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적어온 다이어리. 먹은 음식 종류와 양 운동량 몸 컨디션 아이들 학교에 학부모 총회 참석 친정 식구들과 외식 이런 사건들로 가득차 있는 그녀의 항암제 다이어리. 외래 중 나는 그녀에게 말을 시키고 눈으로는 다이어리를 잽싸게 훑어 본다. 그러다가 들어온 문구. "내가 자꾸 작아지는 것 같고, 사람들이 나에게 잘 해주는 것 같지만, 외롭고 고립되는 느낌이 든다" 난 몸 컨디션을 물어본다. 4기 유방암을 진단받은 36세 젊은 엄마. 우리 병원에 처음 올 무렵은 어딘가 모르게 몸이 힘들어서 잠도 잘 못자고 음식도 잘 못먹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그럴 것이다. 병이 깊었다. 그녀의 증상은 병의 분포와 관련하여 다 설명될 수 있었다. 그런데 항암치료를 시작하니 생각보다 독성을 심하지 않고 컨디션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