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전이성유방암

드디어 스웨터 득템!

슬기엄마 2012. 10. 10. 15:39

 

벌써 3주가 지났군요.

3주 전 외래에서 손수 손뜨게질하여 저를 위해 스웨터를 만들어 주시기로 약속한게 말이죠.

사실 약속한게 아니라

환자가 입고 온 스웨터가 예쁘다며 내가 너무 군침을 흘렸더니

환자가 (마지못해) 제 걸 하나 만들어주시기로 한 걸지도 몰라요.

그렇게 해서라도 난 얻어 입고 싶었어요.

 

내 몸 사이즈를 잰 것도 아닌데

아주 잘 맞네요.

 

아침 외래에서 환자에게 이 선물 받고 너무 신나서

막 크게 소리 지르면서 자랑하고 싶은 걸 참느라 혼났어요.

그리고 지금도 이 스웨터를 입고 좋아서 혼자 실실 웃고 있어요.

자, 어떤가요?

(김양순 간호사, 사진 잘 찍어줘서 고마워요)

 


그런데 환자가 한 벌도 아닌 두 벌을 떠 오셨어요.

길이와 색깔을 달리 해서 센스있게!

지난 번 외래에서 어떤 색으로 스웨터를 떠 드릴까요 환자가 질문할때 내가 빨강 파랑 갈팡질팡하는 걸 보고 아예 두벌을 떠 오신거에요.

감동의 눈물이 줄줄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좋아라 하하)

저 개인적으로는 파란 색이 더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환자분이 스웨터 뜨는게 힘드셨는지 감기에 잔뜩 걸려 오셨네요.

허셉틴 때문에 손톱도 거칠거칠한데 2벌이나 뜨게질을 했으니 힘드셨나봐요. ㅠㅠ

정말 죄송했어요. 의사가 미쳤나봐요.

내가 너무 죄송해 하니까 다른 일을 많이 해서 그런거라고 환자가 자꾸 변명하십니다.

 

제가 의사 맞나요?

 

그런데

솔직히

너무 감사했고

너무 좋았습니다.

이거 입고 외래 보고 싶어요.

 

오늘 기분 백만점입니다.

 

홍 ** 님,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