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24 2

슬기와의 저녁 식사

엄마가 소개해 준 곳으로슬기와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갔다. 피자와 스파게티를 먹었다. 가격은 꽤 비쌌지만 자식한테 뭘 사줄 때는 그런 걸 안 따지게 된다. 주문을 하고하릴없이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눈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와 카페에서 수다를 떠는 기분이다. 잘 컸다. 흐뭇하다. 슬기가 태어나던 해 나는 박사과정을 시작했고 슬기 세살 때 의대에 편입을 했으니 어렸을 적 재롱피우고 이쁜 짓 하는 걸 본 기억이 없다.슬기는 엄마가 다 키워주셨다. 애가 제대로 잘 크고 있는지 어쩐지 챙길 겨를도 없이 나 살기 바빴다.시험기간이 언제인지 소풍은 갔다 왔는지 성적은 어떤지 그런 건 신경도 안썼다. 의대 동기들보다 한참 나이를 더 먹은 나는 내 신상 하나 유지하는 것에 급급했다. 의대를 다니던 때부터1주일간 연속되는 분..

각종 검사에도 진단이 안될 때가 있다

엄마는 심하지 않은 척추측만증이 있었다.허리는 남들보다 그렇게 심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디스크가 튀어 나와있었다. 약 먹으면 괜찮고 무리하면 다시 아프고 그런 정도. 척추관 협착증도 있었다. 아직 수술 할 정도로 심하지는 않았다.허리아프다고 말할 때 흔히 발생하는 구조적인 이상이 다 있었지만 나이에 비해 그 자체 상태가 아주 심하지는 않았다. 오른쪽 고관절은 선천적인 구조 기형으로 다리뼈와 골반뼈의 아귀가 딱 들어맞지 않는 상태였다. 그리고 이것은 유전이 되는 것이라 내 고관절도 그런 구조이고 내 동생도 그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이 병은 평생 사는만큼 살다가 닳고 닳아 관절면과 뼈가 잘 맞지 않으면 결국 고관절 치환술을 해야 하는 병이다. 엄마는 10년전에 수술을 받았고 작년 12월에 닳아진 관절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