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치료 중엔
뭘 해도 몸 상태가 썩 좋질 않습니다.
왜 이런 증상이 생기는지
어떻게 하면 예방/치료할 수 있는지
공부도 해보고
인터넷으로 자료도 찾아보고
외래에 와서 저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뭔가 이해하고, 납득하고, 극복해보려고 하지만
사실 딱히 신통치 않으실거에요.
치료받는 과정 중엔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일들에 대해
그러려니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없어도
그냥 받아들이는게 좋을 때도 있어요.
의사 선생님 스타일에 따라서는
환자들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자세히 해주지 않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래도 치료 잘 받고 잘 나아서
건강하게 지내시는 분들도 아주 많아요.
즉 의사의 설명이, 친절이, 환자의 상태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전 그래도 가능하면
환자들의 마음을, 심정을, 이해를 돕고 싶은 마음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요즘 느끼는 건
아직 내가 환자를 잘 보려면
그런 자세보다는 실력이 더 많이 필요하구나 하는 걸 많이 느낍니다.
환자도 어쩌면 주어진 치료를, 과정을, 힘든 일을
그냥 겪고 받아들이고 이겨내야지 하는 단순한 마음을 갖는게 더 필요할 때가 있는것 같습니다.
기분전환을 합시다.
아주 현실을 잊을만큼 쏙 빠져드는 일들을요.
전
만화를 추천합니다.
요즘은 재미있는 인터넷 웹툰이 많습니다.
제 딸 슬기가 네이버 웹툰 러브판타지 페이퍼라는 웹툰을 소개해줬는데요
쏠쏠하게 재미있게 봤습니다.
우아한 독서는 별로 도움이 안되는것 같구요.
절판된 밀레니엄이라는 추리소설이 있는데요
요즘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고 있는데 아주 재미 만점입니다.
예전에 봤던 만화중에 진짜 재미있었던 것은
일본 만화 초밥왕도 있습니다.
아~~~ 지금 당장 별 생각이 안나요. 제가 시험기간 공부안하고 열독했던 만화 시리즈들...
주어진 현실을 열심히 살아야겠지만
때론 우리에겐 판타지가 필요합니다.
지금의 어려움을 잊을 수 있는 판타지.
그리고 그 판타지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믿음.
그게 지금처럼 무덥고 습한 여름날을 잊을 수 있게 해줄지도 몰라요.
기분전환이 될만한 비법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게요.
그래서 이 여름을 다 같이 잘 보냅시다.
지금도 항암치료 하느라 힘든 여름밤을 보내고 계신 여러분들께
뚱딴지같은 메시지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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