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조기유방암

춤도 배우고 네일 아트도 다니고 쇼핑도 많이 하세요

슬기엄마 2011. 6. 21. 19:29

항암치료 기간을 견디지 말고 즐겨봅시다.
내 생애 한번도 해보지 못할 것 같은 일을 해보세요.
바빠서 미뤄뒀던 일
내 형편에 엄두도 못냈던 일
꿈에도 생각조차 못해봤던 일
그런 게 뭘까 생각해보시구요
이 치료기간에 시작해보세요.
이 치료가 언제 끝나나, 남은 기간 어떻게 견디나, 그런 생각을 하면 많이 지칩니다.

저라면...
춤을 배워보겠어요.
제가 지금은 비록 '몸치'지만 배우고 연습하면 어느 레벨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
6개월 항암치료가 끝났을 때
혹은 1년 후 모든 치료가 종결되고 검사결과가 좋게 나올 때 한바탕 멋지게 춤추는거죠.
6개월에 한번씩 종합검사를 하는데 그때마다 축하공연을 나이트 클럽에서 하는 것도 괜찮지 않겠어요? 저 춤 잘 추는 사람 너무 멋지고 부럽거든요.
춤 추는거 관절염에도 도움이 된대요. 호르몬제 드시는 분들, 꼭 참고하세요.
수영복 입는거 자신없다, 요가 재미없다 하시는 분들, 춤 배우세요.

항암치료 하고 나면 손톱도 약해져요. 다시 난 머리카락도 가늘고 약하구요.
손톱이 자꾸 부러지고 뒤집어 진다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네일 샾에 가서 케어 받아보세요.  손발이 저리면 손발 맛사지도 받구요.
그냥 나를 위해 돈을 팍팍 써보세요.
돈 쓸 때 엔돌핀 나오잖아요.
약간 사치스럽고 돈이 아깝지만 내가 더 중요하니까 이기적으로 돈 좀 쓰면서, 백화점도 다니면서
시간을 보내보세요.

아웃렛 매장 다니면서 좋은 물건 싸게 파는 곳도 알아보고
때론 백화점에 가서 0 하나 더 붙은 비싼 옷도 사보고
등산도 후줄근하게 다니지말고 비싼 등산복 사서 멋지게 빼입고 다니고...

그렇게 내가 평소에 몸사리고 못해봤던 거, 아끼고 아끼며 살아왔던 근검절약습관.
그런거 잠깐만 버리고
좀 럭셔리하게 지르고
나를 위해 시간과 돈과 여유를 투자하며 치료를 받으세요.

그래서 치료가 끝나면
병도 낫고
몸도 좋아지고
유익한 것도 배우고
그리고 무엇보다 삶을 즐길줄 아는 나를 발견하는 거
그렇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재발이요?
걱정하면 뭘해요?
매일 걱정하면서
좋은 음식만 찾아 먹고
내 몸만 챙기면 재발안하나요?
스트레스 안받고 즐겁게 사는게 재발율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거에요. 연구는 안 해봤지만요.

6월말에 외래에서 플륫 연주해 주기로 한 환자가 있어요. 지금 맹연습 중이래요.
오늘 농사지은 상치를 가져다 준 환자가 있어요. 취미로 농사를 배우셨나봐요.
그렇게 잘 지냅시다.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