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ssion fatigue 오늘은 내 생일이다. 이제 누가 ‘생일 축하한다’고 말해줘도 뭔가 어색하고, 나이 먹는게 새삼 느껴져서 피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한해 한해 반복되는 생일이 무섭기조차 하다. 무서운 이유는 이제 더이상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것, 두려운 게 점점 많아진다는 것, 의욕이 없어지고 뭘 봐도 무덤덤하다는 점이다. 내가 아직 이럴 때가 아닌데, 내가 원래 이렇지 않았는데, 자꾸 무덤덤해진다. 나라고 별 수 있겠어, 누가 뭘 잘 못해도, 나도 그럴 수도 있지 뭐… 그런 흐리멍텅한 생각만 든다. 이런 정신적 노쇠함이 나를 늙게 만드는 주범이라는 건 잘 알고 있다. 레지던트 1년차 첫날 아침 prerounding을 돌며 떨려했던 바로 그 순간이 아직 생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