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조기유방암

선생님 저 치료 잘되고 있나요?

슬기엄마 2012. 9. 7. 00:04

 

수술하고 항암치료 받는 환자분들이 가끔 묻습니다.

 

선생님, 저 치료 잘 되고 있나요?

 

그런 질문을 받으면 대개 저는

 

그럼요

 

라고 대답합니다.

 

그렇지만 정확히 말씀드리면

잘되고 있는지는

사실 모른다는 것입니다.

수술을 해 버린 상태에서는 눈에 보이는 병을 다 제거한 상태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전이암을 타겟으로 재발하지 말라고 치료하는 셈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진행된 여러 3상 임상연구를 근거로 하여 도움이 된다고 입증된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비슷한 조건의 환자군에서 항암치료를 했을 때 재발율과 사망율을 낮춘 것이 명백히 입증되었기 때문에 항암치료를 하는 셈입니다.

 

그러니까

일부는 굳이 항암치료를 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는데 하는 수도 있고

일부는 좀더 강화된 요법으로 치료를 해야 하는데 미흡한 치료를 하고 있는 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임상연구가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의사가 항암치료를 권유할 때는 이런 한계를 감안하고 진행하는 것이며

치료 중에 가능한 독성을 줄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무사히 항암치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애를 쓰는 것이 현재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방책입니다.

 

눈에 암이 보일 정도가 되려면 10억개 정도의 세포가 모여야 1cm 정도 되는 크기로 나타납니다.

현재까지의 영상검사에서 암이 눈에 안 보인다고 해서 암세포가 없다고 단언날 수 없기 때문에 치료를 마치고도 5년간은 6개월에 한번씩 종합검사를 하는 것이고 다른 암에 비해 유방암은 10년까지도 추적검사를 하는 것이 관행입니다. 뒤늦게 재발하는 케이스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제도 오늘도

불현듯 알게된 암의 재발 사실 때문에 망연자실하는 환자와 가족들을 만납니다.

6개월전 검사에서는 정상이었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인지 환자와 가족은 실망하고 분노하고 슬퍼합니다.

저도 참으로 드릴 말씀이 없는 송구한 상황입니다.

마음의 어려움이 큰데도

꿋꿋하게 치료받는 환자분들을 위해

연구하고 공부하고 더 나은 치료법을 개발하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그리고

암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로서 항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