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했지만... 2000년 의과대학에 편입했을 때 나는 나의 존재 조건 자체로 눈에 띄는 사람이었다.동기들보다 7-8년 나이가 많은 것, 이미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는 아줌마 의대생이라는 것, 사회학을 공부하고 의대에 편입했다는 것 자체가, 대부분 동질적인 속성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의대생 사회에서 매우 이질적인 조건이었다. 강의실에서 수업만 들으면 되었던 의대생 시절보다는 인턴, 레지던트로 일하던 전공의 시절에 나를 규정하는 좀 더 강력한 ‘딱지’가 되었다. 나는 그 ‘딱지’를 떼어버리기 위해 아주 많이 노력해야 했다. 의대 입학 당시, 나는 대학원에서 사회과학을 공부하고 온 상태라 내 주위의 일상적인 것, 많은 것들을 분석적으로 보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것에 익숙해 있었다. 사회과학에서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