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머리가 아프면서 몇번 토했다.
하지에 반점이 생겼다.
오마이갓, 환자는 눈시울이 벌게져서 외래로 뛰어오셨다.
그녀를 보는 나도 가슴이 덜컥.
HER2 양성으로 수술 후 허셉틴 유지 치료를 받고 있다.
환자가 머리 한번 아프다고 해서 뇌 MRI를 찍는 것이 의학적으로 적절한가? 대답은 확실하지 않다.
과도한 검사를 불신하는 나, 그러나 당일 검사실에 부탁하여 MRI를 찍게 하였다.
오후 늦게 사진을 찍고 간 그녀 대신 나는 밤에 가슴 졸이며 사진을 열어본다. 이때 마우스를 움직이는 오른쪽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오 하느님, 깨끗하군요. 감사합니다.
그래도 공식판독을 기다려봐야지.
어제 검사하고 간 환자가 오늘 왔다.
MRI 결과는 정상입니다. 특별한 문제가 없네요.
하지에 멍든것 같은 반점에 대해서도 혈액응고 검사를 했는데 일차적으로는 큰 이상이 없는 것 같아요. 바이러스 감염이 왔다간 것이 아닐까요? 조금 더 경과관찰을 해봅시다. 머리 아프신건 어떠세요? 4-5일 머리가 많이 아프셨잖아요?
그녀는 쑥스럽게 웃는다.
괜찮아요.
우리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도 놀라 부랴부랴 MRI를 찍었다. HER2 니까 찍기 잘했다. 허셉틴은 뇌를 통과하지 못하는 항체이기 때문에 약효가 뇌로 전달되지 않는다. HER2는 다른 유형의 유방암에 비해 뇌로 전이되는 경향을 강하게 보이는 타입이다. 환자도 이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불안해했다.
제가 아픈 것 같은 눈치니까 두 아들들이 심부름도 잘 하고 좋은데요!
그럼 좀더 아픈척 하면서 지내세요.
검사를 하고 큰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확인하면
환자를 괴롭혔던 증상들이 호전되는 경우가 있다.
심리적인 요인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난 그것을 호들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건강염려증 환자처럼 조금만 어디가 이상해도 가슴이 덜컥.
그렇게 호들갑스러운 듯한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다.
그래서 그런 유난스러워보이는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고 불만이다.
몇번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야 이 시간이 지나갈까...
웃고 나가는 그녀를 보고
나도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렇게 같이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가슴 졸이는 그녀가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보일 수 있는 곳은 이곳 진료실 뿐이다.
나는 그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싶다.
갑자기 머리가 아프면서 몇번 토했다.
하지에 반점이 생겼다.
오마이갓, 환자는 눈시울이 벌게져서 외래로 뛰어오셨다.
그녀를 보는 나도 가슴이 덜컥.
HER2 양성으로 수술 후 허셉틴 유지 치료를 받고 있다.
환자가 머리 한번 아프다고 해서 뇌 MRI를 찍는 것이 의학적으로 적절한가? 대답은 확실하지 않다.
과도한 검사를 불신하는 나, 그러나 당일 검사실에 부탁하여 MRI를 찍게 하였다.
오후 늦게 사진을 찍고 간 그녀 대신 나는 밤에 가슴 졸이며 사진을 열어본다. 이때 마우스를 움직이는 오른쪽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오 하느님, 깨끗하군요. 감사합니다.
그래도 공식판독을 기다려봐야지.
어제 검사하고 간 환자가 오늘 왔다.
MRI 결과는 정상입니다. 특별한 문제가 없네요.
하지에 멍든것 같은 반점에 대해서도 혈액응고 검사를 했는데 일차적으로는 큰 이상이 없는 것 같아요. 바이러스 감염이 왔다간 것이 아닐까요? 조금 더 경과관찰을 해봅시다. 머리 아프신건 어떠세요? 4-5일 머리가 많이 아프셨잖아요?
그녀는 쑥스럽게 웃는다.
괜찮아요.
우리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도 놀라 부랴부랴 MRI를 찍었다. HER2 니까 찍기 잘했다. 허셉틴은 뇌를 통과하지 못하는 항체이기 때문에 약효가 뇌로 전달되지 않는다. HER2는 다른 유형의 유방암에 비해 뇌로 전이되는 경향을 강하게 보이는 타입이다. 환자도 이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불안해했다.
제가 아픈 것 같은 눈치니까 두 아들들이 심부름도 잘 하고 좋은데요!
그럼 좀더 아픈척 하면서 지내세요.
검사를 하고 큰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확인하면
환자를 괴롭혔던 증상들이 호전되는 경우가 있다.
심리적인 요인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난 그것을 호들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건강염려증 환자처럼 조금만 어디가 이상해도 가슴이 덜컥.
그렇게 호들갑스러운 듯한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다.
그래서 그런 유난스러워보이는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고 불만이다.
몇번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야 이 시간이 지나갈까...
웃고 나가는 그녀를 보고
나도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렇게 같이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가슴 졸이는 그녀가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보일 수 있는 곳은 이곳 진료실 뿐이다.
나는 그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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