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제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항암제는 대개 오심 구토를 유발합니다.
그래서 항암제 맞을 때는
항구토제가 같이 투여되고 먹는 약으로도 처방해드립니다.
항구토제를 복용할 때
원칙은
구토감이 '오기 전'에 미리 약을 복용하여 아예 구토감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구토감이 생겼는데 참다가 약을 먹으면 효과가 별로 없고
전혀 못 느낄 때 미리 먹어버려야 약효가 좋다는 말씀입니다.
항암제로 인한 구토는
약을 투여받은 날로부터 24시간 내에 구토감을 느끼는 경우와
3-4일이 지난 후에 구토감을 느끼는 두가지 종류로 나타나는데
아드리아마이신이나 시스플라틴 종류로 항암치료를 받는 분들은 3-4일 후에 발생하는 구토감이 훨씬 힘듭니다. 그래서 '에멘드(Emend)'라는 알약을 항암치료 첫날, 둘째날, 셋째날 드시도록 처방하는데
이 약은 약을 먹는 당시의 구토감을 억제하는 효과보다는 4-5일이 지난 후 나타나는 구토감을 억제하려는 목적으로 투여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첫날 둘째날 별로 구토감이 없다고 해서 약을 안 드시면
며칠 지나고 나서 오심, 구토감으로 고생을 하시게 됩니다.
사람에 따라서 같은 약을 맞았는데도
오심, 구토감이 심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심하지 않은 분들은 제가 처방해드린 항구토제를 별로 안 드시고도 거뜬하게 치료기간을 마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가 경험상 보기에 아드리아마이신이나 시스플라틴으로 치료받는 환자 중 80% 이상이 구토감 때문에 고생을 하십니다. 그러니까 제가 드리는 약은 그냥 다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개의 증상은 4-5일을 전후로 하여 소실되니까 약을 미리 드시고 편하게 치료기간을 넘기세요.
제가 처방하는 항 구토제 중에는 좀 졸리는 약이 있습니다.
그러한 진정효과 자체가 구토감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
치료기간에는 잠을 푹 자는게 여러 모로 도움이 됩니다.
만약 항 구토제를 먹고 너무 졸려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았으면 저에게 알려주세요. 졸리는 약을 빼드리거나 복용방법을 변경해드리겠습니다.
항구토제 중에는 스테로이드가 일부 섞여있기도 합니다.
스테로이드는 값도 싸고 구토 억제력도 아주 좋은 약입니다.
그런데 일부 환자들 중에는 이 약을 먹으면 밤에 잠이 잘 안오고 가슴이 답답/벌렁벌렁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도 저에게 얘기해주세요. 약을 조절해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치료기간에 쓰는 보조제들은
모든 환자들에게 일률적으로, 같은 효과로 작용하지 않으니
제가 처방한 약을 드시고 나서
약을 먹은 후 증상이 어떠했다, 힘들었다, 도움이 되었다 하는 반응을 다음 외래 때 잘 얘기해주시면 약을 처방하는 저에게도 도움이 되고 환자분도 편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외래에서
구토감 때문에 힘드셨다 한 분들 중에
의외로 항구토제를 안 드시고 힘드셨다는 분들이 많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탁소텔/탁솔 맞는 분들요!!!
탁소텔은 구토감이 별로 심하지 않아 제가 항구토제를 3-4일치만 드리거나 안드리기도 합니다.
탁소텔은 구토감이 심하지 않은 대신 투약 3일을 전후하여 몸살 근육통이 옵니다.
제가 진통제를 1주일치를 처방해드리는데
그걸 안드시고
항암제 맞은 후 컨디션 않좋고 아파서 힘들었다고 하시는 분들이 꽤 많으십니다.
아마 진통제라는 걸 먹으면 몸에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굳이 약을 먹을 정도는 아니라고 느끼시는 것도 같습니다.
제가 처방하는 진통제는 강도가 세지 않으니 드셔도 몸에 해가 없습니다. 드물지만, 진통제를 먹고 울렁거림이 더 심해진다는 분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을 제외하고는
탁소텔은 원래 몸살이 나는 약이니, 그냥 진통제를 미리 드셔버리고 힘들지 않게 치료기간을 보냈으면 합니다. 진통제를 먹을 때는 아프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1주일을 아예 드셔버리는게 좋습니다. 일단 아픈 다음에 약을 먹으면 몸에 약효가 나타나기까지의 서너시간은 여전히 계속 아프거든요. 불규칙적으로 드시면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의사가 처방한 약이 어떤 약인지,
왜 드셔야 하는지 아시는게 좋고
규칙적으로 잘 먹어야 하는 약,
필요할 때만 먹어도 되는 약을 잘 구분해서 드시면 치료가 수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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