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는 대학병원 가지 마라? “내과 3년차 이수현입니다” 슬기는 초등학교 4학년, 고학년이 되었고, 나는 내과 3년차, 고년차가 되었다. 우리는 둘 다 뭔가 으쓱해진 기분으로 3월 1일을 맞이했다. 병원에서 전화를 받을 때 “내과 3년차 이수현입니다”라고 말하며 내심 뿌듯함을 느낀다. 왠지 높은 사람이 된 것 같고, 내가 말하는 것은 예전보다 더 중요한 것 같고, 뭐 그런 겉멋을 잠시나마 느끼는 것이 크게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이제 3년차가 되었으니 일 하느라 바쁜 1년차에게 핵심만을 가르쳐주고 1년차가 잘 모르는 노하우를 알려주며, 시간이 나면 커피 한잔 같이 하면서 의사로서 우리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를 논의할 수 있는 그런 관계로 잘 지내야지, 하는 마음으로 내가 처음으로 함께 호흡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