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환자는 늘 별 말씀이 없으시다. 단아하고 미인이다. 성격도 수선스럽지 않고 얌전하시다. 통증이 심해도, '그냥 좀 아파요' 하시고 많이 힘들어도 '그러려니 해요' 그 정도 내색하신다. 병이 좀 나빠진 것 같아요 내가 그렇게 말씀드리면 큰 눈을 꿈뻑거리며 '그래요?' 그정도 반응하신다. 남편이 훨씬 예민하다. 꼬치꼬치 캐묻고 의사인 내 대답을 확실하게 들으려고 하시고 사진 찍으면 어디가 얼마만큼 좋아졌는지 확인해 달라고 하신다. 성격이 대조적인 부부다. 환자가 여자고 나도 여자니, 나에게 이런 저런 속내를 털어놓을 줄 알았는데 1년 가까이 우리가 함께 한 치료 여정동안 환자는 나에게 별 말씀이 없으셨다. 그러던 그녀가 오늘 나에게 한가지 요청이 있다고 한다. 선생님, 제 동반자를 찾아주세요. 제 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