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조기유방암

명상 프로그램 2탄 준비

슬기엄마 2012. 2. 19. 19:07

지난 주에 
1차로 진행해 본 명상프로그램을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관심이 있다는 다른 병원 간호대 선생님도, 정신과 선생님도 오셔서
저희가 경험과 평가를 경청해 주셨습니다.
저말고도 관심있는 분들이 있나 봅니다.

객관적으로 침을 모으거나 심장박동수등의 자율신경계의 변화,
통증, 불안, 우울, 스트레스 등에 관한 설문지를 했던 결과를 명상 프로그램 전후로 비교해 보았고
직접 명상 프로그램을 이끌어가신 선생님의 피드백도 받았습니다.
전체 환자수가 많지 않아 통계적으로 명확히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몇가지 시사점이 있었습니다.

일단
우울, 불안의 측면에서 아주 좋은 효과를 보였습니다.
우울, 불안 점수가 떨어지지 않은 사람들은
원래 컨디션이 좋게 잘 유지되고 있던 분들 (원래 점수도 나쁘지 않았던 분들이죠) 이나
우울, 불안에 대한 약물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던 분들, 그래서 정신과 진료를 권유할 정도의 증상을 가진 분들은 명상 프로그램으로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명상 프로그램도 내부적으로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저희가 이번에 시행한 명상 프로그램은 약자로 MBSR (Mindfullness-based stress reduction)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인데, 이 명상 프로그램은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마음의 흔들림 조차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전제로 합니다. 그래서 사실 자기가 덮어두고 싶은 것, 잊고 싶은 것을 끄집어 내서 생각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일시적으로 마음을 더 불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로부터
긍정적인 힘을 부여받고 싶고
격려받고 싶고
좋은 이야기 듣고 싶은게
환자들의 마음인데
일시적으로 불편한 마음을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MBSR이 도움이 되는 적절한 환자군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MBSR 보다는 격려 지지의 내용이 강화된 프로그램을 원하는 환자군도 있는것 같습니다.
환자들의 요구에 맞는 프로그램이 제공되는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2차 명상 프로그램은 4-5월쯤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대상은
유방암 항암치료를 마치고 항호르몬 치료를 하거나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고
6개월에 한번씩 병원에 와서 검사만 하며 지내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려고 합니다.
이런 분들은 치료도 다 끝나고 남들한테 정상인 취급을 받지만 내심 항암치료 후유증이나 호르몬제의 부작용, 재발의 두려움 등으로 말못한 고민과 불안을 안고 있는 분들입니다.

그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공개 설명회를 한번 열고 관심있는 분들이 어떤 프로그램인지 한번 들어본 다음
참여의 의사, 빠지지 않고 열심히 따라할 수 있는 사람 (이번에 6주 프로그램으로 했는데요, 8주이상이 적절한 것 같아서 다음에는 8주로 할 예정입니다) 들의 신청을 받아 프로그램을 꾸려볼까 합니다.
실재 프로그램을 가동하게 되면 포스터 등으로 공개적으로 모집하고 진료실에서도 안내하겠습니다.

사실 여러가지로 힘든 점이 많았는데
일단 마무리가 되어 다행입니다. 

다시 기운을 모아 2차 프로그램에 도전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