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주치의일기

나의 주말

슬기엄마 2012. 11. 17. 00:51

 

오늘은 대한암학회가 있었습니다.

올해는 프로그램이 좋아서 그런지 참가자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학회가 열리는 발표장이 꽉 차서 서서 듣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자기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사람

최신 지견을 공부해서 발표하는 사람

강의를 듣고 질문하는 사람

내과,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신경외과 등 암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  여러 기초분야 연구자 등 암을 연구하고 진료하는 사람들이 다 모인 것 같습니다. 한동안 국내 학회가 시들해지는 분위기였는데 오늘 열기는 대단했습니다.

 

학회를 가면

강의를 듣고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슷한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아직

연구해서 발표할만한 변변한 과제도 없고

그저 배우고 따라가기에 급급한 신참인 것 같습니다.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도

내가 가진게 좀 있어야 할 수 있는 건데...

나도 언제까지나 신참이 아닌데...

마음 속으로 내심 조급함도 생깁니다.

 

임상의사는 매일 환자를 진료하며 좋은 치료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또 환자가 힘들어하지 않고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나 대학병원 의사는 그렇게 진료에 국한되지 않고 연구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동의합니다.

좋은 연구는

책상앞에서 얻어진 자기만의 아이디어로 완성되지 않고

비슷한 관심을 같은 연구자들이 모여 협력할 때 진정으로 의미있는 연구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너지를 얻을 수 없다면 국제경쟁력도 없고, 환자 진료의 신기원을 이룰 수 있는 의미있는 연구가 되기도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개인 의사에게 요구되는 것은 많은데

내가 가진 능력의 한계가 눈에 뻔하게 보이니

좀 위축이 됩니다.

몸이 열개라도 하루가 48시간이라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위축된 나의 자아를 위로하고

밀어둔 논문을 쓰면서 보내려고 합니다.

증상이 해결되지 않아 힘들어 하는 환자들의 차트를 보면서 해결방안도 찾아봐야 겠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우리 레지던트 선생님 밥도 한끼 사줘야 겠습니다.

나랑 같이 논문을 쓰는 레지던트들에게도 연락을 해서 상황을 점검해봐야 겠습니다.

 

주말도

주중 못지 않게 바쁠 거 같습니다.

 

그래도 내가 가진 일말의 능력으로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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