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3 - Restart from 2016/독서일기 검색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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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1.05 - 이수현 슬기엄마

    Kitchen Table Wis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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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6.25 - 이수현 슬기엄마

    여성의사로 살아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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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선물을 받았다.

자기가 읽고 감동받았다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며 나에게 추천해 주는 선물이다.

내 처지를 이해하고

나를 위하는 마음으로

시간과 돈과 노력과 마음을 투자하여 보내준 선물.

노연경 선생님, 고맙습니다.

 

원제는 Kitchen Table Wisdom.

부엌의 테이블에 둘러 앉아 나누는 삶의 지혜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번역에 그 느낌이 살지 않는지, 류해욱 신부는 고 장영희 교수의 글 제목 중에서 하나를 인용하여 책 이름을 부여하였다.

 

  

 

2005년에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되었고

2010년 5쇄를 넘겼으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어 읽히고 있는 스테디 셀러인것 같다.

 

15세에 크론병을 진단받고 수차례의 장폐색과 치료 합병증으로 고생하며 살았던 레이첼 레멘.

그녀는 여자 의사 자체가 드물던 1960년대 미국 대학병원에서

소아과 의사로 일하기 시작하였고,

최근 이십년 사이에는 암환자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녀가 암환자와의 상담을 통해 배운

생의 아름다움과 진리, 그리고 상처의 치유에 관한 이야기 52편이 소개되어 있다.

굳이 나의 능력으로 그 내용을 요약해서 옮기면 그 감동이 진부해질까 무섭다.

 

그녀는

환자가 자신의 영혼을 잠식하고 있는 상처를 털어놓는 과정을 통해,

병에 짓눌린 몸이 가벼워지고

생의 어떤 순간에서도 존재의 의미를 찾고 삶의 감동을 느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의과대학 시절, 의사생활을 하던 시절을 회고하며

의사들이

왜 환자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는지

왜 그들의 목소리를 왜면하게 되었는지

자신의 깨달음을 고백한다.

 

자신이 진정한 의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 상처를 드러내고 치유과정을 공개하는 환자들 덕분이었음을,

그녀 자신도 숨기고 있었던 자신의 상처들이 환자들의 도움으로 치유되고 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아픈 인간을 치유하기 위해서

의사가 어떤 마음으로 돌아가야 하는지 충고한다.

암환자는 몸에 난 상처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으로 가장 힘든 사람이라는 것을 진심으로 이해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처음 이 책의 번역은 고 장영희 교수에게 의뢰되었다. 그녀가 유방암 척추 전이를 진단받은 무렵이다.

그녀는 류해욱 신부에게 대신 번역을 의뢰하였다.

류해욱 신부는 척추로 전이된 암을 치료받는 장영희 교수에게 매일 이메일로 번역한 부분을 보내주었다. 재발로 인해 몸과 마음의 상처가 깊었을 장영희 교수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장영희 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자신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이 책은 저의 병원생활 2개월 동안 어두운 병실을 밝혀준 촛불과 같았고, 앞으로도 외롭고 슬픈 사람에게 빛을 주리라 믿습니다"

 

의과대학 학생들, 그리고 수많은 환자를 대면하며 마음이 까칠해져가는 전공의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또한 일상에서 자신의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애쓰며 살아가는 우리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그 누구도 치유될 수 있을 것 같다. 꽤 오랫동안 곪아버린 내 마음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책에서 소개되는 수많은 환자의 사례들.

그것보다 훨씬 더한 인생역정과 사연을 품은 채

치료를 받으며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로 내가 매일 외래 진료실에서 만나는 나의 환자들이다.

나 또한 가끔 어렴풋이 그들의 고단한 삶을 훔쳐본다.

미쳐 더 묻지 않는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내가 그들의 이야기에 좀 더 귀를 기울일 수 있기를 바란다.

환자의 몸만을, 병만을 보지 않고, 아픈 마음도 읽을 수 있는 의사가 될 수 있기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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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사로 살아간다는 것 여성의사로 살아간다는 것

 

아주 사적인 문제부터

 

결혼이나 임신은 언제 하는 것이 좋은가, 양육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은가, 아줌마를 고용할 때는 어디서 정보를 얻는 것이 좋은가. ‘여성의사로서 남편은 어떤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은가,, ‘여성의사로서 이런 문제를 상의할 여성의사나 혹은 동료 남자의사를 만나기 쉽지 않다. 여성 의사로서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며 성공적인 삶을 위한 경력을 쌓는 과정에서 이런 사적인 속내를 드러내 동료들이나 직장 상사와 상의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것은 왠지 약점을 드러내는 것 같다. 그러나 사적인 것처럼 보이는 이런 문제들은 여성의사의 일상, 생존, 직업의 유지를 위해 매우 근원적인 이슈들이기도 하다. 많은 여성의사들은 나보다 더 앞선 시대를 살아온 선배여성의사 멘토가 별로 없다. 친정엄마가 여자 형제들과 상의하면서 이런 사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아주 공적인 영역에 이르기까지

 

여성의사로서 무슨 과를 하는 것이 좋은가, ‘여성의사이기 때문에 꺼려하는 과를 선택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하나, 학계에 남거나 직위를 유지하려면 어떤 자원을 동원해야 하는가, 개업을 하여 성공하려면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인정받을 수 있는가, ‘여성의사로서 성공적으로 의사 환자 관계를 맺으려면 어떤 노하우가 필요한가, 여전히 여성의사에게 존재하는 유리천장을 어떻게 깨부수고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공적인 문제들은 의사로서의 정체성과 전망에 관한 것들을 포함한다. 거기에 여성의사이기 때문에 추가로 고민해야 할 것들이 추가된다.

 

공부 잘하고 똑똑하고 집에서도 충분히 후원을 받으며 의과대학에 입학하고 졸업하기까지 어쩌면 이 기간 동안에는 내가 여자라는 이유로 이러한 문제들에 직접적으로 직면할 상황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병동실습기간 동안 병원생활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때 어렴풋이 고민하는 계기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의대를 다니는 모두의 바램은 우수한 졸업성적. 이를 성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좋은 성적을 거두었건만 그 이후로의 삶이 녹녹하지 않은 것이 여성의사로 살아간다는 것’.

 

이 책은 여성의사로 살아간다는 것을 삶의 여정을 기술하듯이, 단계별로, 주제별로 분류하고, 다양한 통계와 연구문헌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특정 주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보모를 고용할 때 계약서에는 어떤 내용을 포함하는 것이 필요한가, 학계의 여성 의사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아마도 수많은 선배 여성의사들이 나름의 노하우로 유리천장을 깨부수고 지금의 지위와 역할을 유지해 오셨을 것이다. 한국의 상황에서는 좀더 어려웠을 것이라는 상상이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들의 고민과 정보들이 전달될 길이 없었다. 아직 한국 사회에서는 이런 문제를 가지고 모여 토론할 필요가 있다는 것, 토론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높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은 12명의 여성 의사들이 공동필진으로 참여하고 세명의 여성의사가 엮은 책으로 발간되었으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박경아, 이유미 교수가 번역한 책으로 우리에게 소개되었다.

책을 읽다보면 여성의사의 전형이 머리에 그려진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다를 바 없는 여성의사들의 삶과 고민, 여자로서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이 남자의사들과는 다른 문제를 겪으며 살아가는 과정은 마찬가지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이미 여자의사로 살아가는 의사들에게, 아직 의사가 되지 않은 의대생에게, 이 책을 통해 여의사로서 우리들의 삶을 조금 더 쉽게 조망할 수 있기를 바라는 역자들의 마음이 전해진다.

 

가이드라인은 가이드라인일 뿐, 모든 상황에 다 적용되지는 않는다. 누구나 개별적인 특수성과 처한 환경에 차이가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어느 지평에 서 있는 지를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이 책은 여성의사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구체적이고 쪼잔한 것까지도 논평하며 현실을 분석하고 이를 비평한 훌륭한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구절, 종소리와 상처.

아마 지금의 내 처지와 심정을 잘 표상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또한 여성의사로 살아가는 미래의 어느 시점, 나는 이 책의 다른 문구에서 도움을 받고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종소리와 상처

수련 기간 동안 끊임없이 나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부적절한 평가와 교묘한 불공평함으로 공격을 받는 데 소비해야만 했다. 표면적으로는 나 자신에게 별 것 아니야라고 타일렀다. 이러한 조그만 사건들은 나의 자존심에 울리는 종소리였다. 여러 번 종소리를 겪고 난 후 또 다른 별 것 아닌평가나 행동으로 시작된 상처가 나타났다. 상처가 나타나면 감정이 억제되지 않아 분노가 일고 눈물이 났다. 최근에는 대부분 종소리의 가해자는 늘 모두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내 부적절한 반응에 혼란스러워한다.

나는 종소리가 날 때마다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거나 또는 그대로 흘러가게 했다. 나는 내가 지나치게 민감한 것이 아닌지 스스로에게 묻곤 했다. 그리고 일을 지원해주는 환경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새 길을 개척하는 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이지만, 길을 가던 중에 정다운 마을에서는 멈춰 설 줄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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