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다정이 무섭다.사랑은 한순간의 열정 이후 식어버리지만정은 식지 않는다.일단 정이 들면 미워도 버릴 수 없다.욕하고 심하게 말싸움을 해도 등 돌릴 수가 없다.그게 정이다. 나는 내 환자들에게 정이 들어버렸다.예전에는 환자를 보다가 화가 나면 목에 힘을 꽉 주고 말했었다. 미워서.나를 못살게 굴고내 말 안듣고그랬던 그들이병이 나빠지고 기운이 떨어지면서 생로병사의 외로운 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는 모습을 지켜 보면서그리고 그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동행하면서나는 그들에게 정이 들어버렸다. 아마 내가 보는 환자들이 암환자라서 그런 것 같다.조기 유방암 환자들은 항암치료만 받고 훌쩍 떠나버리지만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은 죽을 때까지 내가 돌봐야 하는 사람들이다.긴 병의 여정에는벼라별 일들이 생긴다.그 모든 것들이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