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조기유방암

기분은 좀 어떠세요?

슬기엄마 2012. 8. 15. 06:02

 

한국의 의료현실에서

대학병원으로 암환자가 몰립니다.

그래서 외래 진료시간에

환자 몸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해요.

그러니 마음은 어떠시냐고 물어볼 틈이 없습니다.

 

그런데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라는 종양학 저널에서

2012년 4월호에 암환자를 위한 심리사회적 지원의 중요성에 대한  특집호가 발행되었는데

거기 실린 논문을 읽다보니

 

유방암에 대한 1차적인 치료를 다 마치고

정기검진을 위해 병원에 오는 환자들, 그들을 위한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하고 있네요.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몸과 마음 때문에

여러 모로 힘든 상태에서

주치의가 환자에게 요즘 기분은 어떠신지 그렇게 감정적인 상태를 묻는 관심을 보이는 것을 원한다는 통계도 인용되어 있네요. 그 문장을 보고 느낀 짧은 소회.

 

 

환자들은

치료를 마치면

치료과정에서 형성된 치료의 네트워크와 이에 동반되었던 지지 체계가 없어졌다는 느낌,

집 안밖에서 기존의 자신의 역할이 변경되거나 재구성되는 상황,

대인관계의 감소

치료 후에도 꽤 오랜 기간 동안 남아있는 육체적 심리적 후유증 - 피로, 수면장애, 성 문제, 소변 대변보는 기능의 장애, 인지기능의 저하 등

등의 문제가

재발의 위협이라는 절대절명의 명제와 맞물려

일종의 적응 장애를 겪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차적 적응기가 필요한 거죠.

환자는 효과적인 대응전략을 갖추지 못하고 병원을 떠나 자기 삶의 공간에서 혼자 만의 힘으로 생존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셈입니다.

 

그런 혼란기, 어려움을 겪으며

정기적인 추적관찰 및 검사를 하며 병원을 다니시는 분들에게 (이런 분들을 survivor 라고 하죠. 이걸 생존자라고 번역하게 되는데 번역의 어감이 별로 와 닿지 않는것 같습니다)

저 혼자만의 힘으로 

여러 유형의 도움을 다 드릴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뭔가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한 것 같아요.

고민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