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주치의일기

FDA inspection

슬기엄마 2012. 11. 26. 19:52

 

 

저는 오늘부터 미국 FDA 의 inspection (실사)를 받고 있습니다.

 

Inspection 이라는 것은

임상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의 수행능력을

우리 기관 외부의 독립적인 기관 - 미국 FDA, 한국 KDFA, 유럽의 EMA 와 같은 - 에서 평가하고 점검하는 과정의 일환입니다.

 

임상연구란

환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연구의 윤리적 측면, 환자 안전의 문제가 매우 중요합니다.

 

임상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이러한 측면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각 병원별 IRB 가 주관하는 자율점검제도,

스폰서(회사) 주도 임상연구에서 시행하는 Audit  등이 진행되고 있는데,

 

자율점검제도나 audit 은 

연구자 혹은 연구를 주도하는 회사가 

자율적으로 자신의 연구에 대한 질적 관리를 위해 수행하는 것인데 비해

미국 FDA  혹은 한국 KFDA 혹은 유럽의 EMA 가 시행하는 inspection 은

좀더 강력한 원칙과 규제방안을 적용하여 

가장 강도높은 조사과정을 수행하는 것을 특징으로 합니다.

 

HER2 양성의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첫번째 치료로 사용하는 허셉틴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표준치료인 capecitabine plus lapatinib vs 실헙약인 T-DM-1 의 효과를 비교한 임상연구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되었고 전체 800여명의 환자 중에 한국에서 100여명 가까이 등록되었습니다. 우리 병원도 30여명 가까이 등록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환자가 등록되어 임상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에 특별한 문제는 없었는지 조사를 당하게 된 셈입니다.

일종의 시험을 치는 기분입니다.

 

오늘 아침,

개시 미팅을 하면서

FDA 실사 담당자에게

우리 병원도 소개하고 유방암 클리닉 현황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미국 FDA 에서 와서 실사를 한다니 솔직히 떨리고 잠이 안왔다고 고백하자 그녀가 크게 웃습니다.

한바탕 같이 크게 웃고 분위기가 좋아졌습니다.

임상 연구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환자 진료에 대해

이것 저것 질문을 합니다.

의사가 아닌 그녀는

환자의 입장에서, 환자의 안전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일주일 동안 그녀에게 여러 질문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전 그래서 지난 주말에 이번 임상연구에 참여한 서른명 가까운 환자들의 차트리뷰를 다시 하고

사진도 다시 보고

환자에게 발생한 각종 이벤트를 점검하였습니다.

앞으로 한주일 동안

그들 중 어떤 환자에 대해

어떤 이벤트에 대해 그녀의 질문 공세를 받게 되겠지요.

 

식은 땀 좀 흘리겠네요.

 

이번 FDA inspection 은

한편으로는

임상의사인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암환자 치료를 임상연구로 진행하는 것의 장점을 분명히 느끼게 합니다.

 

그래도

솔직한 마음은

당장은 귀찮고 힘들다는 것입니다.

 

내일은 우리 병원에서 임상연구 환자들의 sampling 과 PK data 수집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보고 싶다고 하니, 채혈실에 요청해서 인터뷰와 방문일정을 잡아야 합니다.

그녀가 너무 많은 걸 보고 싶어하면 곤란한데 ^^

 

이번 실사 잘 받아

우리 종양내과의 능력과 명성에 흠잡히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암센터가 임상연구를 제대로 수행하는 좋은 기관으로 인정받기를 바랍니다.

 

 

 

 

함께 하는 유하 간호사!

고생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