없네요. 두서없고 이해가 안가시더라도 이해해주세요. ㅡ.ㅡ;;

  • 오상필 2013.12.30 18:40 신고

    부산입니다. 수술후 허셉틴실패,수술후 허셉틴+탁솔실패,수술후 타이커브+젤로다 실패 한
    환자의 남편입니다. 첫 수술후 4년6개월째 오늘 폐에 다시 종양발견됐습니다.
    현재 임상은 없는가요???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3.12.30 22:44 신고

      현재 setting 에서 가능한 임상연구는
      tykerb를 유지한 채 vinorelbine 이라는 약을 add 할 것인지 아니면 vinorelbine 단독으로 하는 표준치료를 하는 것이 나은지를 보는 임상연구가 있습니다.
      vinorebline 은 D1, D8 주사맞고 D15는 쉬는 것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이 연구에 참여하시면 병원 방문이 잦아서 서울로 다니시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1:1 임의배정하기 떄문에 tykerb+vinorelbine 군이 될 수도 있지만 vinorelbine 단독군이 될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미리 알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되는 것이 임상연구지요.
      좀더 자세한 상황이 알고 싶으시면 외래에 한번 오시는게 좋겠습니다.
      현재 이 연구에 참여하는 부산 지역 대학병원이 있는지 여부도 제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비밀댓글로 연락처를 알려주세요

    2.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3.12.31 17:36 신고

      알아보니 동아대에서 이 protocol 로 함께 하는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수희 선생님께 찾아가서 상의를 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 병원으로 오셔도 되지만 같은 protocol 이니 어디로 가셔도 상황은 같습니다.

  • 오상필 2013.12.31 21:13 신고

    아 ... 교수님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답글을 이렇게 빨리 올려주시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제가 나이가 들어서 컴에 서툴러서비밀댓글을 못올리겠네요.
    차후 유선상이나 외래로나 한번 연락드리겠습니다.
    새해 복받으실겁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교수님 가족들도 행복하기를 빕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3.12.31 21:23 신고

      젤 블로그가 좀 불편합니다. 양해해주시구요
      치료 잘 받으세요
      HER2 양성이지만 표적치료제 쓰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치료받으며 지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가능하면 쓰는게 좋지만요. 조건이 된다면 임상연구에 참여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려움이 많으시겠지만
      그래도 용기내시고 좋은 결과 있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 오상필 2013.12.31 21:34 신고

    예 교수님 다음에 저희 소식 전해 올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 룰루 2016.01.19 16:02 신고

    전이성 유방암 환자로 퍼제타로 1년째 항암하고 있습니다.
    너무 힘이 납니다. 퍼제타 약제비 보험화를 위한 카페를 열었습니다. 힘을 내어 보험화를 외쳐봅니다.
    급한 맘에 이 글을 먼저 게시하였습니다. 허락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카페 주소입니다http://cafe.naver.com/pertuin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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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유방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카테고리의 포스트를 톺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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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요즘 감기환자, 환절기 알레르기 환자가 많네요.

저도 알레르기가 심하기 때문에 재채기, 콧물, 눈물을 호소하는 환자를 보면

한번에 알아차립니다.

제가 유용하게 잘 쓰고 있는 약을 처방해 드리곤 하는데

다들 대 만족입니다. ^^

알레르기 내과 선생님이 저에게 해주신 처방을 제가 해드리는 셈입니다. ^^

또 제가 각종 알레르기 증상을 겪어봤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약을 먹어보고 뿌려봐서 잘 아는 편입니다. 



돌아오는 10월은 본격적인 백신의 계절입니다.


전이성 암환자는 


폐렴 백신과 독감 백신 (인플루엔자 백신)  두가지를 맞아야 합니다. 

폐렴 백신은 5년에 한번 맞으면 됩니다.

지난 2년 동안 저에게 치료를 받으셨던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은 재작년, 작년동안 거의 폐렴 백신을 맞으셨을 가능성이 높으니 꼭 확인하세요. 기억이 안나면 진료시간에 저에게 문의하세요. 제가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폐렴 백신과 독감 백신을 같이 맞아도 

상관없습니다. 



조기 유방암 환자 중에서도 


현재 항암치료 중이거나 올해 항암치료가 끝난 분들은 

올 가을 인플루엔자 백신을 꼭 맞으세요.

아직 면역력이 원상태로 다 회복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나이가 젊다 하더라도 올해는 백신을 맞는게 좋겠습니다. 원래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사람에는 다음과 같은 기준이 있습니다.


  • 주요 감염 연령층과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 및 사망의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 의료인 및 방역요원 등 전염병 대응요원, 아동, 임신부, 노인, 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 초·중·고교 학생, 군인 등 입니다. 

여기서 노인이란 법적으로 65세 이상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특별한 병이 없더라도 65세 이상의 노인은 전국 보건소에서 무료로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젊어도 올해 항암치료를 받았으면 
아직까지 주요 감염 연력층에 해당되니까, 올해는 독감백신을 맞도록 하세요. 
그렇지만 폐렴 백신은 맞지 않으셔도 됩니다.
 

병원에는 아직 독감 백신 약이 들어오지 않았는데 
약이 들어오는대로 공지할 예정입니다. 



백신은 병원이나 보건소 등 의료기관의 차이에 따라 제품에 큰 차이가 없으니
용이한 대로 맞으셔도 됩니다.
백신을 아직 걸리지 않은 병을 '치료'하는게 아니라 '예방'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행 의료보험 하에서는 어떤 의료기관에서 백신을 맞는다 해도 보험적용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두시구요.


백신은 모든 종류의 감기나 독감, 폐렴을 막아주는 것은 아니니 
백신 한번 맞으면 만능이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유행하는 균주의 유형에 따라 
지금 만들어져서 배포되고 있는 백신의 효능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 설명된 해당 기준에 합당하면 맞는게 좋습니다. 



백신을 맞은 날 혹은 몇일간 감기기운이 있고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열이 나거나 감기기운이 있으면 증상이 다 좋아진 다음에 백신 접종을 하도록 하세요. 
대략 10월에서 12월 사이에는 맞는게 좋습니다. 


백신을 맞고 나서
해당 균주에 대한 항체가 생기는데 4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우리가 예상하는 유행 시즌 한달 전에는 백신을 접종하는게 효과가 있습니다.


올 초에는 독감이 사라져야 할 시기임에도 계속 새로운 독감, 폐렴 환자가 발생하여
예방접종 또한 늦게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올 겨울 상황은 어떨지 지켜봐야 알겠습니다. 



제가 진료실에서 일일히 다 챙겨서 말씀을 못드리는 경우가 많아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참고로 대상포진백신은 현재 우리 병원에 입고되었다가 품절된 상태입니다. 곧 재입고 될 예정입니다. 
대상포진백신은 평생 한번만 맞으면 되는 거라 
언제든 접종이 가능할 때 맞으면 됩니다. 

대상포진은 치료 후에도 후기 합병증으로 신경통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post-herpatic neuralgia) 
그 신경통으로 인한 통증은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아 환자들이 애를 먹습니다.
그게 얼마나 심각한지 많이 봤습니다. 최소 3-4개월은 통증이 조절되지 않아 고생하십니다.  
전 그래서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대상포진백신을 맞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백신 접종에 신경써야 겠지만
환자 스스로도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잘 알고
투약기간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 2013.09.14 01:17

    비밀댓글입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3.09.15 14:11 신고

      진료 중에 제가 어머니께 벌컥 화를 냈습니다.
      일희일비 하지 마시라고.
      그 죄송한 마음을 오늘 글에 담았습니다.

      사실 저는 아직도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역류성 증상이라고 보기에는 다 설명이 되지 않는 측면이 있거든요.
      주의깊게 경과관찰 하도록 하겠습니다.

  • 2013.09.16 00:06

    비밀댓글입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3.09.16 23:29 신고

      올해 항암치료를 받으셨으니까 두개 다 하세요
      시기는 독감바이러스백신을 맞을 때 같이 하시면 되고 10월에 하시면 됩니다. 백신은 일종의 소량 바이러스를 넣어주어 항체를 만드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감기기운으로 2-3일 몸살기운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감기기운이 있을 때 하시면 안됩니다. 컨디션 좋은 날 하셔요. 계속 잘 지내신다니 다행입니다. 쭉 건강하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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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유방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카테고리의 포스트를 톺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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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설명드릴려구요


대상포진은 우리 몸에 있는 바이러스 (varicella zoster visus) 가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 기승을 부리며 찾아오는 병입니다. 대개 60세 이상, 나이가 들수록 발생율이 높아집니다. 어렸을 때 수두(비슷한 계열의 바이러스로 어렸을 때 걸리는 병이죠) 를 앓았어도 또 다시 찾아올 수 있습니다.


수두는 물집이 생기면서 가려움증이 동반되고 신체 어디서나 생길 수 있는 것에 비해

대상포진은 신경이 분포하는 자리를 따라서 통증과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예를 들면 몸통 한쪽, 얼굴 한쪽에서 어떤 신경이 분포하는 자리를 따라 통증이 시작되다 보니 

처음에는 피부에는 아무 이상이 없고 그저 몸살이 난 줄 알고 파스를 붙이고 진통제를 먹어보지만 낫지 않습니다. 그렇게 몇일 고생을 하고 나면 비로소 물집이 잡히기 시작하면서 진단이 가능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눈으로 아무 이상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병원에 가도 발견하기가 좀 힘든 경향이 있습니다. 대개 환자가 많이 아프고 고생을 하다가 병원에 오면 그때 진단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통증이 매우 심해서 칼로 애이는 듯하다, 도려내는 듯 하다 등등 환자들이 말씀하시는 통증 양상이 무시무시합니다. 이런 통증은 첨이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항암치료 중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상포진 발생율이 높고

병을 다 앓고 지나한 후에도 3-4개월 동안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그 후유증이 남아 고생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예방약을 같이 드리지만, 연구에 의하면 그런 예방약들이 큰 도움이 되는지 여부는 논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방접종 백신이 나왔다는 뉴스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백신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는 매우 우수하여 60세 이상의 정상 성인을 대상으로 백신을 맞지 않은 그룹에 비해 맞은 그룹이 1회 접종만으로도 발생율이나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생비율이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나와있는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항암치료 중에는 맞으면 안됩니다. 

종류가 생백신 (live vaccine) 이기 때문입니다. 

백신의 원리가 소량의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넣어주면 우리 몸이 알아서 항체를 만들어 내면서 면역성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라, 항암치료 중에는 항체를 만들지 못하고 오히려 바이러스 감염이 되어버릴 위험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항암치료를 하는 중에는 대상포진 백신을 처방하지 않습니다. 원리상 호르몬제를 복용하시는 분이나 허셉틴만 맞는 분들은 면역기능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가능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우리몸의 면역성이 얼마나 되느냐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검사가 없기 때문에 자신할 수 없습니다. 비단 그런 약 투약 이외에도 내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더 궁금하신 부분이 있으면 진료 시간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정보가 도움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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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유방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카테고리의 포스트를 톺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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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와 국립 암센터가 주관하에

오는 6월 20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암생존자의 건강한 삶을 위한 제안'을 주제로 암정복포럼이 열린다.

(컨퍼런스룸 301호 오후 1시-6시)


암생존자(cancer survivor)라는 말이 다소는 낯설지만

내년이면 우리나라도 암생존자 100만명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추어 

국립암센터는 '근거중심의 생존자 관리'라는 책을 출판하였다. 그리고 책에 담긴 내용을 중심으로 포럼을 개최하게 되었다. 





이 책은 

암을 진단받고 치료를 받는 동안은 몰랐던 후기 합병증이나 

이차암 발생의 예방 및 건강한 생활습관

사회정서적 지지의 중요성

가족과의 관계

직장으로 복귀하는 문제 

등등 환자와 가족이 부딫히게 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총체적인 지침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는 신체적 후기합병증 부분에 대해서 글을 썼다. 

환자의 암종 별로, 받은 치료별로, 매우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일일히 다 기술하지는 못하였다. 대략적으로 발생가능한 위험들, 유의해야 할 점들에 대해 기존의 논문과 연구문헌을 토대로 정리한 글이다. 이런 미흡한 부분이 질병별로 자세하게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이 엊그네 집으로 배달되었다. 

나는 원고 교정과정에서 내 글 뿐만 아니라 다른 저자의 글도 교정을 보았고 

내용을 정리하는데도 관여했기 때문에 

정작 책이 나왔다고 해도 솔직히 별로 궁금하지 않았다.

인쇄 직전 파일까지 이미 다 점검해서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달된 책을 펼쳐보지도 않고 집에 놔 두었는데

엄마가 읽으셨나보다.


한번 암을 진단받으면 수술받고 항암치료 받고 그 과정을 이겨내는 것도 힘든데

이렇게 무서운 합병증까지 감당해야 하다니 

정말 암은 징한거 같다. 

환자들은 어떻게 사냐.


그런 합병증이 누구에게나 다 생기는건 아니에요.


그래도 환자들은 이런게 다 나에게 생길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두렵지 않을까?

너 환자 잘 봐야겠다.

몸도 마음도 잘 위로해줘야 할 것 같구나.

나 같으면 그 긴장과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럴거 같아도

다들 강인하게 잘 이겨내요.


다 의사 앞에서만 그러는거야.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울면서 힘들어할지도 몰라.

마음이 안타깝고 짠해서 네 글을 끝까지 읽을 수가 없더라. 


이 책이 소설책도 아닌데

엄마는 이 딱딱하고 건조한 문체의 글을 읽으면서도

환자들의 심정이 이해되고 그들 마음이 상상되셨나 보다.


그러고 보니

엊그제까지 우리 앞집에서 살았던 집 아저씨도 얼마전 전이성 위암을 진단받으셨고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알고 지내는 분 중에서도 

같은 성당 교우 중에서도 

암환자가 많다는 걸 깨닫게 된다.

한참 전에 외할아버지도, 작년에 외할머니도 암으로 돌아가셨다는 사실도 떠오른다. 

암으로 참으로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는 병이 되었다. 


엄마는 복잡한 암 치료과정은 잘 모르신다. 완치가 된건지, 재발을 한건지, 앞으로 예후가 좋을건지, 나쁠건지, 그런 건 잘 모르신다. 다만 치료를 받으며, 혹은 치료의 후유증으로, 혹은 병이 나빠져서 힘들어하는 이들을 방문하여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봉사하신다. 주위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다 드리고, 같이 산책도 나가시고, 기도도 해주시고 그런다. 


가족 중에 암 환자가 한명 생기면, 다른 가족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옆에서 지켜보셨기 때문에 이건 한 사람의 병이 아니라고 하신다.  


암은 

내가 혼자 앓고 넘어가면 되는 병이 아니고

지금 이 순간만 아프고 넘어가는 병이 아니고

가족과 함께, 그리고 어쩌면 평생 마음 속 짐이 되는 병일지도 모르겠다.

환자가 싸워서 이겨내야 하는 부분도 있고

가족이 참고 견뎌야 하는 부분도 많다.

우리 삶의 약한 고리를 노출시키는 병이다.


지난주부터 출산휴가를 간 선생님을 대신하여 진료를 보다보니

환자가 많고

진료시간도 지연되고

나도 외래를 보다보면 많이 지친다. 

그래서 오늘도 두세명의 환자에게 싫은 소리를 했다.

병이 나빠져서 약을 바꾸자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 환자와 그 아들에게 친절히 그 과정을 설명하지 못하고 우격다짐으로 항암치료를 하였다. 

말도 곱게 하고, 늘 환자에게 성의를 다하고, 상황을 잘 설명하려고 해도

여전히 나는 한계가 많다.


몸도

마음도 

잘 위로하는 의사가 될려면 멀었다.

오늘 나에게 우격다짐으로 항암제를 맞고 가신 그 분께 내일 전화라도 해 봐야겠다. 

참으로 반성이 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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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유방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카테고리의 포스트를 톺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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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 암환자든 건강한 사람이든 - 유전자 검사를 하면

수천개의 유전자가 돌연변이가 존재한다. 

돌연변이 유전자가 다 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 이상은 돌연변이 말고 다른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는데 그중 돌연변이가 암을 일으키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돌연변이 연구를 주로 많이 하고 이것이 최근 유전체 연구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수천개의 유전자 돌연변이 중 암을 일으키는 것과 관련된 유전자는 실질적으로 약 300여개 정도 되고 이 중 유방암을 일으키는데 관여하는 유전자는 넉넉잡아 20-30개 정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진짜 강력한 유전자가 무엇인지도 대략 알려져 있다. 어느 정도 발생하는 지도 알게 되었다.

그 유전자 이상을 알게 되었다 해도 그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는 약이 다 개발된 것은 아니다. 그중 유방암에서 잘 알려진 HER2 라는 유전자는 이 유전자가 증폭될 경우 (mutation 이 아니라 증폭 amplification) 허셉틴이나 타이커브 등과 같은 HER2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약을 쓰면 병이 잘 치료된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다. (물론 작년 Cell 에서는 증폭이 아닌 돌연변이가 HER2 유방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밝혀져 유방암 연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화재가 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HER2는 자자손손 유전되는 그런 유전자가 아니다. 

반면 BRCA 라는 유전자는 유전성이 강해 자자손손 유전자 돌연변이가 계속 전달될 수 있다. 그래서 유전성 유방암이라고 부른다. BRCA 돌연변이는 전체 유방암 환자의 5% - 10% 정도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단 BRCA 돌연변이가 있으면 반대편 유방암, 난소암 등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 다른 유전자에 비해 암을 발생시킬 수 있는 파워는 매우 큰 유전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BRCA mutation 검사는

보험수가로 하면 534,500 원이고

일반수가로 하면 1,390,000원이다.

BRCA 검사는 수요가 많지 않아 개별 병원에서 하지 않고 자격조건을 갖춘 검사기관에 의뢰하기 때문에, 일반 수가는 계약을 체결한 검사업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래서 병원마다 검사 가격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암환자가 보험이 되는 항목을 검사할 경우 전체 비용의 5%만 내면 되니까

27,250원이고

BRCA1, 2 두개를 하니까 54,500원을 내면 된다.

 

보험수가를 적용하여 이 검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1. 유방암 또는 난소암이 진단되고 환자의 가족 및 친척 (2nd degree 이내에서) 에서 1명 이상 유방암 또는 난소암이 있는 경우

2. 환자 본인에게 유방암, 난소암이 동시에 발병한 경우

3. 40세 이전에 진단된 유방암

4. 양측성 유방암

5. 유방암을 포함한 다장기암

6. 남성 유방암

7. 상피성 난소암

 

이상의 조건으로 심평원에서 정해 놓았다.

이 조건에 맞지 않으면 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니

2개 유전자를 다 검사할 경우 일반수가 2,780,000 원을 내야한다.

환자만 보험이 되고 BRCA 유전자 이상이 있는 환자의 자식이나 직계 가족이 검사를 하는 것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다음은 실재 우리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검사결과지이다.

 

이 환자는 BRCA1 유전자에서는 유의한 돌연변이가 발견되었고 뭔가 새로운 돌연변이도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이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고, BRCA2 유전자도 몇가지 돌연변이가 있지만 이것은 유의한 돌연변이가 아니라고 해석해 주고 있다.

 

그렇다면 현행 검사방법은 제대로 BRCA mutation 을 찾아내고 있는가?

현행 검사에서 찾아 내는 mutation site 가 과연 적절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수천개의 변이 (variants) 들이 존재하는데 그 중에 무엇이 암을 일으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고려해야 할 것이다. 과학과 통계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숙제이다.

우리나라 유전성 유방암의 유의한 돌연변이 (deleterious mutation)가 기존에외국에서 잘 알려져 있는 mutation site 와는 다를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의식 하에, 한국 유방암 학회가 주관하고 분당 서울대 김성원 선생님을 중심으로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KOHBRA study)'가 시작되었다. 위의 유전성 유방암의 임상적인 조건을 가진 여러 병원 환자들의 혈액을 모아서 이 팀에서 일괄적으로 BRCA 관련 연구를 시작하였다. 국가에서 연구비도 받고 꽤 오랜 기간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 코브라팀에서 2012년 12월 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에 기고한 3,922명 유방암 환자를 분석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420개의 pathogenic mutation (BRCA1 211개, BRCA2 209개) 를 발견했고 이중 몇가지 대표적인 유전자 이상 유형을 분석하였다. 생각보다 결과가 heterogenous 하게 나오는 바람에 아직까지 founder mutation이 무엇인지는 보고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알기로 이 사업이 시작된지 수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결론을 못 내고 있다. 유전체 연구라는게 그렇게 어려운 분야가 아닌가 싶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외부검사실로 수탁하여 검사하고 있는  현행 BRCA 검사를 열심히 하는게 맞는 것인지 판단이 어려웠다. 만약 이 검사실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면 가족들에 대한 비급여 검사, 미혼의 딸이 보인자로 판명되었을 때 그 딸에 대한 향후의 치료, Genetic counselling 을 하기에 아직 여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고 검사와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에서 환자와 가족에게 낙인만 찍는 것 아닌가 싶은 회의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력한 가족력을 보이는 환자들이 일부 있고, 환자 자신에게도 몇년을 주기로 유방암이 생겼다가 난소암이 생겼다가 난소암이 재발했다가 유방암이 재발하기를 반복하는 환자도 있으니, 검사를 안할 수도 없다. 그래서 요즘에는 임상적 위험요인이 있는 환자에서는 보험이 되니까 비용부담이 크지 않아 검사를 처방하고 있다.  

 

만약 BRCA 유전자 이상이 있는 환자가 왼쪽 유방암이 진단되었다면,

반대쪽 유방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난조절제술을 해야할 것인가, 둘다 해야하는가 하나만 하면 되는가, 그런 것은 연구하기도 어렵고 아직까지 시행 근거도 없으며, 전세계적으로도 표준지침이 확실하지 않다. (이러한 논의를 잘 정리한 글 http://geference.blogspot.kr/2013/05/brca.html 를 참고하시면 좋겠다.)

그래서 유럽과 미국의 치료 패턴이 다르다. 유럽은 난소제거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데 비해 미국은 유방절제술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이론적으로는 반대쪽 유방과 난소절제술을 다 하는 것이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이를 당장 현실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여러 어려움이 많다. 무엇보다 환자가 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그리고 나도 솔직히 믿음이 확고하지 않고 경험이 없어 강력하게 권유하지 못하겠다. 아마 BRCA 검사의 한계, 발생빈도가 높지 않아 환자 케이스가 별로 없어 이 분야의 전문가가 양성되고 국가적으로 연구하여 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만약 환자가 더 이상 출산을 계획하지 않고 현재 폐경기에 가깝다면 난소절제술은 적절한 대안일 수 있겠다. 복강경으로 자궁난소를 동시에 절제하는 수술은 생각보다 환자에게 큰 위험이 없다. 다만 나이가 젊은 사람이 난소를 제거해버리면 폐경기 증상이 심하고, 골다공증도 빨리 오기 때문에 에스트로젠 저하에 의한 이차 합병증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아마 졸리도 지금 나이가 젊으니 일단 유방 먼저 수술하고 나중에 나이를 더 먹어서 체내 에스트로젠 레벨이 떨어지면 난소절제술을 할지도 모르겠다.

 

환자에서도 이렇게 고민이 많은데

아직 암이 진단되지 않은 보인자 (지금 유방암을 진단받은 것은 아니지만 BRCA 돌연변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경우) 에서 어떻게 검사하고 치료할 것인가. 아직까지 이에 대해서는 더더욱 권고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졸리의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세간에 화제가 되었을 것이다.

 

유방과 난소는 여성성의 상징이다. 유방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여성호르몬을 생성하는 난소 또한 여성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사람들의 인식 속에는 자궁과 난소를 제거하면 이후 성생활을 하는데에도 장애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성감을 느끼는 것은 자궁이 아닌데도 (다른 이유로) 자궁과 난소를 제거한 여성들은 심리적 상처와 위축감이 매우 커서 부부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래서 병이 없는데 이들 기관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다는 것은 존재적으로 너무나 큰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치료의 원칙은 BRCA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라 하더라도 검사와 치료방법이 일반 환자와 다르지 않습니다. 예방적인 수술은 논란이 있습니다. 환자와 상의하여 위험도를 인지하고 예방적 수술을 받겠다는 의지가 있을 때 시행합니다. 

아직 유방암이 발생하지 않은 보인자라면 일반인보다는 유방암 스크리닝 검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현재의 원칙입니다. 



과학의 이론적 발전이 현실적으로 입증되고 과학자 집단 내에서 합의가 되기까지 오랜 기간과 논쟁이 필요하다. 또한 이런 합의가 이루어진다 해도 의료가 시행되는 현장에서 이런 합의안이 받아들여지고 표준 치료지침으로 자리를 잡게되기까지에는 또다른 논쟁을 거치지 않을 수 없다.

 

과학사회학적 관점으로는 연구해 볼만한 유용한 주제이다.

의사로서는 갑갑하다.

 

질문이 많아 한번 정리해 보았다.

최형진 선생님, 도움이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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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세 러시아 할머니.


2년 전에 러시아에서 난소암 수술하고 항암 치료를 하셨다는데 - 무슨 약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러시아 글씨를 영어식으로 읽어보면 taxol 이랑 carbo 랑 하신거 같다 - 항암치료 끝난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재발하신 것 같다. 


애초부터 3기였으니 2년 안에 재발할 확률이 매우 높았다. 난소암은 최초 재발이 6개월 전이냐 후냐가 예후에 중요하기 때문에 금방 재발한 할머니 난소암은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다. 

난소암에서는 플라티넘 약제가 가장 중요한데, 이에 대한 감수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6개월을 잡는다.  최초 약제로 치료하고 끝난지 6개월이 지나서 재발을 하면 비교적 감수성이 남아있는 걸로 생각하고 같은 약을 다시 써도 다시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개념이다.

플라티넘 저항성 난소암은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 무슨 약을 써도 잘 안 듣는 편이다.


할머니는 저항성 그룹에 속하였다.

러시아에서 2차 약제로 다시 치료를 하신 것 같다. 아드리아마이신하고 씨스플라틴인것 같다. 이때 항암치료 하면서 고생 많이 하셨다고 했다. 열도 많이 나고 머리도 다 빠지고 구토도 많이 하고 암튼 고생을 너무 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안가 또 병이 나빠져서 우리나라에 오셨다고 했다.  


나는 topotecan 단독으로 치료를 시작해 보았다. 그냥 치료 순서가 원래 그렇다. 연세가 있으신데다 최근 두번의 항암치료 모두를 병합요법으로, 그것도 골수억제기능이 강한 약으로 치료를 했기 때문에 이번 약은 너무 무리하면 안될것 같다. 이 약은 별로 힘들지 않기 때문에 환자에게 많은 설명을 할 필요는 없었다. 환자는 이국땅에서 치료를 다시 시작한다는 긴장감 때문인지 궁금한 거 있냐고 물어봐도 별 말씀이 없으셨다. 할머니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환자는 약을 잘 견디는 것 같기는 했지만 치료를 하는 동안 자꾸 복수가 차는 것 같았다. 배가 자꾸 거북하다고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3번 항암치료를 하고 찍은 CT에서 그동안 없었던 복수가 갑자기 증가하였고 복막도 예전보다 더 우둘두둘 많이 두꺼워진것 같다. 종양 표지자도 많이 증가하였다. Topotecan은 별로 도움이 안 되었는 모양이다. 소위 여러 차례 임상연구를 통해 약제 반응율이 보고된 약들은 다 쓴것 같다. 난소암은 그렇게 연구된 약들 자체가 얼마 없는 형편이다.  


할머니는 병이 나빠진 것 같다는 나의 말에 눈물이 글썽글썽했다.

환자의 마음은 다 똑같다.


나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어차피 국제 수가를 적용받는 분이니, 보험이나 비보험 여부가 크게 관계없다는 점을 고려해 아바스틴을 한번 써볼까 싶었다. 가격을 알아보고 할머니와 아들에게 나의 고민에 대해 이야기 하였다. 물론 여러 차례 약제를 써서 실패한 난소암에서 아바스틴과 항암제를 결함해서 썼을 때 반응율과 예후가 어느 정도 좋았다는 2상 데이터가 2007년 JCO에 실린 바 있다. 확고한 3상 데이터는 없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바스틴 탁솔 카보를 해보기로 했다. 


할머니는 돈이 꽤 있으신 분인가 보다. 그러니까 한국에 비행기 타고 왔다갔다 하시면서 주기적으로 항암치료도 하시고, 고가의 약제도 써 보시겠다고 하는 걸 보면 말이다. 할머니 외모를 보면 그냥 동네 할머니 그 자체인데... 여하간 본인이 하시겠다고 하니 나는 보험 눈치 안보고 약을 처방했다. 


그리고 2 싸이클 만에 종양표지자 수치가 급격히 떨어졌다.

복수도 줄어드는지 환자가 식사하시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하신다.

그렇게 여섯싸이클 하는 내내 조금씩 조금씩 좋아졌다. 그래서 다시 세 싸이클을 더 했다. 손발저림도 없으시다. 별 독성이 없다.  또 세 싸이클을 더 했다. 총 12번. 얼마만큼 치료할 것인가, 몇 싸이클 할 것인가. 정답이 없다. 대개는 그런 걸 고민하기 전에 환자가 나빠지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기도 하다. 

과하게 치료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그렇게 12번의 치료를 마치고 세달이 지나, 이번에는 PET-CT를 찍어보았다. 

보이는 병이 없다. 홈런.


할머니에게 처음 사진이랑 이번 사진이랑 비교해서 보여드렸다.

여기저기 뭉글뭉글 있었던 림프절들과 복수가 이번 사진에서는 하나도 안 보인다. 

할머니는 내 손을 잡고 몇번이나 '스빠씨바'를 되내이신다. 

(발음은 이상하지만 러시아말로 '고맙습니다'라는 뜻)


언젠가 재발하시겠지. 

재발안하는 것 보다 할 가능성이 더 높겠지.

그래도 당분간은 괜찮으실 것 같다. 


러시아 환자를 우리나라에서 항암치료 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수술처럼 단기간에 빨리 조치하고 자기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거면 모를까

전이성 암환자의 항암치료, 그것도 뾰족히 성공적인 치료의 대안이 없는 암인데 우리나라에서 항암치료 받는 것에 대해 나는 별로 찬성하고 싶지 않다. 환자의 입장에서 득보다 실이 많다는게 내 생각이다. 


그래서 이번에 홈런친 할머니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돈도 돈이고

할머니 끈기도 대단하다.

의사랑 별로 말도 안통하는데 그저 시키는대로 치료한 할머니는 영락없는 우리 시골 할머니들이랑 똑같다.


부디 재발없이 잘 사셨으면 좋겠다.

매번 진료 오실 때마다 사다주신 러시아 초콜렛도 이제 맛 보기 어렵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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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토요진료가 있는 날.

피검사를 해서 몸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거나 

부족한 약을 타야 하거나

갑작스러운 증상이 생겨서 불안하고 대처하기 힘든 환자들이 토요일 외래를 찾는다. 

탈수가 심해 수액을 맞거나 통증 조절이 필요할 때 환자 혹은 보호자들이 온다.

자기 담당 주치의가 아니더라도 종양내과 의사라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굳이 응급실을 갈 상황이 아니라면 토요일 일반 외래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내가 진료를 담당하는 토요일이면 내 환자들이 항암치료를 하고 가기도 한다. 항암제 주사 시간이 길지 않으면 토요일도 항암치료를 할 수 있다. 컨디션이 좋은 환자들, 직장을 다니는 환자들은 토요일 진료를 선호하기도 한다. 


우리 병원 종양내과에서는 4명의 전문의가 번갈아가면서 토요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잘 모르는 환자들을 진료하게 된다. 그래도 큰 부담은 없다. 오늘 병원에 온 사연이 복잡하거나 암 치료 관련하여 중요한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날 그날의 문제를 해결해주면 된다.

토요일이라 예약 환자가 많지 않으니 환자들에게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시간도 충분하다. 



오늘 온 40세 여자환자도 내가 처음 만난 환자.

재발된 위암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탁소텔로 약을 바꿔서 2번 치료를 하셨다. 

오늘 오셔서 피검사를 했더니 백혈구 수치가 아주 낮다. 탁소텔은 약을 맞은지 8-10일 사이에 백혈구 수치가 많이 떨어진다. 환자 컨디션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 백혈구 촉진제를 주지 않아도 될 것 같았는데, 이것저것 물어보니 엄지발가락 발톱에 염증이 생겨서 벌겋고 아프다고 한다. 백혈구 촉진제와 항생제를 처방하고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 탁소텔의 전형적인 부작용이에요 - 그리고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그리고 손발 관리를 잘 하시라는 설명도 드렸다.


의사가 시간에 쫒기지 않고 여유있게 이것 저것 설명을 하는 것을 보니 

환자도 뭔가 자기 얘기를 더 얘기해도 될것 같은 느낌을 받았나보다. 


선생님 

그런데 밤에 잠도 잘 안오구요

가슴이 벌렁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뜨거운 기운이 훅 올라오는것 같기도 하고 

팔이랑 가슴 피부 밑에서 뭐가 간질간질 거리는 것 같기도 한데 뭐라고 이런 증상을 표현하기도 어렵고 기분이 않좋아요. 

왜 그런거죠? 

진통제 먹어도 별로 도움이 안되요.

뭔가 몸이 안좋은거 같은데 뭐라고 말하기도 어렵고 내 몸이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기분 변화도 심한가요?



우울감도 생기는 거 같나요?



자꾸 짜증나고 신경질 나고 그래요?



온 몸이 무겁고 관절이 굳어지는 느낌이 드나요?


근데 선생님 어쩜 그렇게 제 몸 상태를 정확히 다 아세요? 

신기하네요. 


항암치료를 하면 우리 몸의 정상 기관도 영향을 받게 되요. 그래서 젊은 여자 환자는 건강한 난소가 항암제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면 난소기능이 억제되게 되죠. 그래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이 잘 만들어지지 않고 기능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되요. 그러니까 생리도 끊어지거나 불규칙해지죠.


혈중 에스트로젠이 부족하니까 몸은 폐경기 증상을 경험하게 되요. 잘 생각해 보세요. 옛날 엄마들 50대 들어서 폐경기가 올 무렵에 신경질도 많이 내고 히스테릭해져서 기분도 종잡을 수 없고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고 힘들어 했던거 기억나세요?


나이가 젊어서 에스트로젠 레벨이 높게 유지되다가 항암치료 때문에 갑자기 그 수치들이 떨어지면서 갑자기 폐경을 경험하는 상황이 된거에요. 항암제로 유도되는 폐경 증상은 자연 폐경보다 더 증상이 심하고 나이가 젊을수록 더 힘들게 느껴진다고 해요.


지금 본인이 느끼는 그런 이상한 증상들, 뭔가 불편한 감정들은 

제 생각엔 에스트로젠 부족에 의한 폐경기 증상이 아닌가 싶어요.


환자는 내가 묘사하는 증상들이 자신에게 일어나는 증상을 잘 설명하는 거라고 동의가 되는지 고개를 끄덕거린다. 


잔뜩 긴장한 얼굴로 함께 온 남편도 비로소 뭔가가 이해되는 눈치다. 부인이 그렇게 힘들어하는데 남편이라고 마음이 편했겠는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가 되면 

환자들이 좀 더 잘 견디는거 같아서 설명드렸어요.

도움이 되었나요?


네, 선생님, 속이 다 시원하네요. 

오늘 선생님 진료보기 정말 잘한거 같아요.


그 마지막 말 한마디 듣는게 

의사로서 얼마나 기쁘고 뿌듯하고 신나는 일인지. ㅎㅎ 












  • 2013.03.30 15:47

    비밀댓글입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3.04.01 11:08 신고

      갱년기 증상이라는 말에 좌절을 하셨군요.
      시간 지나면 다시 돌아오는건데....
      그런데 돌아오는데 몇달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여러 연구가 있었는데요
      운동만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봄이니 새로운 운동에 도전해보시면 어떨까요?

  • 2013.03.30 16:48

    비밀댓글입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3.04.01 11:08 신고


      좋았어요
      그맛에 의사하죠

  • 함기훈 2013.03.30 18:09 신고

    안녕하세요 ^^
    저는 경기도 구리시에 살고 있는 함기훈 이란 사람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 어머니 때문에 자문을 구하려구요!!

    저희 어머니는 59세로 10년전에 왼쪽 유방 3기로 부분 절세 수술을
    받으시고 10년만에 재발하셔서 폐와 뼈로 전이된 상태입니다.
    항암 6차와 어깨쪽 통증으로 인해 방사선 10차를 맞으셨습니다.

    항암 6차가 끝나고 조금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남아있어서
    수술은 불가한 상태입니다. 아산병원에서는 계속 항암을 맞으라고 권유하지만
    부작용으로 인해 너무 힘들어 하셔서 지금은 맞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식이요법과 대체요법을 통해 치료하고 있는데요 조금씩 기력은
    회복하셔서 다행이고 유방에 있던 종기도 조금 줄고 말랑 말랑 해진거 같습니다.

    그런데 며칠전 계속 왼쪽 무릎이 아파서 mri를 찍으셨는데
    암이 침투해 있고 살짝 실금이 가 있는 상태에다가 퇴행성 관절염까지 있는 걸로
    나왔습니다. 정말 가슴이 답답하더군요!!

    이제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할지....다시 아산 병원으로 가서 항암을 맞아야 할지
    아니면 무릎만 방사선 치료를 해야 할지 너무 고민이 됩니다.
    선생님께서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실지 말씀해 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3.04.01 11:09 신고

      제가 외래에서 환자를 직접 보고 사진도 보고 여러 관련된 상태를 알지 않으면
      인터넷으로 진료상담은 하지 않습니다.
      잘 모르고 하는 말이 되기가 쉬어서요
      죄송합니다.
      어떤 치료를 할지를 결정하는데에는
      매우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한답니다.

  • 2013.04.05 20:04

    비밀댓글입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3.04.05 23:59 신고

      ALTTO 환자들은 사실 초기 치료과정에 제가 involve 하지 않아서
      자세한 상황을 모르고
      환자들과도 아주 친밀한 편은 아닌데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가 환자들을 생각하는 마음보다
      환자들이 저를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마음이 더 큰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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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유방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카테고리의 포스트를 톺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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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치료 중

여행을 갈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몸 상태가 안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환자들이 저에게 묻습니다.

 

선생님 저 여행가도 되요?

선생님 저 비행기 타도 되요?

 

그럼요!

 

그렇게 물어보는 것 자체가 합격의 요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스스로 여행을 가고 싶은 의욕이 있다는 것,

스스로 생각해 봤을 때 여행을 갈만한 체력을 된다고 생각하니까

저에게 물어보시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아주 특별한 경우 아니고는

여행을 다녀오시라고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그리고 차트에 꼭 써 놓죠. 어디어디 여행 다녀오실 예정이라고.

그리고 다음 외래 때 다시 여쭈어 봅니다. 여행 어떠셨냐고.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은 한결같이 꿈꾸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너무 좋았다고 말씀하십니다.

가기 전에는 여러 모로 망설여 지는 게 많지요. 돈도 그렇고 계획 세우는 것도 그렇고 집안 일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성가신게 많아서 내가 이렇게까지 하면서 꼭 가야하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행을 가기 전 누구나 그렇듯이.

 

그렇지만

여행을 다녀오면 깨닫게 됩니다.

다녀오길 정말 잘한것 같다고. 그 몇일의 시간이 나에게 정말 중요한 휴식이고 좋은 일상의 탈출이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맞는 말이에요. 병 때문에 움츠러든 마음도 많이 펴집니다. 얼굴 표정도 훨씬 밝아집니다. 치료로, 약으로는 얻을 수 없는 좋은 감정입니다.

 

저는 그 와중에 환자들로부터 여행 정보를 얻습니다. ㅎㅎ

뭐가 좋드냐, 거기 가면 어딜 꼭 가봐야 하냐, 가면 뭘 먹으면 좋드냐 그런 질문을 드리면서 저 나름으로 정보를 얻는게 저의 취미생활입니다. ㅎㅎ

 

새침한 그녀, 어찌나 다소곳하고 말씀이 없으신지 1년 넘게 같이 치료하는데도 별 대화가 없었어요. 아무말없이 그냥 약 맞고 가십니다. 그러던 그녀가 얼마전 터키 여행을 다녀왔는데,터키 가면 어디 가는게 좋냐고 질문하니 소상히 잘 설명해줍니다. 몇일 갈거면 어디어디 몇일 갈거면 거기말고 어디어디 그렇게 분석적으로 정보를 제공해 주시네요. 그런 사람인줄 몰랐습니다.

 

나는 더 넒은 세상에서 사는 존재,

병원은 잠시 들러가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멋진 미래를 위해 더 멋진 나를 위해 넓은 세상을 둘러보고 오는 여행의 기회를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여행은 젊은 사람만 좋아하는게 아닙니다.

부모님이 치료중이시면 젊은 자식들이 부모님 모시고 같이 가시면 좋겠어요. 아니면 돈 모아서 부모님 드리세요. 여행 다녀오시라고. 너끈히 잘 다녀오십니다. 젊은 사람들보다 더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

 

지금 한창 추위니까

이번 추위 지나가면

여행 다녀오세요.

그 여행을 갈려고 준비하는 지금부터가 여행이 시작되는 겁니다.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살 수 있습니다.

나를 위한 투자.

아끼지 마세요.

조금 쓰고 삽시다.

쓴 거 보다 더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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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유방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카테고리의 포스트를 톺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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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현재 한국에 살지 않고 중국에서 살고 있다. 본인이 꼭 중국에서 해야하는 일이 있다고 했다. 중국에서 항암치료를 받던지 한국에서 항암치료를 받던지 한군데서 하는게 좋겠다고, 힘들어서 어떻게 왔다갔다 하겠냐고 했지만 그녀는 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한국 왔다갔다 돈도 많이 들고 힘도 많이 들텐데, 본인이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니 나로서도 어쩔 수 없이 치료 스케줄을 운영할 수 밖에 없었다. 아주 똑똑하고 딱부러지는 그녀. 난 그녀의 언변과 이성적인 논리를 이길 수 없었다.

 

환자는 난소암으로 항암치료 중이다. 지난번 임상 연구약으로 항암치료 했을 때는 별로 효과가 없었는데, 이번에 약을 바꾼 후 간에서 보이던 작은 종양들이 일단 눈에 안보이게 되었고 종양수치도 정상 범위로 떨어졌다. 항암치료 3-4번 만에. 항암제를 별로 힘들어 하지도 않았다. 부작용도 잘 견디고 치료효과도 좋고 정말 기분 좋았다.

 

그러던 중 6번째 싸이클을 앞두고 환자가 3개월이 넘도록 병원에 오지 않았다. 중국에 있으니 연락도 안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항암치료를 안하고 3개월이 지나 적당히 살이 올라 예뻐진 그녀가 진료실에 나타났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요? 한창 치료가 잘 되고 있었는데 왜 안왔어요?"

 

"정말 어이없지만, 그런 일이 있었어요."

 

그녀가 겪은 정말 어이없는 이야기에 대해 한참을 들었다.

그리고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CT를 다시 찍고 치료 재개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지금이 4번째로 바꾼 약, 드물게 치료가 잘 되고 있는 경우였는데, 그동안 저항성이 생겼으면 어떻게 하지? 이제 쓸만한 약도 별로 안남았는데... 나는 그녀가 처한 상황, 당한 일들이 너무 어이가 없고 화도 나고 그랬다.

 

CT 처방을 내면서 내가 너무 안타까와 하자 그때도 그녀가 나를 위로했다.

 

"선생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뱃속은 별일 없을거에요."

 

이미지 검사에는 이상 소견이 없었는데 종양 수치가 약간 정상 범위 밖으로 증가해 있었다. 조마조마한 마음을 붙들어 매고 다시 6번째 싸이클을 시작했다. 종양수치가 마음에 걸렸지만 아주 조금 오른거니까 빨리 다시 치료하면 좋아지려니 믿고 서둘러 항암치료를 진행하였다.

 

그렇게 지난 주 월요일 6번째 싸이클을 하고 중국으로 돌아간 그녀가 오늘 진료실에 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왼쪽 다리에 봉와직염(cellulitis)가 생겼다. 그동안 몇번 염증 소견이 왔다 갔다 했었다. 주사 항생제 치료도 2번이나 했었다. 6번째 항암치료를 시작하던 날 그녀가 나에게 왼쪽 다리가 자꾸 부었다 가라앉았다 하는것 같다고 말을 했었다. 나는 종양수치가 오르기 시작하니 마음이 급했다. 대충 다리를 만져보고 크게 아프지 않고 지금은 그만그만 하니까 항암치료를 하자고 했다.

그녀는 아무말 없이 끄덕이며 내 결정을 수용해주었다.

 

그런데 그때는 별거 아닌거 같았던 염증이 항암치료 후에 확 번졌나 보다. 허벅지가 땡땡해지고 벌겋게 부어올랐다. 중국에 돌아간지 몇일 되지 않아 열이 나고 다리에 염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마 그때 문제가 있었을텐데 항암치료 안하고 있어서 몰랐다가 항암제 들어가면서 면역력이 떨어지니까 염증이 확 올라왔나봐요. 열이 40도까지 나고 다리가 너무 아파서 왔어요."

 

그녀는 의사가 다 되었다.

자기 몸의 변화에 대해 그 과정을 유추하고 잘 묘사한다. 제때 병원에 잘 오셨다.

 

그때 항암치료를 해서 봉와직염이 나빠진거 맞다. 그때는 봉와직염이 확실하지 않았다. 항암치료를 서두르고 싶었던 나는 봉와직염의 가능성을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다. 아마 중요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내 마음이 급했다.

 

그리고 환자는 중국을 왔다갔다 하면서 고생은 고생대로 다 하고

결국 오늘부터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였다.

 

나 때문에 환자가 고생한거 같다. 조금더 신중하게 결정했어야 했나... 자괴감에 빠져서 할말을 잃는다. 벌겋게 부은 다리 때문에 고생하는 환자를 보니 미안하고 내 결정이 후회스럽다. 내가 차마 무슨 말을 못하고 그녀의 다리를 쳐다보자 그녀가 말한다.

 

"선생님, 괜찮아요. 항생제 치료 하면 좋아질거에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내 표정이 너무 않좋았는지

진료실을 나갔던 그녀가 다시 들어온다.

 

"선생님, 진짜 괜찮아요. 좋아질거에요."

 

"..."

 

"제가 이번에 사 온 이 빵 먹고 기운내세요."

 

"제가 지금 빵 먹고 싶겠어요? ㅠㅠ"

 

"이 빵, 제가 줄을 1시간이나 서서 사온거에요. 아주 유명한 빵이니 한번 드셔보세요."

 

나는 할 말이 없다.

 

잘 될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의사인 나를 위로하는 그녀

나 때문에 염증 나빠져서 중국에서 비행기 타고 날라온 그녀

그러면서도

그렇게 아픈 다리로 한시간이나 줄을 서서 빵을 사다주는 그녀

 

나는 할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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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유방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카테고리의 포스트를 톺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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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쓰릴 때 쓸 수 있는 여러가지 소화기 약제 중에

Proton Pump Inhibitor (PPI, 프로톤펌프 억제제) 라는 약이 있습니다.

이 약은 위점막 세포표면에 위치하여 위산 방출을 조절하는 프로톤펌프라는 기관의 역할을 억제하는 기능을 합니다.

주사약과 먹는약이 있는데

속이 너무 쓰릴 때 PPI를 주사약으로 쓰면

아주 빠른 시간에 속쓰림 증상이 좋아지는 걸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으로는 아주 놀라운 효과였습니다.

 

PPI는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에 매우 효과적인 약제입니다.

다만 이 약제를 보험으로 쓰기 위해서는

내시경으로 특정 질환(위궤양, 십이지장궤쟝, 위식도역류질환 등)이 입증이 되어야 합니다.

내시경 소견은 없으나 임상증상이 유사하면 원래 용량의 반 용량을 제한적인 짧은 기간 내에 쓸 수도 있습니다.

 

항암치료를 하는 환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소화불량이나 위장관 운동의 불편감을 경험합니다.

대부분의 항암제는 위장관 점막을 헐게 하고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오심, 구토까지는 아니더라도 늘 속이 편하지 않습니다.

항암치료 중인 환자들이 소화기 증상을 호소할 때마다 내시경을 하기 힘들고 또 그렇게 할 의미도 없기 때문에, 저는 내시경 검사없이 원래 용량의 절반 용량으로 PPI를 2주에서 4주 정도 처방해 주곤 합니다. 비교적 즐겨 처방하는 약제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런 약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위산이 알칼리화 되어 위장관 감염의 위험이 올라간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잘 알려져 있는 부작용입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FDA 에서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PPI 합병증으로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레균 관련 설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음을 주의 권고 하였습니다.

약이 나온지 꽤 오래 되었는데

이렇게 새로운 합병증이 보고되니 약이라는 건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여 처방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된 합병증입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11월 있었던 한 학회에서도

최근 개발된 표적 치료제 중 먹는 항암제를 복용하는 환자에서

PPI의 사용이 항암제 흡수율에 영향을 미쳐 항암제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강의가 있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예를 들어 소세포폐암 환자 중 EGFR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달려진 Gefitinib 이라는 항암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속쓰림이나 위장관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PPI 제재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정작 중요한 항암치료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Gefitinib 이외에도 여러 표적 치료제가 비슷한 경우에 해당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유방암이라면 타이커브가 비슷한 종류로 분류될 수 있겠습니다.

 

제가 내과 전문의 시험을 볼 때 장기간 PPI를 사용하면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해 시험문제가 나왔던 것도 기억납니다.

 

한 가지 약이 안전하게, 자기 용법에 맞게 잘 쓰이도록

용량과 기간, 투여방법 등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까지도 잘 챙기는 것이 내과의사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별로 꼼꼼하지 않은 나, 열심히 공부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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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말하지 못했던 혹은 말하지 않는

 

예전에 비해 많이 개방적인 분위기가 되었다고 하나

환자들과의 만남에서 성의 문제는 논의의 대상이 되지 못하거나 후순위로 밀리는 것이 아직까지의 솔직한 수준입니다.

 

저도 구차하지만 핑계를 대자면

 

의사인 제 머리 속은 이미 결정해야 할 다른 주제들로 가득 차 있고

안그래도 시간 없는데 환자들 성에 대한 문제까지 내가 굳이 얘기해야 하나 싶은 마음도 들고 --> 사실 이게 제일 큽니다. 이런 문제를 일반 진료시간 내에 상의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괜히 이야기를 꺼내면 대화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에 비해 정답도 없는 문제를 들쑤시기만 할 것 같아 피하고 싶고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고

딱히 내가 대안을 제안할 수도 없고

우리 병원에서 이런 성문제를 전담하여 진료하는 전문 선생님이 계신 것도 아니고

이래저래 복잡한 생각에

그런 문제제기는 아예 하지 않습니다.

 

저도 여자이고

환자도 여자이다 보니

비교적 덜 쑥쓰럽게 말할 수 있기는 합니다만

우리 의식의 맥락 속에서는

시간에 쫒기는 진료시간에

의사와 환자 사이의 관계는 어때야 한다는 기준이 있기도 하고

환자도 자기가 물어보고 상의해야 할 여러가지 문제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다보면

성과 관련된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질문을 하지 못합니다.

못하기도 하고 안하기도 하고 그렇죠.

환자 입장에서는 때론 절실하고 때론 삶의 맥락에서 훨씬 중요한 이슈가 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저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부터 미국의 샌 안토니오라는 도시에서 유방암 학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학회는 매년 12월 둘째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정기적으로 열리는 세계적인 규모의 학회이고 모든 주제가 유방암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단일 질환으로 만명이 넘는 연구자들이 모이는, 유방암 분야에서 손꼽히는 세계적인 학회 중의 하나입니다.

 

오늘은 첫날로 특정 주제에 대한 강의를 중심으로 Education session이 열렸습니다.

두번째 session이 유방암 치료 후 환자들이 겪는 성의 문제, 인지장애의 문제, 이차 유방암 발생등 생존 이후의 이슈들에 대해 다루고 있네요.

 

session의 좌장은 미국 핑크리본연합회 수잔이 맡았는데, 그녀 또한 유방암 치료 후 생존자이며 이후 관련된 활동을 하는 분인 것 같습니다. 수잔이 전이성 유방암을 진단받은 것은 18년전으로, 당시 그녀의 아이는 두살도 채 안된 갓난아이였고 척추로 전이된 유방암을 진단받은 후 당시 시도되었던 임상연구인 자가동종모세포 이식치료까지 시도하였다고 합니다. 18년이 지났으니 이제 괜찮은게 아닐까 제 마음으로는 그런 생각을 해보지만, 사회를 보는 수잔이 짤막하게 자기 소개를 하는데 그 목소리에 눈물이 묻어나는게 느껴집니다.

 

첫 주제는 유방암 치료 후 발생하는 성의 문제였습니다.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그 자체가 독성이 강하고 몸에 충격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성기능에 장애가 생기고 그 자체로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이 감소하여 1년 이상 에스트로젠 감소로 인한 후유증을 경험하게 됩니다또한 5년간 추가적인 항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재발 방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에스트로젠 생성을 억제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는 꽤 오랜 기간 폐경증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수면장애

우울증

전신통

안면 홍조

--> 이런 증상들이 별거 아닌거 같지만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로 일상을 교란시킵니다.

질 위축증

성기증 장애

--> 이런 사항들은 여성 호르몬이 감소하면 발생하는 생리적 변화 과정입니다.

 

생리적 변화라고는 하지만

사실 환자들에게는 큰 문제입니다.

 

유방암 진단 후 1, 가족들은 이제 서서히 무관심해져 갑니다힘들다는 치료도 다 끝났고 머리카락도 다시 나는 등 외견상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환자도 예전처럼, 예전보다 더 의욕적으로 생활에 복귀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항암치료의 후유증도 남아있고

폐경기 증상도 시시때때로 찾아옵니다.

환자들의 60%가 질 위축증을 경험하고 50%에서 성기능 장애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재 부부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직 젊은 환자, 그리고 아직 여전히 젊은 남편, 아내의 성교 후 통증을 잘 모릅니다부부관계를 힘들어하는 부인에게서  멀어져 바람을 피우는 남편도 꽤 많습니다. 부인은 그 사실을 알고도 남편을 원망하지 못합니다. 원인 제공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남편의 외도를 알고도 자신이 더 적극적으로 변화하지 못하는 자기 탓을 합니다.

 

몸도 많이  흉칙해졌습니다. 전전제술을 한 경우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부분전제술을 했어도 몸의 외형이 많이 변했습니다. 환자 스스로 자신의 몸에 점점 자신이 없어져 남들 앞에 자기 몸을 내보이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 더 이상 환자가 아니건만

여전히 몸과 마음이 불완전한 상태, 불안한 상태입니다.

 

이런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진료하는 성 의학(Sexual Medicine)이라는 분야도 있습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낯선 분야인 것 같습니다.

 

오늘 강의의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일단 국소적으로 바를 수 있는 에스트로젠 크림 등은 전신적으로 흡수되어 유방암에 영향을 미칠 영향을 높지 않으므로 현실적으로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다만 철저하게 사용 후 부작용을 체크하려면 체내 에스트로젠 농도를 체크해보면서 사용량을 결정할 수도 있는데, 이들 연구 대부분이 서양에서 폐경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나온 수치들이라, 우리나라처럼 폐경 전 여성이 대부분인 경우에는 지침이 다를 수 있겠습니다.

우리에겐 우리의 지침과 치료 원칙, 해결방법을 찾는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미국에는 질 위축증을 치료하고 보조하는 약제들의 종류가 다양해서

약제별로 여러가지 요인들을 중심으로 비교해서 분석해주고 있는데 

어떤 경우에는 어떤 제재가 좋고 어떤 경우에는 다른 제재를 쓰는게 좋고

그런 분석이 많았습니다

솔직한 고백으로 저는 우리나라에서 가용한 약제들에는 뭐가 있는지도 잘 모릅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그것부터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실재 치료기간에도

집중적인 치료가 끝난 기간에도

환자들이 치료 이후의 삶으로 복귀하려면

많은 의학적 지원과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떤 약제보다 성기능 장애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배우자의 관심과 배려라고 하네요.

당연한 말이겠죠.

 

환자가 이런 문제로 힘들어하면서

벙어리 냉가슴 앓듯 살고

생존자로서의 삶을

힘들게 보내지 않도록 지원하는

공식적인 네트워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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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일을 하다가

짬이 나면

그동안 일하면서 메모해 둔 환자 정보를 점검하면서

해피콜을 한다.

주로 환자에게.

그리고 가끔 나에게.

 

차트를 보다가 환자가 응급실을 다녀간게 확인되면

이제 괜찮으신지,

추가 외래 진료를 볼 필요는 없는지 상황을 점검해 준다.

조직검사를 하고 간 환자에게는 검사 후 합병증이 발생하지는 않았는지 여쭤본다.

내 진료를 보다가 울고 간 환자, 기분이 언잖아했던 환자들에게도

다시 한번 전화하여 이제 괜찮으신지 안부를 챙긴다.

 

내가 메일로 문의했던 사항은

진행된 상황, 알아본 결과를 정리해서 메일로 보고해 준다.

우리 환자가 다른 과에서 추가 검사를 한게 발견되면 나에게도 미리 알려준다.

알고 계시라고. 진료볼 때 참고하시라고.

 

외래 일정에 변경이 생겼을 때,

내가 외래 준비를 하면서 환자는 모르고있는 추가 처방을 낼 때가 있는데 그런 새로운 검사 처방이 날 때, 

검사 결과가 애매해서 다른 검사를 추가로 더 해야 할 때,

그녀는 전화로 상황을 설명하고 안내해준다.

외래 시간에 해결이 안된 문제가 그 시간 이후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알려준다.

검사 시간을 못 잡고 돌아간 환자에게

자기가 검사시간을 푸쉬해서 잡아주고 그걸 전화로 안내해준다.

그건 그냥 전화가 아니라

정말 해피콜이다.

내가 환자라도 너무 고마울 것 같다.

 

그녀의 전화와 메시지는

우리 병원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단체 발송 문자가 아니라,

의례적인 감사의 안부 인사메시지가 아니라,

환자 한명 한명 상황을 점검하고

거기에 맞는 의학적 지원을 하는 너무너무 훌륭한 메디컬 서포트이다.

단지 서비스라고 말하기에는 훨씬 격조가 높다.

난 그녀의 해피콜을 '서비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진정한 돌봄이다.

환자를 마음으로 돌보는 행위이다.

 

외래의 타이트한 환경과 시간 제약 속에서

동시에 다수의 환자를 상대하면서

까탈스러운 환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으면서도

그녀는 절대 환자에게 화를 내지 않는다.

의사 앞에서는 별 말 없다가

진료실 밖으로 나가서는 간호사들에게 큰 소리치고 뭐라뭐라 하는 환자들도 있다.

 

그들은 아파서 그런거잖아요.

아프니까 이것저것 짜증나는 거잖아요.

저희가 그걸 이해해야지 누가 그걸 이해하겠어요.

전 환자가 화내도 그런 것쯤은 괜찮아요. 그런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녀는

내가 우리병원에서 만난 보배 중의 보배이다.

결혼을 해도 어떤 마누라가 이만큼 할 수 있을까?

 

내일은 그녀와 치맥하는 날, 그녀와 브라보 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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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헌 2012.11.27 00:18 신고

    말씀중 치맥이 무언지....혹시. onc 전문용어인가해서 찾아보니 치킨과 맥주인가요? @-@;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11.27 13:10 신고

      네 맞아요 ㅎㅎ

  • 오성주 2012.11.28 12:08 신고

    전적으로 동감~~배영숙간호사님..표현못해도 항상고맙고 또고맙고.. 때론 절실함이넘처서 돌아서면 부끄러워지는 이기적인 내모습까지도 차분히보듬어주시는..존경스러워요..든든하고요..우리선생님만큼여~

    1. 이수현 2012.11.29 07:26 신고

      성주씨 글 남겨주시니 반갑네요
      마음에 여유가 좀 생긴거죠?
      제가 마음으로 늘 기원하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 학생 2012.11.28 14:28 신고

    정말 그런 간호사샘도 계시는군요.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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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는 안 될 일이지만, 처방오류가 종종 발생합니다.

 

항암제의 경우

저희 암병원 항암제 약무국에서

오류의 심각도에 따라 처방오류 발생율을 조사하여

6개월이나 1년에 한번씩 종양내과와 간담회를 갖고 처방오류의 실태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오류의 빈도와 종류를 분석하고 오류를 감소시키려는 노력이 얼마나 필요한지,

또 그 노력의 성과가 어느 정도인지도 보여줍니다.

 

물론 매일 외래에서 제가 항암제를 처방하면 항암제 조제실이나 약무국에서 내 처방의 오류를 미리 점검하고, 뭔가 의심되는 사항이 있을 경우 진료실로 전화하여 처방사항을 직접 확인하여 사고와 오류를 미연에 방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몇 번을 거르고 확인하여 오류를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가 처방을 낼 때 잘 내야 하는 것일텐데요

 

처방이라는 것은 의사의 고유 권한입니다.

그러므로 처방오류라는 것은 결국 의사의 잘못입니다.

그러므로 일단은 제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제가 

오류를 줄이고 환자 진료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노력을 한번 해 보았습니다.

 

일단 전날 외래 준비를 충분히 다 해야 합니다.

의무기록을 미리 다 작성해 놓고 다음날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나 검사결과만 추가하면 되게 정리를 해 놓습니다.

CT 나 MRI 등 영상검사를 한 환자들인 있으면 미리 사진을 다 봐 놓습니다. 전번에 찍은 CT와 비교해서 보고 변화사항을 미리 기록해 놓습니다.

사진이 나빠져서 질병이 악화된 것으로 생각되면 다음 치료 약제를 선정하기 위해 논문도 좀 읽고 고민을 해 봅니다.

 

환자의 컨디션이 대략 예상이 되면

기본약, 항암제, 다음번 검사처방까지 다 미리 오더를 내 놓습니다.

원래 항암제는 환자 진료 후 처방을 내는게 원칙입니다. 환자 몸무게가 변해서 항암제 총량이 변할 수도 있고 환자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용량을 감량하거나 항암제를 투여하지 않고 휴약기를 갖는게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외래 보기 전에 약 처방을 내는 것은 원칙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그래도 외래 당일 처방을 내는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미리 내 놓는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준비에 만전을 기하면 꼭 외래를 보는 만큼의 시간이 투자됩니다. 외래를 5시간 보면 준비하는데도 5시간이 걸립니다.

 

그래도 이 정도 준비를 해 놓으면 다음날 외래 때 여유가 있습니다.

환자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고 이 얘기 저 얘기 더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외래가 끝나고 나면

그날 외래에서 문제 해결이 안된 환자들의 케이스를 정리합니다.

 

지방 환자나 다음주 외래까지 기다릴 여유가 었는 상태가 급한 환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과 선생님들에게 메일이나 전화로 환자 상황을 설명드리고

미리 필요한 검사나 챙길 사항이 뭐가 있는지 문의합니다.

병원에 여러번 방문하지 않게 하려고 그럽니다.

몸도 불편한 환자를 와라 가라, 가능하면 안 그렇게 할려고 검사와 외래를 하루에 볼 수 있게 하려고 애씁니다.

최신 지견이 필요하거나 나의 판단이 확실하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다시 공부를 해보고, 필요하면 환자에게 연락하여 상황을 알려줍니다.

매일 외래를 보고 나서 이런 보충학습을 하는데 3-4시간이 또 걸립니다.

 

 

하루 외래가 끝나면 외래 후 점검 - 다음날 외래 준비- 외래- 외래 후 점검의 다람쥐 쳇바퀴 도는 생황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렇게 준비를 해도

외래에서는 매번 의외의 상황이 발생하고

내가 예상치 못한 일들도 발생하고

그래서 외래 시간이 지연되고

모두가 멘붕이 되고

그렇습니다.

 

 

이렇게 외래 준비를 철저히 해보니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의사의 구두 처방을 대신 내주는 전문간호사, 의무기록을 미리/사후에 작성해주는 전문간호사 등의 지원 인력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저 혼자 이 일을 다 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준비와 진행에 2배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의 하루는 외래 및 외래준비로 끝나고, 그 외 다른 일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더 이상 최선을 다할 수 만은 없다, 나도 살아야겠다'는 포기적 심정으로, 외래 준비를 최소한의 준비만 하고 최소한의 마무리만 하면서 면피하듯 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다소 준비를 슬렁슬렁 하다 보니

정작 외래 시간에

의무기록쓰고 처방 내느라 환자 얼굴 한번을 제대로 쳐다보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우리 환자들은 진료실 의자에 앉아

'잠깐만요, 제가 앞 환자 처방을 다 못내서요. 죄송합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라는 저의 변명을 들으신 적이 많을 거에요. 다음 환자를 앉혀 놓고 바삐 처방을 내는 제 모습을 여러번 목격하셨을 거에요.

의무기록도 좀 소홀해 지고

처방 오류도 많아 집니다.

 

항암제가 아닌 일반 약들의 처방 오류는 환자들이 많이 이해해주고 계십니다.

한달치 줄 약을 하루치 주거나

두배로 올려서 드시라고 설명해놓고 처방은 지난번이랑 똑같은 양을 처방하거나

심지어 무슨 약을 준다고 해놓고 아무 처방을 안 하거나

정말 저의 처방 실수는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눈치를 보아하니,

우리 환자들은 진료 후 처방전 발행기에서 처방전을 뽑고 나면 꼭 확인을하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처방전에서 이상을 발견하면 제 방에 다시 옵니다.

선생님, 그약 준거 맞아요?

선생님, 그약 용량 조절해서 먹으라며요, 근데 안 바뀌었어요.

선생님, 항생제 준다고 해놓고 안주셨어요.

제 처방때문에 환자들이 똑똑해지는 것 같습니다. 부끄러울 노릇입니다.

 

당신이 약 처방을 잘 못해서

내가 일주일간 약을 못 먹게 되었는데

그렇게 일주일간 못 먹은 약 때문에 내 병이 나빠질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입증해보라고 요구하거나 고소하는 환자가 없어서 다행입니다.

(제 환자들은 정말 참을성이 많고 저를 많이 봐주시는 거 같습니다 ㅠㅠ)

 

다 제 잘못이지만

 

지원 인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자기 약은 자기가 챙기는 똑똑한 우리 환자들이 고맙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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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18 21:01

    비밀댓글입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11.19 10:12 신고

      그래서 일정 수 환자 이상을 못 보게 상한선을 설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사실 제 환자들은 저에게 별로 불평을 안합니다. 불평이라기보다는 그냥 말하죠. 저의 실수, 병원의 상황을 잘 이해해주세요. 그래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내가 환자 입장이라면 진짜 화가 날것 같은 상황인데도 다 이해해주세요. 제가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관계를 넘어 시스템적인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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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일 토요일

오전 11시 - 12시

세브란스병원 3층 로비

 

'찾아가는 뮤지컬 갈라 콘서트'가 열립니다.

 

뮤지컬 공연을 해주시는 분들은 뮤지컬 전문 배우들이 아닌

직장인, 학생 등이 모여 만든 아마추어 동아리 '레씽 뮤지컬' 이라는 동호회 회원들이십니다.

 

동호회 멤버 중 한분이 5일간 병원에 입원할 일이 생겨서 치료를 받으셨는데

병원 생활을 해보니

입원한 환자들의 아픈 몸과 마음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대요

특히 장기 입원하신 분들을 보며

그들을 위해 희망의 노래를 불러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구상한 프로그램이 일명 '찾아가는 갈라 콘서트' 입니다.

우리나라 아마추어 뮤지컬 동아리 중에 가장 잘 나가는 동호회라고 해요.

극장을 빌려 콘서트도 하시고  활동이 왕성하신 분들입니다.

 

본인들이 불렀던 노래와 공연 중에

희망과 사랑을 노래하는 곡들을 골라서 우리 병원 로비에서 공연을 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욕심 같아선

우리 암센터 로비에서 암환자들을 모셔놓고 하고 싶은 이기적인 마음도 들지만 (!)

암센터 로비는 공연을 할만한 공간이 없고

새병원 본관 로비가 분위기도 훨씬 좋고 여러 과 환자들이 오시기에도 좋아서

장소를 본관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다들 자기 생활이 있는 직장인, 학생들이라

환자가 많은 평일에는 낮에 시간을 낼 수 있는 분들이 없어서

부득이하게 토요일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연을 보러 오는 환자가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다 한명의 환자라도

이 공연을 보고 지친 마음에 작은 위로를 얻을 수 있다면, 

다시 하루를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다는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원래 이분들과 알고 지내는 사이가 아닙니다.

아주대학교 후배(!)인 노연경 선생님이 다리를 놔 주었습니다.

좋은 일을 위해

좋은 뜻을 가진 분들이

함께 하는 시간이라면

뭘 한들, 무슨 노래를 한들, 좋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정말 기대가 됩니다.

 

우리 병원의 환자들을 위해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신 노연경 선생님과 레씽 뮤지컬 동호회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병원 측에서 도움을 주고 계신 한대금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겨울의 길목

주말 한때를 따뜻하게 보내고 싶으신 모든 분들,

11월 24일 11시 세브란스병원으로 오세요.

제가 예쁜 드레스 입고 기다리고 있을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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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서아빠 2012.10.31 23:49 신고

    한가한 겨울 주말 .... 기대되네요.맘으로 응원하겠습니다.
    궁금해지네요.어떤 노래들을 부르실까?

    샘은 진짜 드레스를 입으실까? 레드카펫의 등 훅파인 그런 드레스?
    아님 저번 그 씨쓰루 쉐터?

    집사람병으로 좀우울했는데 (요즘 자주 우울해지네요 이상하게) 힐링의 느낌이랄까!

    응원할께요...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11.01 00:47 신고

      네 저도 기대가 많이 됩니다. 좋은 시간이 될거라고 믿어요.
      드레스? 고민해봐야죠!
      우울하지만
      그것조차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할 십자가.
      잘 이겨냅시다.
      저도 응원할께요.

  • 준서아빠 2012.11.01 16:52 신고

    허걱 사진 바꾸셨네요.. 그리 좋다고 하시더만... ㅋㅋ
    저는 지금이 헐씬 좋은데요.먼저 사진은 햇빛을 향해있어 눈이 좀 작아 보이시는게.. 좀 .

    살짝 뽀샵??

    티납니다.. ^^;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11.01 20:42 신고

      우리병원 홍보부가 병원 소식지에 유방암 클리닉 소개가 나간다며 진료중에 찍어준 사진인데요. 포샵 해서 얼굴이 넘 깨끗하게 나왔어요. 그래도 맘에 듭니다. ㅎㅎ 성형이 죈가요? ㅎㅎ

  • 김현주 2012.11.04 08:11 신고

    교수님 ~~
    지는 교수님 환자 아닌데
    가두 될까요
    환우들 몰고 가서 앞자리 점령하구
    교수님과 손잡구 인사하구 싶네요
    드레스 착용 확인두 하구
    우리들이 감히 못입는 앞파인 드레스를 교수님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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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을 진단받고

수술 전 항암치료를 하기로 한 분입니다.

작년에 신장암으로 수술을 하였고

간내 담석이 있어서 간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하기도 했습니다.

큰 고비를 여러번 넘기셔서 그런지

항암치료를 설명하는데도 환자 표정이 담담하십니다.

 

남편

환자의 언니

시집간 딸

그리고 그녀의 돍을 갓 넘긴것 같은 아들

늦둥이 중학생 아들

환자와 함께 모두 모였습니다.

 

내가 설명을 하는 내내

갓난쟁이가 까르륵 까르륵 계속 크게 웃어대는 바람에 

나는 설명하는 내 목소리를 더 높여야 했습니다.

딸은 아이를 얼르고 달래며 내 주위를 왔다갔다 하면서 설명을 듣습니다.

미안하다면서 자기가 놓친 부분의 설명을 다시 해줄 것을 부탁합니다.

블로그에 들어와서 정보를 얻고 질문을 하는 건 중학생 아들이 담당하기로 했습니다.

여러 번 큰 수술에 마음 졸인 남편은

항암치료가 잘 되도 수술을 꼭 해야 하는거냐며 근심을 나타냅니다.

언니는 비교적 예후가 좋은 프로파일을 보인다는 말에 그제서야 큰 숨을 내쉽니다.

환자를 위하는 가족들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지는 미팅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암을 처음으로 진단받거나 재발을 진단받게 될 경우

가능하면 진단 초반에 가족 미팅을 합니다.

가족이 다 모일 수 있는 저녁시간이든 주말이든

한번은 다 모이도록 합니다.

그래서 주치의로서 병의 경과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 부분, 치료에 관한 의견 등을 말씀드리고 가족들의 질문을 받습니다.

가족들이 바라는 것, 가족들의 입장을 한 자리에서 듣는게 필요합니다.

보호자를 따로 따로 만나면

같은 설명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지만,

보호자마다 입장이 달라 의사를 만날 때마다 각각 다른 요구를 하게 되면 주치의로서 난감합니다.

 

가족의 경제적인 형편은 어떤지

가족간의 기본적인 유대관계나 정서적 지지의 토대는 어떤지

지금 하는 치료에 대한 환자 및 가족의 입장은 어떤지

환자가 가족 내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 가족이 환자에게 기대하는 바 혹은 환자가 가족에게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환자는 스스로의 병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치료받고자 하는지

그런 사항들을 최소한 한번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제가 family meeting 을 하는 이유입니다.

내가 환자 보고 진료하는 낮시간 내에 가족을 다 불러모으는 것이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낮에 자기 회사 일정 뚝 짤라먹고 병원에 올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니 내가 그들의 스케줄에 맞추어야 합니다. 

과외로 환자보는 일을 자꾸 하는 것이 나의 정신력과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하면 많은 가족들이 참석할 수 있는 시간을 골라 family meeting 을 합니다. 그것이 앞으로의 환자 치료 여정에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진료하는 암이라는 병은

한 순간에 끝나는 병이 아니라

어떤 궤적(trajectory)을 가지고 시간과 함께 흘러가는 병이기 때문입니다.

매 시간마다 평가가 동반됙는 어렵다 하더라도

최초 진단, 최초 재발시에는 가족 미팅이 필수적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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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서아빠 2012.10.26 23:35 신고

    오늘 일등이네요.. 일과정리하고 혹은 중간에도 새로운글이 있나 들러보게되었네요...
    애니팡만큼이나 중독된것같네요.. 환자와 눈맞추기보단 모니터와 키보드를 두드리는 선생님보단 환자의 다른면까지 신경쓰시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느껴지네요...

    샘님한테 중독?

    암튼 샘님병원에 안간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살짝 듭니다. 집사람이 질투했을듯....

    처방전을 내리고 프로토콜을 정하는 캡틴의 역활,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보호자가족과 대화와 소통... 병원조직내에서의 감독과 총지휘...
    샘님을 보면서 저도 돌아봅니다. 나는 지금조직에서 캡틴의 역할을 어떻게 하고있나?

    보스와 리더의 차이를 하세요? 궁금하세요?


    궁금하면 오백원...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10.27 08:27 신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여 일등이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일등이 되었을 때 어떤 비전을 가지고 다음 단계로 도약할 것이냐, 리더는 그 비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죠. 제가 생각하는 건 이정도. 그러나 비전을 가진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꿈은 꾸지도 않고 사는 지금, 하루하루 작아져 갑니다. 시간이 무서워요.

  • 준서아빠 2012.10.27 12:14 신고

    제가 말씀드린 일등은 댓글 일등.. 이란 의미였는데.. 암튼 샘님은 일등이에요..
    샘님 환자분들에게는 ..

    보스와 리더의 차이? 말씀하신 비젼입니다...

    일주일에 한번 전체 회의를 하는데 항상 직원들에게 비젼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가방만들고 출퇴근 하는 직장생활은 본인들에게도 재미가 없겠죠...

    시간이 왜무서우세요? 하루하루가 감사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지금처럼 해주시면 됩니다..

    근데 뭐지 나의 이 지적질은?? 요즘 좀 건방져 졌습니다.. 내가..



    참 샘님, 젤로다 시작하면 비타민 D 는 끊는게 나을까요?
    또 ER+ 유방암에 콩은 섭취가 괜챤은지요? 혹자는 않좋다 하고 누구는 근거없다하고..
    최근의 보고는 어떤지요?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10.27 15:35 신고

      비타민D는 드시는게 불편하지 않으면 계속 드세요. (저는 Ca + Vit D를 먹으니 속이 쓰리고 변비가 생겨서 못 먹겠더라구요) 우리 나라 여성의 90% 정도가 vit D 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니까 그냥 드시는게 좋겠어요.
      콩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먹는 정도로는 영향 없습니다.
      콩이 여성호르몬(에스트로젠) 분비를 촉진시킬 수 있다는 이론 때문에 그런건데요, 우리가 먹는 걸로 대체하는 콩으로 그런 일이 생길려면 엄청 많이 오랫동안 먹어야 하는거에요 그러니까 일상적으로 밥에 콩 넣어먹는거나 두유 마시는 거 그런 정도로는 영향없습니다.

  • 준서아빠 2012.10.27 12:48 신고

    서류 정리할게 있어 나왔는데.. 날씨도 우울모드고 집사람 샴페인 (알콜0%), 내꺼 와인 두병 사가지고 들어갈까 합니다..

    문득 이런 날엔 영화를 봐야 겠다는 투지가 생기네요.

    냉정과 열정사이.. 어떨까 합니다.

    일본 베스트셀러를 영화한 2001년 작품으로 기억합니다. 예전에 혼자 봤었는데..
    이태리가 배경인 아름다운 영화였습니다.

    잠시 빗소릴 들으면서 예전 추억으로 가보는것도 좋겠네요.


    건축학 개론.. 기억의 습작... 냉정과 열정사이... 돌아가고 싶은 내인생의 어느 시점...

    집사람을 제가 안만났으면 혹시 아프지 않았을까나???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10.27 15:33 신고

      왜 그런 생각을 하세요? 그러지 마세요.
      오늘 영화 보세요.
      샴페인와 와인 한잔 하기 좋은 날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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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과 관련하여 문의사항이 많아 공지합니다!

 

원칙 1.

 

1. 인플루엔자 백신은 매년 10월 - 11월에 1회 접종합니다. 이건 매년하는 겁니다.

 

2. 폐렴구균백신

23개 폐렴사슬알균 백신을 접종하고, 전이성유방암 환자의 경우 5년 후 재접종 합니다.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는 올해 한번만 하시면 됩니다. 수술 후 1년 허셉틴 맞는 분들 중 작년에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한 환자는 올해 안해도 되고, 작년에 안한 분들은 올해 하세요.

 

3. 비장절제술을 받은 경우

B형 헤모필루스 백신을 같이 접종하세요.

 

원칙 2.

 

첫 항암치료 시작 2주 전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항암치료 전에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경우, 항암치료 종결  3개월 후에 접종하시면 됩니다.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중에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아야 하는 경우는 항암제 마다 백혈구 감소기간이 달라서 약간의 차이가 이지만 대개 다음 싸이클 시작하기 1주일 전에 맞는게 안전합니다.

 

백신을 접종한다는 것은

소량의 항원(원인 바이러스 혹은 박테리아)을 몸에 주입하여 살짝 감염을 시키면, 우리 몸에서 그 감염원에 대한 항체가 생김으로써, 다음에 진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내가 만들어 놓은 항원으로 잘 싸워서 이겨내도록 유도하는 치료입니다.

 

그러니까 백신을 맞은 첫날은 감기걸린 것처럼 몸이 으슬으슬 좀 춥고 몸살난 것 처럼 몸이 아플 수도 있어요. 어떤 사람은 맞은 날 밤에 열이 나기도 합니다. 만약 접종 당일 밤 열이 나면, 놀라서 응급실 오실 필요없고, 타이레놀 2알 정도 드시고 따뜻한 차를 마시고 푹 주무세요. 그리고 나면 괜찮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항암치료 스케줄이 계속 예정되어 있는 분들은

지금 몸 컨디션이 별로 안 좋으면 접종을 무리하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음 싸이클이나 그 다음 싸이클에 맞아도 되요.

 

저는 환자가 최근에 비교적 컨디션이 좋았고 같은 약제를 투여하고 있는 기간이 길 경우, 항암치료 하는 당일에 백신을 드리기도 합니다. 잘 견디는 거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최적의 컨디션에서 백신을 맞으려면 다음 싸이클 1주일 전에 맞으시라고 추천합니다.

 

백신은 꼭 저희 병원에서 맞지 않으셔도 됩니다. 백신 종류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또 지방자치 단체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에 대해서는 무료로 접종을 해주기도 하니, 확인해보시고 무료접종을 챙기시는 것도 생활의 지혜!

 

허셉틴만 맞거나 항호르몬 치료를 받는 분들은 시기에 상관없이 아무 때나 10월 -11월 기간에 인근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맞으세요. 이들 약제는 면역성을 크게 약화시키지 않기 때문에 투여기간에 관계없이 맞으셔도 괜찮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아직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지 않았네요. 의료인은 무조건 맞아야 합니다. 병원에서 집단으로 접종해 주었는데, 저는 게으르게 그 기간을 놓쳐버렸습니다. 저도 이 계절이 가기전에 챙겨 맞아야 겠습니다.

 

외래에서 제가 백신 맞으라고 얘기 안하면

먼저 얘기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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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매일 백팔배를 하고 있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매트를 깔고 그녀에게 절하는 동작을 배워 봅니다.

꼭 무릎에 방석을 대고 해야된다는 팁도 얻었습니다. 안그러면 무릎이 까져서 두달동안 백팔배를 다시 시도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아프대요.

 

백팔배 동작은 의외로 정성어린 스트레칭 동작입니다.

제가 취미삼아 등산을 다니고는 있지만,

의도적으로 근육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쓰고 있는 근육이 많았나 봅니다.

팔을 쭉쭉 뻗어 합장을 하고 90도로 엎드리고 절을 하면서 깊은 등근육이 자극되는지 몸 곳곳이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일어설 때가 제일 문제인데 온전히 자기 하지의 다리 힘으로 일어나야 합니다. 이게 아마도 이 백팔배에서 큰 고비가 되는 동작인것 같습니다.

 

삶의 어려운 시기, 그 굴곡을 넘어가는 시간 동안

친구는 온전히 자기를 잊는 시간이 필요했나 봅니다.

한번 두번

집중해서 절을 한 횟수를 세어야 하기 때문에

그 시간동안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게 됩니다.

스트레칭 동작을 하면서 은근히 몸이 씨원한 느낌도 받습니다.

땀 흘리는 몸에 마음을 집중하는 과정입니다.

그렇게 하루에 삼십분.

바쁜 병원 생활에서 운동하러 갈 몸과 마음의 여유가 없는 친구는 매일 퇴근하면 백팔배를 하고 잠을 잔다고 합니다.

잠도 쉽게 들고 푹 잘 수 있다고 합니다. 불면증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절을 하는 동안에는 절에만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잡념으로 꽉 찬 머리를 비우는 데에 제격이라고 합니다.

 

저도 오늘부터 백팔배에 도전합니다.

첫 시작이 어렵다고 하네요. 하루만 잘 시작하면 그 뒤로부터는 자연스럽게 계속 할 수 있는 끈기와 의지가 생긴다니, 무조건 오늘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자, 여러분도 한번 같이 시작해보세요.

우리의 몸을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는

몸을 움직이면서 사는게 좋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백팔배. 오늘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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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29 08:50

    비밀댓글입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09.29 10:07 신고

      주위에 문을 연 의원이 있으면 가서 복통에 대한 약을 드시면 좋겠습니다. 설사는 하루 4회 이상이면 설사약을 먹는게 필요합니다. 탁소텔로 항암치료 하고 나서 몇일째 되었다고 말씀하시고 증상을 말하면 됩니다. 만약 의원을 찾을 수 없다면 응급실로 와서 조치를 받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 2012.09.29 10:21 신고

    감사합니다 교수님 말씀하신데로 할께요 연휴인데도 빠른 답변주셔서 감사합니다 명절 잘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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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만 콕 처박혀 지내다가 오랫만에 시내 구경 나갔습니다.

종로2가에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

종로2가 사거리에 가면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지오다노 매장 바로 옆 건물입니다.

심심할 때 시간 보내기 딱 좋은 곳입니다.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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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값이 정가의 반도 안됩니다. 좋은 책을 고르려는 열기로 분위기 후끈!

 추억의 슈퍼닥터K. 자리잡고 1권 다시 읽습니다. 의사가 되고나서 다시 보니, 뻥이 너무 심하네요. 그래도 여전히 멋져요. K군

 

 

 집에서 놀고 있는 중고책 팔려는 사람도 꽤 많습니다. 중고책 매입 기준이 있는거 같습니다.

방금 막 팔고간 CD들이라고 하니 왠지 괜찮을게 있을거 같아서 눈빠지게 CD 제목을 확인해봅니다.

 

 

예정에 없던 CD도 충동구매로 세 장을 샀어요. 3장에 15000원. 대만족입니다.

빅마마의 크리스마스 캐롤 앨범도 샀어요. 

캐롤을 듣고 있으니

이번 여름 끝날 것 같지 않은 후덥지근한 바람도 견디고

이제 선선하다 못해 서늘하기까지 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되었구나...

곧 눈이 오고 크리스마스라고 우리 모두의 마음이 방방 뜨겠네...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이번 여름 제 시간의 궤적을 잠시 돌아보며 

나름으로 얻은 성과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니,

사람 사는 일은 내 맘대로 되는게 아니다, 내가 노력한다고 다 되는게 아니다 그런 걸 받아들이게 된 것같아요.

제 마음을 잘 다스리는 일에 일시적으로 성공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거죠.

 

엄청나게 좋은 일이 어느 날 문득 내게 뚝 떨어지는게 아니라

내가 작은 일도 좋은 일이라고 받아들이고, 기뻐할 줄 알며 그게 인생의 봄이다.

그런 느낌을 받게 되었이요.

제 마음 속에

그리고 일상에서

일말의 분노와 욕심, 실망과 후회 그런 원초적인 갈등들이 많이 숨어있었는데

그렇게 갈등적인 불편한 마음으로

항상 일상에 쫒기듯 바쁘게 살아 왔는데

그런 마음을 내려놓고 작은 일 하나를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상황이 어려울 때

내가 힘이 쎄서 주변 환경적 요인을 씩씩하게 개선하고 변화시킬 수 있을 때도 있지만

그게 어려우면 주변 환경에 나를 잘 맞추어야 할 때도 있는거 같아요.

그렇게 마음 씀씀이를 바꾸는 것,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하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하느님 바쁘신데 뭐 이런것까지 기도해서 도와달라고 부탁하는거 좀 무책임해 보였어요.

그래서 노력했습니다.

마음의 근육 키우기.

마음 먹은대로 마음을 조절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잘 훈련하면 근육이 만들어질거에요.

그러면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분명히.

내가 그렇게 아둥바둥 노력하고 있으면

하느님이 힘 좀 보태주시겠죠. 뭐.

 

 

 

 

 

 

 

 

 

 

 

 

 

 

 

 

  • 2012.09.16 12:43 신고

    신촌에도 꽤큰규모로 알라딘중고서점이 있답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09.16 15:03 신고

      그렇군요 찾아보니 피자헛 건물 지하에 있다고 되어 있네요. 제가 신촌 사거리 쪽으로는 잘 안나가요. 너무 사람도 많고 정신이 없어서 말이죠. 그래서 등잔밑이 어두웠군요.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언제 한번 거기도 한번 진출해볼래요.

  • 준서아빠 2012.09.17 12:13 신고

    밖은 태풍으로 난리인데 안에서 듣는 캐롤은 어떨까 궁금합니다. 빅마마... 요즘 이연현씨

    가 나가수에 진출해서 한참 이름을 날렸었는데 참 노래는 잘하죠.. 시원하고.

    선생님 들으시는 음악중에 좋은것있으시면 추천해주세요..

    전에 외래에서 어떤 선생님은 음악을 쭉 클고 계시던데... 전 개인적으로 찬성입니다.

    고전음악들이 뇌파를 안정시킨다는 썰도 있고...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09.18 00:51 신고

      이번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산 음반중 바비킴 2006년 앨범이 있는데, 거기 하루살이라는 노래 괜찮습니다. 약간 구슬프지만, 우리 인생이 구슬픈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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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유방암 클리닉 외래에서 웃음이 터집니다.

암치료 받으면서 웃을 일이 있냐구요? 그럼요.

삶은 순간이에요.

그 찰나가 즐겁고 웃음나는 순간은 얼마든지 있답니다.

 

원래 탁솔이나 탁소텔이 우울감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런 약을 맞으면

여기 저기 몸이 아프고 서너번 주사를 맞으면 몸이 붓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몸도 무거워요

그리고 항암제를 맞고 1주일 정도 지나면 무기력감도 생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우울하기 쉽상이에요.

 

저 사실 외래 진료실 문 열고 들어오시는 순간, 느낄 수 있어요.

'아, 우리 환자가 마음이 좀 힘드시구나. 우울감이 온 것 같다.'

그래도

'우울하세요?' 쉽게 묻지는 못합니다. 그건 왠지 환자의 프라이버시 같아서요.

그래도 제가 '우울하세요?' 이렇게 묻는다는 건,

제 마음 속으로 꽤 걱정이 될 때 입밖으로 내서 질문을 하는 겁니다.

제가 그 질문을 던지면 환자들이 참고 있던 눈물을 뚝 떨어뜨립니다.

(그래서 우리 진료방에서는 크리넥스 화장지도 준비되어 있죠. 많이 울고 가시니까요)

 

그런 우울감을 떨쳐버릴 수 있는

빵터지는 유머를 개발하고 싶습니다.

 

 

'많이 힘드시죠?'

환자가 대답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럼 저는 처방을 합니다.

'돈 좀 쓰세요. 아끼지 말고 팍팍'

환자가 울다가 빙그레 웃습니다. 팍팍이라는 말에.

'평소에 못가본 럭셔리한 레스토랑도 가서 미친 척 비싼 스테이크도 사 드시구요,

백화점 가서 비싼 브랜드로 옷도 한벌 사세요.

화장품도 좋은 걸로 하나 사서 피부 관리 좀 하시구요.

한번에 오만원 넘는 마사지도 받아보세요.

돈 싸 짊어지고 갈건가요.

좀 없어도 그냥 좀 쓰세요.'

 

남편에게 당부합니다.

'나중에 이사갈 때 냉장고에 갇혀 버림당하지 않을려면

지금 좀 투자하세요.

항암치료 매 싸이클 지날 때마다 목걸이 귀걸이 같은거 좋은 놈으로 하나 선물하세요.

마음 필요없어요. 물질이 최고에요.'

 

환자들은 냉장고에 버릴 거라는 거, 물질이 최고라는 말에 빙그레 웃음 짓습니다.

그런 말 하는 거, 그런 마음 갖는거 너무 속물적이라 우리가 억누르고 사는 마음입니다.

너무 없어보이는 거, 남에게 아쉬운 말 하는 거 그렇게 안하고 살려고 발버둥치는게 우리 자존심입니다.

 

치료받으며 힘든 몸과 마음

자존심마저 잃지 않으려 애쓰는 환자들.

그 마음 미리 헤아려

그냥 좀 뜻 좀 받아주고

그냥 좀 울라고 놔두고

그냥 좀 씩씩하지 않은 모습 보여도 못 본척하고

그냥 생색내지 말고 방청소 설겆이 하면서 일도 좀 덜어주고

그렇게 드러나지 않게 환자 마음을 배려해 줄 때

환자가 빙그레 웃음지으며 힘내서 치료 받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렇게 힘들어 하는 환자들이 많아

저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마음이 너무 많이 쓰여서 초저녁부터 녹초가 됩니다.

의사도 감정노동이 많은 직업인 것 같습니다.

 

 

 

'

 

 

 

 

 

 

  • 정주현 2012.08.29 23:44 신고

    그러셨구나... 어쩐지 오늘 많이 지치고 힘들어뵈서 은근 걱정했어요... 환자들은 힘든 마음 털어놓을때도, 기대보다 좋지않은 소식을 들을때도 늘 쌤께 많이 기대고 의지하는데, 오늘같이 선생님 몸과 맘이 지칠땐 그 짐을 나눠지지 못하는 것 같아서 속상해요ㅜㅜ 은메달 선수는 욕심을 부렸지만, 쌤 말씀대로 최선을 다한 경기에 등수 따지지 않는 마음을 배웠어요... 저와같이 오늘도 많은 환자들이 쌤과 마음을, 감정을 나누고 서로의 기쁨도 슬픔도 나눠 짊어진것을 느낀 하루였을 거예요... 쌤도, 또 우리 환우들도 모두 힘내길 마음깊이 기원해봅니다♥

    1. 이수현 2012.08.30 01:08 신고

      제 마음을 잘 이해해주셨을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전 읽었죠. 주현씨가 마음으로 많이 서운해 하는거... 하지만 마음을 다 잡읍시다. 아직 성적은 좋은 편이에요. 1등 못해도 결승선을 향해 가면 되는거 아닐까요? 저에게 기운을 주시듯, 저도 기운 많이 드리고 싶습니다. 8차 치료 마치고, 제가 커피 한잔 사드릴께요 그동안 많이 얻어먹었는데 말이죠

  • BlogIcon 준서아빠 2012.08.30 00:16 신고

    좋은 말씀이세요.... 저번에 추천해주신 책이 오늘 책상에 도착해 있네요..

    1. 이수현 2012.08.30 01:09 신고

      책을 읽고 이해한다고 그게 다 우리 마음이 되는건 아니지만,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수련합시다. 의사도 환자도 마음 다스리는건 평생의 과제입니다.

  • 준서아빠 2012.08.30 13:23 신고

    점심 시간에 읽다보니 70페이지네요.. 좀 전에 마이티 마우스에 관한 장을 읽었습니다.
    인상적입니다. 언젠가 뇌종양의 T-세포의 임상 (아마도 암센타에서 시행) 을 TV에서 본기억이 있습니다.. 집사람 뇌전이는 아직은 다행히도 콘트롤 되는것 같습니다. 여기 선생님과 잘 상의해서 좋은 결과 있었으면 합니다. 추천책은 물론 그 전에 완독하겠지만요.

    담배를 제가 비우는데 저도 그닥 좋은 남편은 아닌가 보네요...

    참 세브란스 홈피에서 선생님 사진 봤는데 생각대로 밝으신 인상 플러스 미인 이시네요.

    좋은 글 항상 감사히 봅니다.

    PS 블러그 사진은 좀 바꾸심이???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08.30 21:04 신고

      저는 제 블로그 사진이 더 좋습니다 ^^

  • 박은철 2012.08.30 13:58 신고

    교수님 오랬만에 들렀다 갑니다.

    이곳 교수님 블로그에 오면 향긋한 나무향이 전해지는 산책로를 걷는 느낌이랄까요.

    교수님 글을 읽다보면 생명의 오로라가 뭉게 뭉게 피어오르는 느낌이예요.

    전에 교수님과 같이 일하는 직원들은 좋겠다라고 했던말 기억하세요.??

    혹 병원 차리면 연락주세요. 저도 교수님 곁에서 ㅎㅎ

    즐거운 하루 되세요. 교수님 ^^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08.30 21:05 신고

      오랫만에 잊지않고 들러주시고 인사말도 남겨주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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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유방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카테고리의 포스트를 톺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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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얼마전에 소개해 드린 책,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다' 라는 책을 쓴 다비드 세르방 슈레베르 라는 의사가

이 책 쓰기 전에 쓴 '항암 (Anti Cancer)' 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한글 제목을 너무 잘 못 지은것 같습니다. 내용상 암에 대항할 수 있는 우리의 일상적인 실천에 관한 내용입니다.

 

저자는 최초 뇌종양진단 후 15년째 이 책을 썼더군요.

그는 최초 뇌종양진단 후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를 받은 후 완치 판정을 받은 몇년 후 또다시 재발했고 또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를 마친 후 완치되었습니다.

그렇게 15년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 이 책을 썼습니다.

자신이 인지신경학을 전공하는 의사임과 동시에 

암을 진단받고 재발했으며 또 다시 재발할 수도 있는 위험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환자로서의 시간동안

자신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의학적이면서도 일상적인  실천지침을 설명한 책입니다.

 

그는 야망찬 젊은 의사였어요.

정말 최고로 좋은 의학저널에 논문을 내고, 첨단 분야의 선두에서 실험하고 연구하며 소위 잘 나가는 의사였습니다.

의사인 그가 환자가 되어 접한 암 관련 정보들, 치료법, 의사들의 태도에 이르기까지

그가 고민하고 자신을 위해 고민하고

자신의 가치관과 생활습관을 고치는 과정에 대해 어렵지 않게 잘 쓴 책이니

모두들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저 역시도 환자들에게 평소에 강조했던 생활 지침과 유사한 부분도 많지만

제가 잘 모르고 잘못 설명한 부분도 있는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전 뭐든지 먹고 싶은거 다 드시고, 운동 많이 하시라고 권하는 편이었는데요

그가 제시한 통계적 자료의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 보면

평소에 설탕이 많이 들어가 있는 음식이나 흰쌀밥, 흰밀가루음식, 식용유로 요리한 음식들은 삼가하는게 좋겠다는 것이 제가 받은 인상이었습니다. 야채, 과일도 가능하면 비싸지만 유기농으로 드시구요.

이런 음식들을 섭취하면

몸에서 대사되는 과정에 나오는 독성들이 몸에서 배출되지 않고 축적되기도 하고

세포 내부적으로 만성염증이 지속되게 하는 물질들이 분비되어

세포가 죽을 때 죽어야 하는 자연사 과정을 거부하고 영생을 얻으려는 탐욕스러운 세포로 변하게 될 수 있다는 내용을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말기 암환자가 되어 음식 먹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식욕도 별로 없는데 상태에서

몸에 좋은 것만 먹으라고 야채, 채소, 몸에 좋은 맛없는 것들을 강요하는게 스트레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어요. 앞으로 남은 기간이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은 음식을 너무 가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뭐가 되었든 몸이 원하는 걸 드시는게 좋죠. 초콜렛도 먹고 기름진 고기도 드시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렇지 않다면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애쓰는 실천이 중요할 것 같기는 합니다.

먹고 싶은거 왕창 드시라고 했던 거 좀 유보해야할 것 같습니다.

너무 스트레스 받으면서까지 건강식에 집착하시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다만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 존재를 구성한다는 대 명제는 맞는 말입니다.

그리고 먹는 것은 다시 비싸고 좋은걸 먹으면 좋은게 아니라, 우리 삶의 철학, 먹거리는 결국 환경과 생활의 여러 조화스러운 삶에서 기원하는 것이라는 대 명제를 실천하는 과정인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특별히 몸에 좋은 음식을 정해서 그것을 집중적으로 먹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우리 식생활의 패턴을 어떤 방식으로 재구성할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비단 암환자에게 해당된 말이 아니라

죽을 때 죽더라도 사는 동안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한 철학적 제안입니다.

 

그는 의사로서

이렇게 아프고 힘든 경험을 거치면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로서의 삶이 얼마나 복된 것인지를 깨닫고

자기가 추구했던 의사로서의 이미지, 미래도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변화 과정에 더 관심이 있고 저에게 투영되는 바가 많았습니다.

그의 실존적 깨달음을

환자는 환자로서

의사는 의사로서

음미해 보는 것이 좋을 거라는 생각에 이 책을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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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유방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카테고리의 포스트를 톺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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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선생님과 함께

 

지난주에 우리병원 치과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제가 주로 우리 환자 치과 진료를 의뢰드리는 선생님이십니다.

선생님은

치과 환자 중에 유방암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가 많은데

유방암은 전이가 되어도 다른 암보다 생존기간이 길기 때문에 치료기간도 길고

그러다보니 항암치료 기간 중에 치과 시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도 많아서 늘 고민이라고 하셨어요.

시술을 해야 하는데 이 환자가 그 정도의 치과 치료를 견딜 전신 상태가 되는지

항암제 독성이 해결되는 기간을 고려한다면 언제 치과 시술을 하는게 좋은지

지금 치과 시술이 급한지 항암치료가 급한지

그런 걸 판단하기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치과 시술과 치료에 대해서 모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치과 선생님이 권하시는 그 치료를 지금 당장 꼭 해야 하는건지, 안하면 얼마나 환자에게 해가 되는건지 잘 모릅니다.

협진 시스템이 있어서 서로 공식적인 의견교환을 하고는 있지만

사실 서로가 서로의 진료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게 솔직한 현실입니다.

 

제가 조메타나 파노린 같은 뼈전이 환자분들께는 미리 말씀드리죠.

치과 갈일 있으면 저에게 꼭 얘기하세요.

뼈전이로 장기적으로 맞는 이들 주사약의 부작용이 턱뼈에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Osteonecrosis of Jaw 라는 이런 부작용은 드물지만 치명적인 부작용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뼈주사를 맞는 분들은 이렇게 심각한 부작용이 아니더라도 잇몸과 치아 상태를 잘 모니터링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뼈주사를 맞는 분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평소에 살면서 치아관리까지 꼼꼼하게 하면서 사는게 아니기 때문에,

자기 치아나 입안 상태를 모르고 살다가

항암치료를 하면서 잇몸질환이나 충치가 악화되면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간에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치과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도 종종 생깁니다. 환자 진료 스케줄을 고민하면서 항암치료냐 치과치료냐 그런 고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던 중에 우리 병원 치과 선생님을 만나

그런 우리 환자들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협진 시스템을 만들고, 환자 케이스를 같이 논의하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다음주 수요일부터 같이 공부하고,

앞으로 어떻게 우리 환자들을 위해 편리하고도 유용한 시스템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모색해보기로 했어요.

올 하반기에는 치과 치료를 하는 유방암 환자 케이스 분석을 같이 하면서

서로의 분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환자들이 대학병원 진료에서 겪는 불편감을 최소하면서도

항암치료와 치과진료를 잘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보려고 합니다.

 

환자를 위한 Quality care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래서 조금씩 현실을 개선하는 것.

사심없이 환자를 위해 그 모든 것을 오픈하려고 하시는 치과선생님을 만나니 가능한 것 같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 남소연 2012.06.18 23:42 신고

    들려주시는 얘기를 듣고 있자니
    이런 분을 주치의로 두신 환자분이
    부럽습니다.
    힘내세요 선생님.

  • 이희란 2012.06.19 17:55 신고

    선생님~ 저 이희란(5556486)이에요.
    저의 이야기 같아요. 저 윗니가 거의 다 흔들려서 틀니 해야 할 듯 하네요.
    이 나이에 틀니라니. 좀 우울하지만, 건강하게 살아있어서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 있음을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이가 안좋으니 입맛두 없네요. 덕분에 뱃살이 쏘~옥 들어가는 중이에요.
    무더운 날씨에 건강 챙기시고 담주에 뵐께요~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06.20 22:09 신고

      맞아요 희란씨 보면서도 많이 고민했던 주제에요. 꼭 영양가있는 음식으로 잘 챙겨서 보양하세요. 꼭이요. 다음에 만났을 때 너무 살빠져있으면 안되요.

  • 정선미 2012.06.20 08:24 신고

    선생님^^저는 신촌 세브란스 간호사입니다.
    선생님과 전공의때 많이 뵈었었구요. (선생님은 모르셨겠지만 선생님 팬이였습니다. ㅎㅎ)우연히 선생님의 블로그를 알게되어 많이 공감하며 웃고, 때론 눈물도 흘리곤 합니다.

    저도 항상 환자들을 볼때 다학제간 접근이 왜 이렇게 힘이들고 잘 되지 않을까... 많이 안타까운 적이 많았습니다.
    선생님이 환자들의 Quality care 를 위해 이렇게 노력하시는 걸 보니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항상 화이팅 하시구요~!!!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06.20 22:11 신고

      어머, 감사합니다. 다학제간 접근이란게 말이 좋지, 사람이 마음을 합쳐 같이 일하고 뜻을 함께하는건 하늘이 준 선물, 내지는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되는게 정상일지도 몰라요. 그런 현실을 잘 인내하고 자기 갈길을 찾는거, 정말어려운 일입니다. 저도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세미나를 시작했습니다. 세달 정도 공부하고 케이스 분석해서 protocol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격려 감사합니다.

  • 2012.06.20 18:27

    비밀댓글입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06.20 22:12 신고

      힘들면 해열제 먹는 건 상관없는데요, 열이 나면 일단 병원에 와서 피검사를 합니다. 죄송한데 저에게 치료받는 환자분이시면 ID를 알려주세요. (환자분 이름만으로는 다 기억을 못해서요 죄송해요) 집에서 해열제 먹고 견디다가 큰일 나는수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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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에 예민하시군요

이렇게 말하면 살짝 화를 내는 환자들이 있다.

내가 예민하다구요? 저 원래 안 그런 사람인데

 

약에 예민하다는 것은 사실 의학적인 표현은 아니다.

내가 환자에게 약에 예민하다고 말을 할 때는

그 환자가 정서적으로 예민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약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약을 분해하는 효소가 작용하게 되는데

사람마다 그 과정에 차이가 있어서

같은 약을 써도 누구는 잘 대사되지 않고 몸에 오래 남아 독성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누구는 부작용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멀쩡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독성이 효과와 관계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한마디로 그 약에 대해서 나는 그렇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유전적으로 결정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내가 예민하다고 말할 때 그것은 환자가 작은 일에 호들갑을 피우거나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말이 아니므로 너무 속상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자기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비슷한 정도의 상황을 민감하게 느끼니 여러모로 불안하고 불편하다.

그 모든 것이 치료과정에서 생길 수 밖에 없는 일이니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것조차 잘 다스릴 수 있는 치료를 하는게 좋은 의사의 몫이겠지.

 

특정 약의 대사과정에 작용하는 효소가 많은지 적은지, 그래서 약 부작용이 많이 나타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예측할 수 있는 분야의 연구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아직 그런 연구결과를 현실적으로 적용하기에 돈도 너무 많이 들고 그 연구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도 아주 제한적이라 실용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많다.

오늘도 응급실에 온 우리 예민한 환자들, 기운내시길.

내 몸이 그런거니까 속상하지만 잘 견딜 수 밖에 없는 일이니 마음 단단히 잡수시길.

 

  • 2012.06.17 21:03

    비밀댓글입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06.17 21:05 신고

      그래요 그렇게 예민하지 않은 환자도 있어야 제가 좀 숨 좀 쉬죠. 잘 지내시나봐요. 늘 화이팅이에요. 마음속으로 기도합니다!

  • 이수현 2012.06.18 09:58 신고

    한 선생님께서 예민하다는 말보다 민감하다는 표현이 환자들에게는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코멘트를 주셨습니다. 저도 그게 더 좋은거 같아요. 어떻게 표현하든 제 마음은 같은건데, 겉으로 드러나는 대화법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이하영 2012.06.18 11:51 신고

    안녕하세요! 선생님
    암을 치료 했거나 치료중일때 무좀약 먹어도 되나요?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06.18 22:10 신고

      네 근데 무좀약의 liver toxicity 주의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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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 중 고지혈증 관리

 

고지혈증은 체내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혈중에 많이 돌아다니는 상태를 말합니다.

 

대개 살이 찌거나 대사증후군에 걸리면 고지혈증이 발견됩니다

(드물게는 아주 마른 사람이나 오래 굶은 사람에서도 보상성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고지혈증은 영어로 hyperlipidemia 입니다. 즉 혈중에 지질 성분이 많다는 것이죠.

혈중 지질 성분 중 우리가 가장 흔하게 체크하는 성분은 콜레스테롤입니다. 가끔 금식 상태에서 혈액 검사를 하여 중성지방, 그리고 LDL (Low density lipoprotein), HDL (High density lipoprotein) 이런 성분을 체크하는 정밀 검사를 해보기도 합니다. 고지혈증은 대사증후군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고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유발하는 위험요인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항암치료 중에는

먹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운운하며 걱정할 여가가 없습니다.

 

그런데 항암치료가 끝났을 때, 혹은 항암치료 휴지기에는

이런 혈중 지질 성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게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직접적으로 낮추는데 도움이 되는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약을 적극적으로 써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치료 효과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 기전은 아직까지 잘 입증되어 있지 않습니다.

연구 단계에서 여러 가지 가설로 대두되고 있는 수준입니다.

 

수만명을 대상으로 한 역학연구에서, 어떠한 이유로든 스타틴을 먹는 그룹-대개 고지혈증이 있어서 먹었겠죠. 아니면 심장병, 대사증후군 그런 병이 있을 때 먹었을 거구요-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비교해보니 수년의 시간이 지난 후 암 발생율에 있어서 차이가 났다 그런 연구가 꽤 많이 보고되었습니다. 그런 연구의 원래 목적이 스타틴의 암 예방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 아니었는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보니 우연히 그런 결과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된거죠.

 

그래서 실험실에서 암세포를 키워서 스타틴을 줘보니까 암세포가 죽더라, 쥐에 암세포를 찔러서 쥐에 종양을 생성시키고 그 쥐에 스타틴을 투여해보니까 종양이 없어지거나 작아지더라 그런 실험 연구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스타틴의 원래 약물 작용이 콜레스테롤 레벨을 떨어뜨리는 것이기 때문에 피검사를 해서 혈중 콜레스테롤 레벨이 높은 사람은 일단 심장병을 예방하고 고지혈증 치료를 위해 스타틴을 먹으면 됩니다. (암 때문이 아니라요)

스타틴을 먹으면 일부 환자에서 간수치가 오르거나 근육통이 생길 수 있고 최근 보고된 바에 의하면 인지장애가 동반된다는 새로운 약물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1년에 한명 볼까말까한 스티븐 존슨 증후군이 발생하면 목숨을 잃을 위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장질환이나 대사증후군이 있는 환자들은 스타틴이 질환관련 생존율을 유의하게 향상시키기 때문에 부작용에 유의하며 복용하고 있습니다.

 

정작 스타틴이 종양세포의 성장을 억제함으로써 항암제적 효과를 갖는가의 문제는

수많은 기초실험과 임상연구를 통해 입증이 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고지혈증 환자에서 스타틴을 먹는 것은 고지혈증 치료제로 먹어야 하니까 먹는 거지, 고지혈증도 없는데 이 약을 굳이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사실 스타틴의 항 종양효과를 입증하는 박사논문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런 실험 결과가 나오고 또 임상연구를 해 보고,

수많은 반복 연구와 실험이 거듭되면서 정식 학설로 인정이 되던지 반증이 되던지 하겠죠.

(고지혈증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게 아니라 항암제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입증되면 고지혈증이 없어도 먹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여하간 아직 실행하기보다는 연구단계의 학설입니다.)

 

부작용이 아주 없는 약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제가 처방하지 않고 내분비내과 선생님의 진료를 보고 드실 수 있게 협진을 의뢰드리는 편입니다. 관리하면서 경과관찰 하면서 먹어야 하는 약이니까요.

 

특히 유방암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를 마치고 나면 70-80% 의 환자들이 고지혈증이 생깁니다. 그래서 일시적으로 스타틴을 먹는게 필요합니다. 저는 조기유방암 환자들은 완치되어 병없이 살 환자들이기 때문에 고지혈증도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기간 드시지 않아도 됩니다. 혈중 지질 수치를 정기적으로 체크하여 필요한 기간만큼 복용하는게 좋습니다.

 

물론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열심히 운동하고 체중을 3-4kg만 줄여도 고지혈증이 많이 좋아집니다.

무조건적으로 약물 치료를 권하는 것은 아니니 전문가 선생님과 상의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귀찮아 하지 마세요.

 

존 그리샴이 쓴 책 중에 소송사냥꾼이라는 추리 소설이 있는데요,

그 소설을 끌고 가는 모티브가 되는 아이템이 바로 스타틴이라는 약입니다. 이 약제 부작용을 경험하는 환자를 찾아 대형 제약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는 과정을 다룬 블랙 코메디 같은 책입니다. 전 이 책을 보면서 미국 변호사들이 얼마나 많은 소송을 유발하는 직업집단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스타틴에 의해 인지장애를 경험한 환자들의 사례가 이 책에 등장하는 소송 사례와 매우 흡사하여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저도 마치 이런 약물 복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분위기에 편승해서

뭔가 조금이라도 수치에 이상이 있으면 약을 먹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될까봐 두렵습니다. 소위 건강과 질병의 의료화 (medicalization)를 추동하는 세력이 되는건 아닐까?

 

혈압약은 무조건 먹어야 합니다.

고지혈증도 심하면 관리하는 게 좋습니다.

너무 타이트하게 관리하는 것의 유용성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정도의 유연한 주장을 하는 것이니

너무 부담갖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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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 중 혈압 관리

 

사실 항암치료를 받는 것과 혈압을 관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혈압은 혈압조절의 원칙대로 잘 관리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항암치료 때문에 부수적인 약이 많아지니까

혈압약 드시는 걸 부담스러워 하실지 모르겠어요.

우리 나라 사람들은 양악을 계속 먹으면 않좋다는 인식을 갖고 계셔서

혈압이 정상화되면 혈압약을 자체적으로 중단하고 안 드실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혈압약 몇 일 안먹었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지는 현상이 없습니다. 몸도 불편하지 않구요.

혈압이 좀 올라가 있다 하더라도 몸으로 느껴지는게 없거든요.

그래서 환자 스스로 결정하여 자체적으로 복용을 중단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것 같습니다.

 

물론 일부 환자에서는 혈압약을 중단해도 혈압이 낮게 잘 유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대다수의 환자들은 혈압약을 먹고 혈압이 정상화되었다가도 약을 중단하면 1달 전후로 다시 혈압이 오릅니다.

혈압약은 장기간 복용하여도 몸에 부작용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장기간 혈압약을 복용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드문 부작용을 걱정하며 약을 안 먹는 것 보다는

혈압약을 제때 제때 먹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훨씬 더 심각합니다.

그러니까 약에 저항하는 마음을 포기하시고(!) 정기적으로 혈압약을 잘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혈압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심장과 혈관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조절되지 않은 채 오래 시간이 지나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이 일단 발생하고 나면 그때는 정상으로 회복시키거나 손쓰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까 그런 부작용이 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평소에 혈압약 규칙적으로 먹기. 별로 어렵지 않은 실천 아닐까요?

 

수축기 혈압은 120mmHg (젊은 여성은 이 수치보다 훨씬 낮아도 정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완기 혈압은 60-70mmHg 정도로 유지하면 좋겠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이완기 혈압이 더 올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맥박도 분당 100회 미만으로 뛰는게 심장에는 좋습니다.

저는 수축기 혈압이 90-100mmHg 정도이고

맥박은 분당 60회 정도 유지됩니다. 아주 좋은 편이죠. ^^

그만큼 심장이 천천히 뛰고 무리없이 잘 활동한다는 뜻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혈압과 맥박관리를 위해서 제가 하는 일은 걷기, 등산 정도입니다. 걷기나 등산은 그 자체로 살을 빼는데 도움이 되거나 운동량 자체가 많은 활동은 아닙니다. 그러나 적절한 수준으로 심박출량을 증가시키고 혈관의 유연성을 증가시기 때문에 혈압 등 생체리듬 조절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혈압은 잴 때마다 매번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화이트가운 신드롬이라고, 병원에 와서 혈압을 재면 긴장이 되어 평소보다 혈압이 높게 체크되는 현상도 있습니다.

그만큼 혈압은 기분이나 순간의 활동량 등에 영향을 받아 쉽게 변하는 수치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경향이죠. 혈압이 낮게 유지되는 경향성이 좋습니다.

병원에 오면 10분 정도를 편안히 앉아 휴식을 취하고 안정된 상태에서 혈압을 재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별 말씀 안드려도

외래 진료 전에 항상 혈압을 재서

그 종이를 저에게 보여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차트에 기록을 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저는 혈당이나 혈압관리 등 일반적인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제가 이런 수치들을 확인한다 하더라도 제대로 진료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적절한 검사나 치료방법의 전환을 위해서는 이쪽 분야의 전문가 선생님을 연결해 드리거나, 사시는 곳 인근의 병의원을 이용하시는게 좋습니다.

 

지금

암 치료하기도 바쁜데

뭐 이렇게 까다롭고 조절할게 많으냐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내 몸을 제대로 정비하여 더 건강한 삶을 유지하자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셔요.

 

혈압조절에는 특별한 예외조항이 없습니다.

혈압약 드시고 잘 조절합시다!

 

 

  • 엄재선 2012.05.06 22:21 신고

    ‎'높은 혈압 -> 수축기 혈압, 낮은 혈압 -> 이완기 혈압'으로 고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높은 혈압 -> 고혈압, 낮은 혈압 -> 저혈압'으로 오인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머지는 아주 훌륭합니다. : )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05.06 22:26 신고

      선생님, 지적하신대로 고쳤습니다. 무료로 감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나중에 커피 한잔 대접할께요. 언제 시간나실때 혈관의 distensibility를 향상시키기 위해 등산 같이 가셔요

    2. 엄재선 2012.05.06 22:41 신고

      안산 말이죠? 좋습니다. 나중에 사주실 커피도 미리 감사드립니다.

    3.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05.06 22:50 신고

      토요일 점심시간 혹은 일요일 병원에 나오시면 일요일 점심시간 어떨까요? 언제건 여유있으시면 연락주셔요 메일이나 전화하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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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 중 혈당 관리

 

항암치료 중에는 사실 혈당 관리가 잘 안됩니다.

항구토제로 많이 쓰는 스테로이드가 혈당을 올립니다.

그럴 때는 먹는 당뇨약으로 조절이 잘 안되서 인슐린을 쓰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당뇨전 단계에 있었던 환자들은 항암치료를 하는 동안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서 당뇨를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는 원래 당뇨가 없었는데 항암치료 때문에 당뇨가 생겼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아마도 당뇨 전단계 상태에 있다가 당뇨로 진행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원래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당이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그래서 부부싸움하고 나면 혈당이 300 이상에서 더 이상 안 떨어지는 경우도 있죠)

암을 진단받는다는 것, 항암치료를 한다는 것, 또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견뎌야 하는 것 이 모든 요인들이 스트레스로 작용하기 때문에 혈당이 올라가기 쉬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항암치료를 반복적으로 받는 환자 가운데

먹는 약으로 더 이상 혈당이 조절되지 않아 인슐린으로 바꿔서 주사로 혈당을 조절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종양내과 의사들은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가 지금 혈당이 문제인가, 병이 잘 낫는게 중요하지 그런 생각을 주로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혈당 조절에 신경을 덜 쓰게 됩니다. 환자에게도 이런 부분을 잘 설명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혈당에 신경쓰는 환자가 있으면

지금 그런 것에 신경쓰지 말고

뭐가 되었든 열심히 잘 먹어야 한다고, 혈당이 오르는 것은 일시적인 것이니 스트레스 받지 말고 일단 드시라고 말합니다. 저도 그렇구요. 혈당이라는게 한두달 조절 안된다고 큰일 나는거 아니니까 일단 항암치료에 집중하자고 말이죠.

이왕이면 탄수화물보다 단백질 섭취에 좀더 신경쓰면 도움이 될거에요.

 

원칙적으로

혈당은 가능한 철저하게,

지켜야 하는 원칙을 지킬 수 있는 만큼 잘 지켜서 적정 범위 내에서 조절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암환자이면서도 장기 생존자가 점점 증가하고,

완치가 되더라도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예전에는 별로 부각되지 않았던 만성질환-당뇨, 고혈압 등-을 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특히 당뇨는 잘 조절되지 않은 상태로 시간이 오래 가면 당뇨병에 의한 망막증, 신장질환, 심장질환 등의 만성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으니 평생 잘 관리해야 하는 질환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정기간 항암제를 맞는 분들, 즉 수술 전, 수술 후 정해진 기간 동안만 항암치료를 하면 되는 분들에게는 항암치료 기간 중에는 혈당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항암제 부작용 관리를 잘 하고 잘 먹고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치료가 끝나갈 무렵 내분비내과로 협진하여 혈당관리를 본격적으로 하실 수 있도록 설명을 드립니다. 이때는 필요하면 단기적으로 인슐린으로 전환하여 타이트하게 혈당을 조절하는게 유리한 환자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당뇨 환자들에 대해서는

지금 병이 잘 조절되어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는 분들이라면

혈당관리도 같이 주의를 기울여 진료합니다. 내분비내과 협진도 적극적으로 설명합니다. (대학병원에서 다른 과 진료 한번 더 보는게 얼마나 성가신 일인지 알지만, 그래도 필요하니까 설명을 드립니다)

병이 잘 조절되지 않고 있다면 일단 혈당조절은 뒤로 미뤄 놓습니다.

일단 암의 상태를 잘 컨트롤 하는게 우선이 되겠죠. 구토하면 많이 힘들어서 치료를 받고 싶지 않아집니다. 그래서 스테로이드도 적극적으로 쓰게 됩니다.

 

암 하나만 생각하며 치료하는 것도 힘든데

이것 저것 생각할게 많아지니 마음에 부담이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할 수 있는게 있을 때 최선을 다해 노력합시다.

그렇게 할 수 있는게 있다는게 소중한 때도 있습니다.

 

 

 

 

참조

 

인슐린 주사를 맞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환자분들께

 

인슐린을 주사로 맞으면 음식을 먹는 동안에도 췌장이 쉴 수 있습니다.

굳이 췌장이 일을 하지 않아도 외부에서 공급되는 인슐린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몸에 해로운 것이 아닙니다인슐린 주사를 맞게 되면 환자들이 거부감도 많고 이대로 나는 인슐린을 맞아야 하는 당뇨환자가 되나보다 두려워 하시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항암치료 기간에는 어쩌면 혈당 조절이 용이로운 인슐린을 이용하여 드시고 싶은대로 드시고 그때그때 인슐린 주사를 맞으면서 혈당을 조절하여 자유롭게 음식을 드시면서 지내는게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인슐린은 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저혈당의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음식을 제대로 먹지 않고 인슐린을 맞으면 안됩니다. 자신의 식생활과 인슐린 투여방법에 대해 교육을 잘 받는게 필요하겠습니다.

또 항암제 종류 중에는 백혈구 수치를 많이 떨어뜨리는 항암제가 있는데, 이런 항암제를 맞는 기간 중 일정 기간 동안 백혈구가 떨어져 있어서 주사를 맞는 곳에 쉽게 염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바늘관리도 잘 하고 주사를 맞는 부위도 잘 소독하고 관찰하면서 인슐린 주사를 놔야 합니다.

필요한 기간 만큼 인슐린을 맞을 수도 있고

인슐린을 맞는 것이 몸에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쪼록 나에게 도움이 되는 치료라면 너무 거부감을 갖지 말고 잘 실천했으면 합니다.

교육도 잘 받구요.

 

 

  • 2012.05.05 22:12

    비밀댓글입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05.05 22:51 신고

      자꾸 혈당이 떨어지는 건 당뇨랑은 다른 건데... 또 혈압이 떨어지면서 혈당도 같이 떨어지는건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공부 좀 해볼께요. 환자들이 저에게 공부를 많이 시키죠. 일단은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하셔서 적절한 영양관리를 잘 하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단걸로 말고 단백질로요. 혈압은 높은 혈압이 80-90 사이면 될거 같은데요.

  • 2012.05.06 10:47

    비밀댓글입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05.06 10:50 신고

      맞아요 먹는게 큰 일입니다. 아주 고역일 때도 있죠.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go go!

  • 캐나다에서 2012.05.08 08:00 신고

    저희 친정엄마가 유방암1기로 수술후 항암2번 끝나고 다음엔 허셉틴치료한다고 했습니다. 6년전 제가 유방암수술 받고 잊을만 하니 엄마가 그래서 너무나 속쌍합니다. 3월에 엄마 병간호로 한달간 한국에 다니러 가서 선생님 뵙고 캐나다에 돌아왔습니다.3월28일 유전자검사를 했는데 결과가 한달이 걸린다고 하셔서 저희 엄마께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어서 메일 보냅니다. 제가 딸이 둘이나 있어 너무나 걱정되고 무서운 마음이 듭니다.
    BRCA1,2 결과가 어떤지요 환자명 강선득(1497378)저희 엄마 치료 잘 부탁드리고요 희망을 주십시요 선생님께서 자상하시고 좋으시다고 엄마가 얘기 합니다

    1. 이수현 2012.05.09 19:01 신고

      유전성 유방암에 해당하는 BRCA 1,2 유전자 검사결과는 평균 1달정도가 소요되고 본원이 아닌 외부업체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결과 통보가 늦었습니다. 결과는 음성으로 일단 유전성 유방암은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머니는 생각보다 잘 견디고 계셔서 내심 다음 번 외래 때 보고 앞으로 2번 정도 더 항암치료 해볼까 하는 계획도 있습니다. 그 여부는 어머니 상태와 독성평가, 의견을 듣고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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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 전 치과치료

 

항암치료를 받을 예정이라면

그 전에 자신에게 치과 진료가 필요한건 아닌지 스스로 점검해 보세요.

 

우리 구강 내에서는 정상적으로 균이 많습니다. 우리와 함께 사는 균들이에요.

그런데 항암치료를 받게 되면 우리 몸의 면역성이 평소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그런 균들에게 우리가 밀립니다. 그래서 구강 내 점막에 구내염도 잘 생기고, 평소 잇몸이 약했던 분들은 잇몸 질환도 재발하고, 살짝 충치가 있었던 분들은 충치 때문에 열도 나고 그럴 수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항암치료 기간이면 누구나 가글을 열심히 하시는게 필요하다고 설명하지만, 사실 하루에 4-6회 정도의 가글을 꼬박꼬박 챙겨서 한다는 것은 보통 열심한 노력이 아니면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또 어떤 분들은 가글 자체에 구역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어서 열심히 못하시더라구요.  가글에도 종류가 여러가지가 있으니 종류별로 시도해보시라고 말씀드리지만, 제가 평소에 그런 교육까지 열심히 못하고 있네요. 환자가 치료기간 중 자신의 안전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가 가글이니까 가능한 최선을 다해 실천해 주세요.

 

여하간

수술 전/후 항암치료 횟수가 제한된 사람이든

전이성 유방암으로 당분간 항암치료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사람이든 누구든 간에

항암치료를 받기로 계획된 사람들 중

평소 치아 상태가 좋지 않았거나 충치가 있다고 알고 있거나 잇몸 질환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미리 치과 진료를 받는게 좋습니다.

항암치료 중에 치과적인 문제로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사소한 염증이 잘 낫지 않고 악화되거나, 입안이 불편하니까 음식도 잘 못드시고, 호중구 감소기간과 겹치면 열도 나고 고생도 많이 하면서 치료는 치료대로 지연되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 치과 선생님 진료를 보고  필요한 경우 치료 전 스켈링을 한번 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미리 점검하는 차원에서 하는 치과 진료는 꼭 항암치료를 하는 큰 병원에서 받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동네 치과병원에 가셔서 항암치료 예정인데 미리 구강 상태를 점검하고 싶다고 말씀하시면 됩니다.

 

항암제가 아니라 표적치료제 허셉틴이나 항호르몬제를 드시는 분들은

상관이 없습니다.

이런 약제들은 면역성을 많이 떨어뜨리지 않아요.

그러니까 필요할 때 치과 가셔서 본인에게 필요한 조치를 다 받으시면 됩니다.

다른 사람들과 똑 같이요.

 

실은

엊그제 호르몬 치료 중이신 한 전이성 유방암 환자분이

치통이 심해서 치과를 가야 하는데

그냥 가도 되는지 문의하시려고 우리 병원에 오셨는데

제 진료도 없고 저는 외부일로 병원을 비운터라 못 만나고 가셨어요.

거동도 편치 않으신 분인데

미리 그런 정보를 알려드리지 못해서 죄송했습니다.

 

 

 

또 한가지

뼈 전이가 있는 분들은

제가 조메타나 파노린 같은 뼈주사를 같이 드리는데요.

유방암 뼈전이 환자에서 이들 약제의 효과나 이점이 많은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장기적으로 투여할 경우 잇몸의 뼈에 염증이 생기는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잘 낫지 않아요. 그러니까 조메타나 파노린 맞는 분들은 최초 투여 전에 치과를 한번 보는게 좋습니다. 또 치료 중간에 치과적 문제가 생기면 저에게 꼭 얘기해주셔야 해요. 미리 투약을 중단하고 휴지기를 가진 후 치과적 시술을 받는게 안전할 수 있습니다.

 

챙길거 미리 미리 잘 챙겨서 힘들지 않게 치료받읍시다!

 

 

 

 

 

  • 정주현 2012.05.01 20:06 신고

    항암주사 맞으니까 정말 하루가 다르게 몸 곳곳에서 기묘한 징후가 일어나더라구요.. 잇몸에서 피나는 정도는 애교인듯도 하게 느껴질만큼. 전 탁소텔+허셉틴 중이라 다른 분들보다는 수월하다고는 말씀하셨는데, 얼굴부터 머리까지 여드름같은게 잔뜩나고, 피부가 군데군데 간지럽고 붓기 시작했어요TT
    간지러움 없앨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쌤 저는 내원해야 할까요, 아님 동네병원서 해결할수 있는 문제인가요?

    1. 이수현 2012.05.01 20:51 신고

      탁소텔 때문에 피부 부작용이 종종 생길 수 있습니다. 집이 멀면 동네 피부과에 가셔서 항암치료 시작했고 탁소텔 맞았다고 말씀하시면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을 주실 거에요. 먹는 약 몇일 그리고 바르는 연고. 그렇게 2-3일 정도 치료하면 좋아집니다. 집이 병원에서 가까우면 내일 병원에 오세요 12시쯤 오셔서 유방암 클리닉에서 당일접수하시면 됩니다. 미리 전화하고 오셔도 되요 02-2228-5661 이 제 외래 방입니다. 너무 걱정마시구요. 성가신 문제가 생긴거니까 빨리 해결하면 됩니다.

    2. 정주현 2012.05.01 21:46 신고

      네, 선생님 감사해요^^ 내일 외래로 가겠습니당~!

  • 청사초롱 2012.05.01 21:10 신고

    조메타와 파노린 효능이 같은 주사인가요

    왠지 조메타가 더 효과가 좋은 것같아서요

    1. 이수현 2012.05.01 23:24 신고

      네 맞아요 조메타가 더 약효가 강합니다. 그런데 보험기준이 까다로와요. 저는 보험기준대로 씁니다.

  • 2012.05.02 17:30

    비밀댓글입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05.04 07:09 신고

      실물이 더 낫다는, 드문 comment를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수술 이후 치료에 대해서는 원래 그 책에 나온 임상연구를 설명드리고 하려고 했는데 그 연구는 종료되어서 일단 option은 아닙니다. 외래 때 나머지는 설명드릴께요. 계속 룰루랄라 잘 지내세요!

  • 2012.05.10 18:06

    비밀댓글입니다

    1. BlogIcon 이수현 슬기엄마 2012.05.10 20:18 신고

      우리병원에서 받는게 좋을거 같은데 월요일까지 기다리기 어려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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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두하는 삶

그러나

 

외래 오는 날이 비슷한 환자들끼리 친해집니다.

유방암 클리닉에 와서 저를 처음 만나시는 분들은 대부분 항암치료를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병원이 너무 두렵고

항암제도 너무 무섭고

의사도 간호사도 너무 낯설어서

입을 꼭 다물고 마음의 문을 꼭 걸어 잠근 채

긴장된 마음으로 외래에 오시지만

시간이 흐르고

큰 일없이 치료가 진행되면서

같은 날 외래를 보는 환자들끼리 진료를 기다리면서 말문을 틉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병기도 알게 되고 서로의 치료 진행 상황도 알게 되면서

서로의 병에 대해, 서로의 형편에 공감하게 되면서 친해집니다.

그래서 많은 정보를 공유합니다.

누가 치료 중 갑작스럽게 입원이라도 하게 될라치면

외래에 왔다가 입원한 동료를 찾아 위로방문도 하고 기도도 해주고

그렇게 치료 동맹관계를 맺게 됩니다.

그래서 때론 의사보다 치료 동기가 더 힘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걱정도 많아집니다.

제가 외래를 보다 보면

순서대로 몇 명이 저에게 우르르 비슷한 질문을 하실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마음 속으로 , 오늘 진료 대기 중에 무슨 얘기들을 하고 계셨구나알게 됩니다.

저도

때론 자세히, 자상하게 설명하기도 하고

때론 쓸데없는 고민 그만하라고 윽박지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는 걱정 중에 많은 것은

실재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걱정이 95%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이성의 힘을 빌어, 감성의 압도적인 힘에 굴복하여 매일 걱정을 하고 삽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물론 그런 걱정이 현실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평소에 걱정을 너무 많이 하고 지내면, 가능한 해결책이 있는데도, 지레짐작으로 과도한 공포에 사로잡히고 쉽게 절망해버리기 쉽습니다.

 

치료를 시작하시는 분들

치료를 유지하고 계시는 분들

때론 병이 나빠져서 절망하시는 분들

우리 환자분들 모두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쉽게 그런 여러분을 말한마디로 위로하거나 아무 일 없을거라고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그러한 걱정과 불안한 마음, 그 마음 모두 우리가 끌어안고 가야 하는 운명의 짐입니다.

불안하지만 지금을 잘 살아야 하는게 우리의 운명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가 최선을 다하는 것, 열심히 현실을 사는 것, 후회없는 삶을 사는 것은

꼭 미리 걱정을 많이 한다고, 미리 대비를 많이 한다고 성취할 수 있는 과제들이 아닙니다.

오히려 때로는 그런 걱정을 놓아버리는 것, 근거는 없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성취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지금의 현실에 집중하고 문제에 몰두하는 것으로만 집중하지 마시고

오늘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사소한 웃음과 즐거움을 즐길 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제는 저희 종양내과 치프 레지던트 선생님이 성당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첫영성체를 모시는 그 녀석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 한방울이 뚝.

 

나의 외로움을

나의 걱정을

나의 메마른 영혼을

하느님이 채워주셨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 들었나 봅니다.

 

병이 나빠졌다는 소식을 전할 때

그런 환자를 한명 한명 만날 때마다 제 마음도, 제 영혼도 숨죽여 눈물 흘립니다.

그래서 저도 많이 지쳤나 봅니다. 암환자를 진료하기에 제가 너무 많이 부족합니다.

 

우리는 서로 너무 많이 부족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부족함을 극복하기 위해 너무 몰두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렇게 부족함에 눈물흘리고 힘들어하는 것이 나약한 인간의 본질이니까.

그런 부족한 나를 인정하고 부족함을 극복하기 위해 너무 애쓰지 않고 너무 걱정하지 않고

그냥 살려고 합니다.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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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에서 이런 증상이 초래될까요?

 

거의 모든 활동에서 흥미 저하

체중감소 또는 증가

불편 또는 수면과다

정신운동성 초조 또는 지체

피로 또는 에너지 상실

사고 능력 또는 집중력의 저하

반복적인 죽음에 대한 생각, 자살시도, 계획

 

바로 우울증이래요.

 

오늘 저녁에 집담회가 있어서 넋놓코 무심결에 강의를 듣는데

, 이거 내 얘기 하는거 아닌가?.

마지막 항목 빼고는 다 해당되네!

하면서 듣고 있었어요.

이런 증상은 우울증에 해당하는 증상이래요.

ㅜㅜ

 

우울한 기분과 우울증은 다른 건데

살다보면 기분이 나쁘고 슬픈 상태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감정인데

우울한 기분은 다시 회복되어 정상 범위 안의 무드로 돌아올 수 있는 것에 비해

우울증은 저절로 정상범위 내로 회복되지 않고 일상 생활에서 자신의 원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만드는 특징을 가고 있어 일시적인 우울한 기분과 구분이 되는 거래요.

 

우울증이 있으면

스트레스 등의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원인에 비해 지나친 정도로 반응하고

대처 능력이 떨어지며

그로 인한 생활력도 떨어지게 된대요.

단지 스쳐 지나가는 슬픈 기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서

슬픈 감정만이 아니라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것이 수면장애나 무의욕.

 

그래서 종양내과 의사는

환자들에게

기분이 우울하세요?

의욕이 없으신가요?

잠은 제대로 주무세요?

암환자를 진료할 때는 이런 질문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군요.

 

전 평소에 환자들의 표정과 안색을 읽고

이런 질문을 열심히 하는 편이라고 생각해서

내심 흐뭇했어요. ^^

또한 환자들도 비교적 저에게 솔직하게 얘기하는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정신과 진료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설명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인식 속에 편견이 덜하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구요.

 

그래 내가 기본은 하고 있구나뿌듯해 하는데

 

한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네요.

진료 시간에 의사들이 환자에게 딱딱하게 굴고

컴퓨터 화면만 쳐다 보면서 병과 약 얘기만 하지 환자들의 마음을 묻고 환자들이 답답한 점을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는다는 비판에 대해

환자들이 의사들에게 마음을 열고 물고가 터지듯 이런 얘기를 할까봐 걱정이라는 농담을 하셨어요. 우리 진료시간이 너무 짧으니까요.

 

저의 외래 환자들도

외래 시간이 지연되면 제 풀에 꺾여

하시고 싶은 말씀, 묻고 싶은 질문이 있어도

그냥 마음을 접고 검사결과 듣고 약 처방받고 돌아가시고 있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좀 더 신경써서

환자가 병원에 오면

보다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진료시간에 의사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우울한 마음이 드는 거

의욕이 없는 거

피곤한데 잠을 잘 못자겠는 거

그런 문제 외래 때 꼭 얘기해주세요.

시간 많이 걸려도

외래 시간이 지연되어도

상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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