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엄마는 종지엄마 내가 의과대학을 입학하던 2000년 슬기는 만세살이 안된 꼬맹이었다. 아장아장 걸어다니고 오물오물 말하던 귀여운 슬기가 올해 중학생이 된 것이다. 아이들이란 그야말로 productive 하게 쑥쑥 자라고 발전하고 성장하기 때문에, 때묻고 집중력없고 퇴보하는 어른으로서 아이들을 볼 때마다 정말 경이로운 변화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난 작년부터 슬기에게 여러 모로 공격을 당하기 시작했는데,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간장종지’엄마가 된 것이었다. 슬기는 급격히 성장하여 인간과 세상의 이치에 대한 주제로 나와 대등한 대화를 나누거나 때론 나보다 사건의 정곡을 찌르는 분석력을 보여주는 등 사고의 깊이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데, 나는 표피적으로 이해하고 즉자적으로 반응하는 절지동물 수준으로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