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전이성유방암

주말동안

슬기엄마 2013. 4. 1. 11:39

 

주말동안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신 분들은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져서 병원에 오게된 분들이다.

우리 환자들은 왠만하면 응급실로 오지 않고 외래로 온다.

외래에서 나를 직접 만나서 검사하고 약 타고 하는 것이 더 나을 때가 많다.

내가 평소에 응급실보다 외래로 직접 오시라고 교육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응급실에 가면

심폐소생술하고

피 흘리고

의식 없고

그런 중환자들에 암환자들은 순번이 밀리기 마련이다.

환자가 아무리 힘들다 해도 그 자체만으로 중환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

응급실에서는 중환을 정하는 순번이 있다.

 

환자들은 참다 참다 힘들어서 응급실에 갔는데

순번이 밀리고 빨리 검사와 처치가 진행되는것 같지 않으니 불만도 많고 화도 많이 난다.

환자 입장에서는 응급실 상황의 숨막힘과 복잡합, 수분 사이로 생명이 오가는 응급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 지금 나도 힘드니까.

 

그래서 나는 가능하면 응급실에 가지 말고 외래로 오시라고 한다. 외래는 당일 접수가 가능하니까 힘든 증상이 있는 분들은 가능하면 당일로 다 봐드리고 있다. 내 외래가 없는 날이면 일단 일반진료를 보시고 나서 다음날 내 외래를 보시라고 권유하는 편이다.

 

그렇게 강조하는데도 응급실로 오시는 분들은

정말 응급상황이다.

어지럽고 토하고 갑자기 말이 안나오고 한쪽으로 쓰러지는 뇌전이 증상으로 오신 분

못먹고 토하다가 소변이 안나와서 급성신부전 증상으로 오신 분

그럴 법한 상황이 올 거라고 예상된 분들은

내가 평소에 전화번호도 알려주고 평소에 내가 경고를 해 둔게 있어서 각오를 하고 오시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일을 당하고 응급실에 오게 되면 그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당황하게 된다.

 

월요일 아침, 그런 환자들이 새로 입원해 있었다.

 

병의 경과가 오래된 환자들이 응급실에 한번 올 정도의 증상을 겪고 나면

몸과 마음이 팍팍 상하는 것 같다.

퇴원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또 그렇게 고생하고 응급실로 실려 오게 될까봐...

나도 무섭다. 또 응급실로 오실까봐...

 

그래도

급한 불을 끄고 나면 퇴원을 시킨다.

매정하게 집으로 보낸다.

지금의 애매한 증상이 혹시 심각한 싸인이 아닐지 걱정하는 환자의 등을 떠밀어 집으로 보낸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환자가 입원을 못하니까 양해말씀을 드리고 퇴원하시라고 한다.

 

요즘에는 그렇게 퇴원시키기도 힘든 환자들이 많다.

집에 가라고 할 수 조차 없이 컨디션이 나쁜 환자들.

월요일 한주간이 우울한 마음으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