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워 하지만 항암치료를 하지 않는게 나은 경우가 있다. 병은 조금씩 나빠져 가는데 의외로 전신 컨디션이 괜찮아서 음식을 드시고 여기저기 다니시고 일상생활을 하는데 크게 불편함이 없다. 효과적인 항암제가 더 이상 없다. 이제부터 항암제를 쓰면 효과보다는 독성이 더 심하게 나타날 것 같다. 그럴 때 환자분께 항암치료를 그만 하고 외래 다니면서 경과관찰만 하자고 말한다. 그러면 환자들은 망연자실해 하기도 한다. '저를 포기하신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항암치료만이 당신의 삶을 더 낫게 도와주는 것이 아닙니다. 일상생활을 통증없이, 불편함없이 하실 수 있도록 경과관찰 하겠습니다.' 그리고 한달에 한번 정도 외래를 잡아준다. 그러면 환자는 매우 낙심한 얼굴로, 나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