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죽음을 준비하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내가 생각하는 명상의 과학적 근거

슬기엄마 2011. 12. 6. 14:31

이건 순전히
내가 오늘 처음 명상 한번 따라해보고 나서 느낀 점이므로
진짜로 과학적 근거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명상을 시작하면
척추를 곧추 세우고 바른 자세로 앉아야 한다.
나는 고관절이 안좋기 때문에 양반다리로 앉는 것보다 의자에 앉는게 편하다.
그렇게 자기에게 편안한 자세를 취한다.
 
명상의 시작은
숨을 들이 마쉬고 내쉬고 하는 자기의 호흡을 느끼는 것이다.
천천히 들숨 날숨을 쉬면서 그렇게 숨쉬는 자신을 느낀다.
그리고 경직되어 있는 어깨, 입술근육, 머리근육, 그렇게 나도 모르게 긴장되어 있는 근육을 이완시키기 위해 부위별로 생각을 집중하면서 호흡을 계속한다.
계속 숨을 편안히 쉬면서 자기 신체 곳곳의 긴장을 이완시키는 훈련을 하는 과정인 것 같다.
그렇게 10분 이상 숨을 쉬면서 호흡을 고르면
맥박수가 떨어진다.
나 스스로 숨을 편안히 쉬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별로 어려운 과정이 아니다.
물론 그 시간 동안 머리 속에서 온갖 잡생각이 왔다갔다 한다.
그래도 상관없다고 한다.

맥박수를 떨어뜨리는 것 자체가 우리 몸을 편안하게 해 준다.
그것이 심장약으로 처방되는 베타 블로커 (beta-blocker) 이고 급성심근경색이나 협심증 환자에게 반드시 처방하도록 되어 있는 약이다. 이들 심장질환 환자에서 목표 박동수는 분당 60회. 관상동맥질환으로 혈관이 좁아져 있는 환자들에게는 반드시 이 약을 처방해야 하고, 이 약을 투여했을 때 상기 심장질환 환자의 장기 생존율에 유의한 향상이 있음이 입증되어 반드시 처방하도록 되어 있다. 꼭 심장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이 정도는 알아야 한다.

작용시간이 짧은 베타 블로커는 심장병이 없는 일반 사람도 먹어볼 수 있다.
발표 공포증이나 무대 공포증이 있는 사람,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항상 떨려서 실력발휘를 못하는 사람들에게 작용시간이 2-3시간 이내인 베터 블로커를 소량 처방하여 복용하도록 하면 마음이 느긋해지고 떨리는 증상이 감소한다. 어떻게든 되겠지 뭐, 최선을 다하면 그뿐, 결과가 대수랴, 그렇게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해 준다. 그것이 바로 심장박동수가 떨어지면서 심장이 천천히 뛰고 그것에 맞추어 몸의 리듬에도 변화가 오는 것을 반영한다.

그것이 한방에서는 우황청심환이 아닌가 싶다.
갑작스러운 봉변을 당해 놀랄 일이 생겼을 때 어른들은 우황청심환을 먹고 놀란 마음을 가라앉혔다. 심지어 대학입시 시험날 아침에 시험 잘 치라며 우황청심환을 먹이는 부모님들도 꽤 있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이렇게 심장박동수를 떨어뜨리는 성분이 들어있을 것이다. 한의학은 전혀 모르지만 그렇게 짐작해본다.

즉 심장박동수를 떨어뜨리는 것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우리의 마음과 정서에 미치는 영향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응급상황에서, 급할때, 약물 복용을 통해 그 이득을 얻는 것을 꾀해볼 수도 있지만, 심각한 질환때문에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평생 장기적인 약물 복용에 의존하기 보다는 자기 스스로 호흡하는 훈련을 통해 마인드 콘트롤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명상이 주는 이점이 아닐까 싶다.

겨우 한번 해보고
너무 아는척 했으니 이제 그만...
과학동아 12월호에 명상의 과학적 근거에 대해 나와있다고 하니 한번 봐야겠다.

어쩃든 중요한 것은
우리가 스스로 내면의 조용한 시간을 갖는 다양한 방법을 찾는게 아닐까 싶다.
그게 그 무엇이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