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힘들어 하며 생의 마지막 시간을 견디는 그녀. 나보다 훨씬 젊은 그녀의 머리맡에 놓인 2살이 안된 똘망똘망한 아들의 사진. 콧줄에서, 복수때문에 가지고 있는 관에서, 오늘 끼운 소변줄에서 스멀스멀 멈추지 않고 나오는 붉은 피. 설사가 심한 약도 아닌데 항암제만 썼다하면 멈추지 않는 설사로 자꾸 입원하는 부인. 한달에 입원해 있는 시간이 집에 가 있는 시간보다 더 긴 그녀를 위해 병원으로 퇴근하는 남편, 뭔가 가득 들어있는 배낭을 짊어진 그의 뒷모습. 어머니의 임종을 앞두고 초조한 아들, 몇일째 제대로 씻지도 못한 듯 푸석푸석한 얼굴. 주차장 뒷켠에서 그의 등뒤로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 뇌 수술 후 깨어나지 않는 뇌기능. 그녀의 초점없는 눈동자. 바싹 마른 입. 그리고 찢어진 입꼬리에 맺혀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