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호명하고 환자가 대기석에서 진료실에 들어와 자리에 앉는 동안 나는 EMR을 띠우고 재빨리 오늘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피검사 결과를 확인한다. 오더를 마구 내기 시작한다. 어제 낸 오더에 부족한게 있으면 환자가 자리에 앉기 전에 잽싸게 오더를 더 내야 한다. 그러나 내가 환자 움직임보다 속도가 늦으면 환자가 자리에 앉아서 컴퓨터만 들여다보고 있는 나를 기다리게 된다. 화면만 보면서 말한다. 잠깐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죄송합니다. 오더정리가 끝나면 나는 자세를 돌려 환자를 마주본다. 그리고 그의 눈을 응시한다. 눈빛은 많은 것을 설명해준다. 눈빛만 보아도 그 사람의 심정을 알 수 있을 것 같을 때가 있다. 나는 환자들의 눈빛을 보면 그들의 심정에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을 때가 많아 졌다. 항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