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주 동안 진통제 드신 날짜, 시간, 진통제 종류, 양을 다 기록해 오신 환자. 한번에 몇백알씩 약을 가지고 가신다. 진통제 양이 매우 많다. 항암제나 방사선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면서 아주 느릿느릿 자라는 종양을 가지고 계신 분이다. 척추 깊은 근육쪽에 종양이 자라서 다리쪽으로 내려가는 신경을 누르니 걸음을 못 걸으실 정도로 아파서 협진 의뢰가 되었다. 환자는 너무 다리가 아파서 죽고 싶다고 했다. 부인은 옆에서 눈물 바람이다. 환자가 죽고 싶다는 말을 할 때는 위기이자 응급상황이다. 당장 입원시켜 작용시간이 빠른 주사진통제로 환자에게 총 필요한 진통제 용량을 계산하였다. 어마어마하였다. 좀 줄였더니 금방 다시 아파지고, 발을 쭉 펴고 눕지도 못할 정도였다. 붙이는 진통제는 별로 효과가 없었다. 마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