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1. 너 유방암이래 헤어진 연인을 아프지 않고 좋은 추억으로 회상하는 데에 1년이면 충분할까? 처음 유방암 진단받던 날을 슬프지 않게 ‘과거’의 일로 회상하는 데에는 1년보다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 지금도 진단받기까지의 과정들이 생생하게 생각나고, 가끔 잠을 설치는 날에는 꿈속에서 유방암을 진단받고 치료받던 그 시간들이 되살아나 흠칫 놀란다. ‘잘 견디고 있다.’ ‘난 괜찮아’라며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이 결국 남에게 나를 보이기 위한 치기어린 자신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2008년 10월, 내과 레지던트 1년차 생활이 이제 슬슬 손에 익어가고 병원 생활에도 자신감이 생기던 즈음이다. 어느 날 아침 속옷을 입다가 가슴을 스치는데 무언가 덩어리가 만져졌다. 메추리알 만한 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