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우리 병원에 전자차트(Electronic Medical Record)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나는 당시 오더도 제일 많이 내고 차트와 함께 몸부림치며 살아야 하는 레지던트 1년차였다. 시스템이 바뀌었다고 처방을 못 내거나 환자 진료에 차질이 생긴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 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새로 바뀐 EMR 시스템에 적응해야 했다. 시도 때도 없이 정보통신팀에 전화를 해야 했고, 오더를 내다가 막히면 젊고 똘똘한 동기들에게 물어봐서 내가 풀지 못한 당면과제와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그 젊고도 빠릿빠릿한 동기들은 같은 오더를 내더라도 클릭을 몇 번 하느냐가 나랑 달랐다(물론 그들의 클릭 수가 훨씬 적었다). 처음 가동되는 덩치가 큰 EMR은 클릭 한 번 하고 화면이 넘어가는 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