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3 - Restart from 2016 20

중딩을 자녀로 두신 부모님들께

독서권장중딩을 자녀로 두신 부모님들께슬기는 본시 logic을 중시하고 고딩 초반까지는 수학과학을 잘 해서 이과를 선택하는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이과를 가야 앞으로 먹고 사는데 유리할 것이라는 부모의 욕심도 작용했을 것입니다.)그런데 막상 고딩 생활을 해보니 logic 보다는 inspiration 을 필요로 하는 국어 영어를 훨씬 잘 하고 또 잘 하니까 좋아하고 그러더군요. 반면 비슷한 노력을 했는데도 수학 과학은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이과 고딩 생활 내내 맘이 힘들었나 봅니다.국어 영어는 별로 유명하지 않은 동네 학원만 다니고 그나마도 고3 초반에 학원을 그만뒀습니다. 점수가 잘 나오니 더 다닐 필요가 없고 수학에 더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죠.제가 여러 곳에서 상담을 받아 보니 이구동성으로 해..

Genomic studies in NSCLC

Lung TRACERx 는 TRAcking non-small cell lung Cancer Evolution through therapy (Rx) 의 약자로 영국의 Cancer Research UK 가 최초 진단이 stage 1-3A 인 NSCLC 환자 842명을 등록할 것을 목표로 하여, multi-region, longitudinal 하게 종양 조직을 모아 sequencing 함으로써 NSCLC 의 genomic landscape을 밝히고 치료 과정 중에 종양의 clonal heterogeneity가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규명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이다. 4년간 등록하고 환자당 5년의 follow up 을 하는 것을 목표로 2013년 6월에 시작되었다. 2016년 AACR 둘째날 plenary 로 이 주..

마음 가득한 만족감이란

Satisfaction 지난 2년동안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나에게 Business 감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Oncology knowledge를 바탕으로 하여 이를 business 로 연결시키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아마도 2015년 하반기에 감이 온 것 같다. (조직에 적응을 하고 감을 잡으려면 최소한 1년 반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이때가 병원으로 치면 1년차 후반쯤 되는 시기인것 같다.) 회사는 연구를 하는 곳이 아니라 business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research 의 방향이 매우 확실하고 회사의 need에 따라 특정 분야에 drive 를 걸기도 한다. 내 머리가 똑똑하고 여부와 무관하게 oncology 연구 동향 또한 빨리 catch up ..

Dr. Holmes

Dr. Holmes 소설과 영화를 통해 홈즈처럼 재창조되는 인물이 또 있을까. 이 영화는 셜록 홈즈가 마지막 미제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은퇴하여 런던의 베이커가를 떠난 후 시골에서 30년간 은둔하며 꿀벌을 돌보며 사는 아흔 노인의 생활을 조망하고 있다. 영화는 90대 노인이 된 홈즈와 60대의 홈즈를 교차한다.90대 노인이 홈즈는 자신의 마지막 사건이 미제로 남은 것에 대해풀리지 않은 미스테리를 풀기 위해 흐릿한 기억을 되짚어 보는 시도를 하지만 정작 영화는 미제사건을 추리하는 것 보다는괴팍한 노인 홈즈가자신을 돌봐주는 housekeeper 의 아들과교감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더 초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이 영화 또한 다소 지루한데 그 이유는 늙은 홈즈가 예전 사건을 떠 올리다가,책을 읽다가, 벌을..

A walk in the wood

A walk in the wood 늙은 로버트 레드포드가 아팔래치안 트레일을 걷는 영화. 트레일을 걷는 것이 영화 거리가 되겠냐 싶겠지만 하이킹은 은근 재미있는 소재거리다. 평생 하이킹을 해 본 적 없는 주인공이 정년을 넘긴 노인으로 살던 어느 날, 2000천 마일이 넘는 트레일을 걷기로 결심한다.동기는 그리 명확하게 묘사되지 않고 있다. 자기 주위의 모든 사람들 모두가 건강을 위해 뭘 먹어야 하네, 심장병 약을 늘려야 하네, 누구 장례식에 가봐야 하네 그런 생활에 침잠되어 있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가족들의 걱정과 반대를 물리치고 그 길을 함께 할 오래된 친구를 찾아 70이 다 된 노인 둘이 하이킹을 떠난다.한 명은 학자로 성공한 노후, 작가로서 안정된 생활, 그리고 스위트 홈을 두고, 한 명은 엉망진..

영어 울렁증

외국으로 출장을 가면 현지 언어를 모르기 때문에 TV로 CNN 이나 BBC 등 영어 뉴스 프로그램을 본다. 맥락을 파악해야 하는 드라마는 정신을 집중해야 이해가 되기 때문에짧은 뉴스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영어, 중동 영어, 유럽 영어 등을 듣는다. 알고 보면 지구상에 미국 영어나 영국 영어를 하는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알고 보면 나는 한국말이랑 영어밖에 할 줄 모른다. 고등학교 때 독일어를 배우고대학원 다닐 때는 일본어로 책을 읽을 정도는 되었건만 지금의 나는 모든 언어 지식이 휘발되고 그저 콩글리쉬로 서바이벌하고 있는 셈이다. (빈약하여라 나의 언어 생활이여!) 지난번 인도 출장 때 3일간 종일 인도 영어를 들으며 생활하는 동안 울렁증이 극대화 되었는데 그때 한번 호된 경험을 하고 나니이제..

슬기가 살려준 나의 블로그

슬기가 살려준 나의 블로그 이 블로그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자기 마음 속에만 담아두면 좋을 얘기를 굳이 블로그에 올려 누군가에게 괜히 꼬투리잡힐 일 만들수 있다는 엄마의 말씀이 맞았다.100명이 내 글을 읽는다면 95명이 나의 생각에 동의해 준다 하더라도 내 글을 읽고 심기가 불편한 5명은 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이 엄마 비판의 요지였다. 그러나 병원에서 환자를 보던 시절 나는 환자 한명 한명을 진료할 때마다 환자의 병 이면에 존재하는 그 사람의 삶을 느낄 수가 있었다.사소한 듯 그의 한두마디를 통해,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을 통해,나는 삶을, 세상을 상상하고 배울 수 있었다. 환자와의 만남은 내 존재의 한계를 넘어서게 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외래를 마치고 나면내 가슴은 뭔..

Kitchen Table Wisdom

책 선물을 받았다. 자기가 읽고 감동받았다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며 나에게 추천해 주는 선물이다. 내 처지를 이해하고 나를 위하는 마음으로 시간과 돈과 노력과 마음을 투자하여 보내준 선물. 노연경 선생님, 고맙습니다. 원제는 Kitchen Table Wisdom. 부엌의 테이블에 둘러 앉아 나누는 삶의 지혜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번역에 그 느낌이 살지 않는지, 류해욱 신부는 고 장영희 교수의 글 제목 중에서 하나를 인용하여 책 이름을 부여하였다. 2005년에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되었고 2010년 5쇄를 넘겼으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어 읽히고 있는 스테디 셀러인것 같다. 15세에 크론병을 진단받고 수차례의 장폐색과 치료 합병증으로 고생하며 살았던 레이첼 레멘. 그녀는 여자 의사 자..

여성의사로 살아간다는 것

‘여성’의사로 살아간다는 것 여성’의사’로 살아간다는 것 아주 사적인 문제부터 결혼이나 임신은 언제 하는 것이 좋은가, 양육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은가, 아줌마를 고용할 때는 어디서 정보를 얻는 것이 좋은가. ‘여성’의사로서 남편은 어떤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은가,, ‘여성’의사로서 이런 문제를 상의할 여성의사나 혹은 동료 남자의사를 만나기 쉽지 않다. 여성 ‘의사’로서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며 성공적인 삶을 위한 경력을 쌓는 과정에서 이런 사적인 속내를 드러내 동료들이나 직장 상사와 상의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것은 왠지 약점을 드러내는 것 같다. 그러나 사적인 것처럼 보이는 이런 문제들은 ‘여성’의사의 일상, 생존, 직업의 유지를 위해 매우 근원적인 이슈들이기도 하다. 많은 ‘여성’..

스님의 주례사

결혼을 앞둔 사람들이 읽어야 할 것 같아 결혼하는 후배를 위해 남편이 이 책을 샀다. 책을 읽을 땐 노란색 형광펜으로 밑줄을 쳐야 직성이 풀리는 나를 위해 한 권 더 사주었다. 2011년 들어 책 읽기를 등한시 했던 나에게 좋은 선물이 되었다. 결혼이야 말로 가장 강력한 상호작용의 시험대. 그러므로 결혼에 대해 가치관과 철학을 정립하면 사람 사는 세상, 트러블이 없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에 지친 우리, 사람에 실망한 우리, 내 욕심을 감추고 사는 우리가 별로 마음 무겁지 않게 읽어볼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