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는 것은 내 몸이 제일 먼저 알아차린다. 환절기가 되는 순간 눈물이 나기 시작한다.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수업시간에도, 청소를 하는 동안에도, 책을 읽을 때도, 자기 직전까지 발작적인 눈물과 콧물이 끊임없이 나를 공격한다. 매일 저녁 알레르기 약을 먹고 자지만, 그 때뿐이다. 원래 그렇다고 한다. 학원에서도 쉴 새 없이 코를 훌쩍이다 보니 여간 눈치가 보이는 게 아니다. 눈치가 보이는 것을 넘어 너무 힘들다.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콧물을 닦아내다 보니 늘 코가 헐어있다. 친구와 얘길 하다가도, “잠깐만…” 하며 휴지를 찾아 싸해진 코를 틀어막아야 한다. 학교가 산 옆이라 더 심하다. 수업에 집중하고 싶어도 정발산 푸른 정기를 따라 내려오는 여러 종류의 꽃가루가 친구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