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소개해 준 곳으로슬기와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갔다. 피자와 스파게티를 먹었다. 가격은 꽤 비쌌지만 자식한테 뭘 사줄 때는 그런 걸 안 따지게 된다. 주문을 하고하릴없이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눈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와 카페에서 수다를 떠는 기분이다. 잘 컸다. 흐뭇하다. 슬기가 태어나던 해 나는 박사과정을 시작했고 슬기 세살 때 의대에 편입을 했으니 어렸을 적 재롱피우고 이쁜 짓 하는 걸 본 기억이 없다.슬기는 엄마가 다 키워주셨다. 애가 제대로 잘 크고 있는지 어쩐지 챙길 겨를도 없이 나 살기 바빴다.시험기간이 언제인지 소풍은 갔다 왔는지 성적은 어떤지 그런 건 신경도 안썼다. 의대 동기들보다 한참 나이를 더 먹은 나는 내 신상 하나 유지하는 것에 급급했다. 의대를 다니던 때부터1주일간 연속되는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