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21 2

최선 2

두 아이의 엄마둘 다 아들.한명은 유치원, 한명은 초등학교.바람 잘 날 없다. 그래서 엄마는 바쁘다.아이들 학교 학원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는 것도 그렇고학부모 모임에 참석하는 것도 그렇고 아이들 과제 봐주는 것도 그렇고 정신이 없다. 유방암 치료를 마친지 2년도 되지 않아 한쪽 폐에 물이 가득찼다. 나는 전날 그녀의 사진을 리뷰해 보고 깜짝 놀랐다.나보다 한참 젊은 그녀. 내일 그녀를 어떻게 만나나.얼마나 절망하고 힘들어 하고 있을까.마음이 무겁다. 그런데 다음날 외래에서 처음 만난 그녀.나는 그녀를 처음 보는 것 같은데 그녀는 나한테 오랫만이라고 인사한다. 저 선생님 알아요. 예전에 항암치료 받다가 열나서 입원했을 때 선생님 본 적 있어요. 저 그때는 선생님 환자는 아니었거든요.제 옆에 입원한 환자 ..

최선 1

딸이 엄마 대신 외래에 왔다. 멀리 시골서 사는 엄마.서울 사는 딸네 집에 오셨다. 요즘 들어 소화가 잘 안되는 거 같다는 엄마의 한마디.딸은 시골 가시기 전에 내시경 검사라도 한번 받고 내려가시라며 엄마 등을 떠밀어 내시경 검사를 받게 하였다.그렇게 진단받은 위암, 엉겁결에 수술을 받았다.수술을 하러 들어가보니 CT에서 보이는 것보다 복막 전이가 훨씬 심했다. 나이도 많고몸도 약한 엄마. 항암치료를 받으셔야 한다고 한다.엄마는 '수술 했으니 당연히 항암치료를 받아야지' 하신다.딸은 엄마한테 4기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수술 다 받았으니 빨리 집으로 가야 한다, 집을 너무 오래 비웠다, 마음이 급하다며 퇴원하자마자 당신 혼자 버스타고 시골 집으로 돌아가셨다. 딸은 걱정이 되서 매일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