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유방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환자들이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 5가지

슬기엄마 2012. 3. 4. 21:38

 

아래 빨간 글씨는

네이버에 인용된
코메디닷컴이라는 싸이트의 기사에서 가지고 왔음을 밝힙니다.

의사에게도 의무가 있듯이 권리가 있고
환자에게도 권리가 있듯이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니 환자 여러분,
제가 의사의 권리로 말씀드리니, 환자의 의무를 다합시다!


◆ 자신이 읽은 모든 것을 믿는다.

모든 의사들은 환자들이 스스로 관련 연구를 많이 찾고 정보도 잘 챙겨오는 것을 고마워하지만, 온라인에서 찾는 모든 정보가 정확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자신의 증상에 대해 구글 검색만 하다보면 오해할 수도 있고, 자신에게는 맞지 않는 무서운 내용에 집중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진단을 받고 나면 환자와 가족들은 엄청나게 인터넷 검색을 합니다. 시간만 나면 인터넷에 붙어앉아 있습니다. 아예 공책을 사서 적고 스크랩을 만드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도 인터넷 검색을 종종 하지만,
사실 인터넷에서 자기가 딱 원하는 그 정보를 찾기란 바닷가 모래밭에서 바늘찾기와 비슷합니다.
언저리 지식 속에서 마음 상하고 시간 뺏기고 기운 뺏깁니다. '카더라' 통신이 많습니다.
더 위험한 것은 그렇게 인터넷에서 얻은 조각조각의 지식을 자기 마음 속에서 거대한 지식체로 통합시켜버립니다. 그렇게 형성된 지식이 의학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인터넷 지식을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저에게 직접 질문하고 믿을만한 답변을 얻으시는게 좋습니다.


◆ 비밀을 지킨다

치료를 제대로 하려면 의사들은 환자의 병력, 현재 받고 있는 치료, 먹고 있는 약초 보충제는 물론 각종 대체요법, 남에게 말하지 않는 증상까지 건강에 관한 모든 상황을 알아야 한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먹는 거에 관한 것입니다.
홍삼 먹어도 되요?
오메가 3 먹어도 되요?
비타민 먹어도 되요?
상황버섯 다린 물 먹어도 되요?
허벌라이프 먹어도 되요?
(한약 먹어도 되요? 이 정도 질문은 알아서 안하십니다. 아마 묻지 않고 조용히 드시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저는 너무 강하게 대답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 의사가 너무 강하게 '노'라고 대답을 해버리면 환자가 주눅이 들어서 다음부터는 아예 묻지도 않으니까요. 하지만 저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항암치료를 하는 중이라면 어떤 보조제도 추천하지 않습니다. 종합비타민 한알 정도. 간에 무리가 될 수 있습니다. 항암치료가 끝난 다음에는 각자 입장에 맡깁니다. 제가 뭐라 코멘트 해도 환자들은 각자 자기 입장에 맞게 선택해서 드시더라구요.



◆ 처방전 없이 사는 약은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처방전 없이 사는 약도 권장량과 복용 지침을 지켜야 안전하다. 지시량보다 과도하게 먹으면 위험하다
.

암환자들은 사실 의사 처방전없이 약을 사먹는 경우가 많지는 않죠. 제가 사 드시라고 하는 약은 타이레놀, 소화제 정도.
어떤 약도 증상이 반복되면 저랑 상의해주세요. 그렇게 약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할만큼의 증상이 무엇이었는지 상의하는게 좋습니다. 특히 한방제재가 섞여 있는 환약 등을 약국에서 사먹는 경우 내부 성분을 모르기 때문에 장기간 복용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 성급하게 최신식 검사를 받는다

가상 대장내시경이나 몸 전체 CT 촬영 등 새로 나온 검사를 받으려고 한다.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진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제가 늘 고민하는 주제이지만
언제 검사를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보다
언제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인가를 결정하는게 더 어렵습니다.
사실 의사로서 검사 처방을 결정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쉬울수도 있어요. 환자가 원하니까 검사해준다, 그렇게 생각하면 편해요. 그러나 그런 결정은 의사로서 무책임합니다.
최신식의 검사, 잦은 검사가 치료 성적을 향상시키지 않습니다.
빨리 진단해서 도움이 되는 질병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증상이 있다고 무조건 검사부터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도움이 안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기에게 새롭게 발생하는 증상에 대해 의사와 상의하시는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 약을 가지고 장난친다

의사가 약의 수량을 특별히 정하거나 섞는 데는 이유가 있다. 어떤 약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항생제 같은 약은 전체 치료과정에 맞춰서 쓰지 않으면 효과가 덜할 수도 있다. 모든 의약품은 지시에 따라 써야 한다.


사실 제 처방에도 실수가 있어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제 처방에 대해 저도 백프로 장담하기는 어렵네요. 전날 미리 처방을 내 놓기도 하고, 외래 간호사도 약 처방 오더를 다시 한번 확인하지만 가끔 미스가 있더라구요. 우리 환자분들은 외래에서 저를 잘 이해해 주시는 편이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약 처방을 변경할 때 가능하면 미리 설명을 하려고 노력하는데요, 그렇게 미리 말씀 못드리고 처방을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처방전을 확인하시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외래 후라도 다시 질문해주세요.
약이 자기에게 잘 안맞는것 같거나 효과가 없거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있을 때, 삐치지 마시고, 저에게 피드백을 해 주셔야 합니다. 암환자는 자기에게 맞는 약을 스스로 잘 알고 있어야 하고, 필요할 때 그때그때 약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지식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가능하면 제가 외래에서 약 설명을 잘 해드리려고 모형약도 갖다 놓고는 있는데 늘 부족함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