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뒹굴뒹굴 스마트폰에서 토정비결 앱을 다운받아
올해 운수를 보았습니다.
저 사실 토정비결 믿습니다. ㅎㅎ
2012년도 봤었어요.
진짜 않좋아서 깜짝 놀랐어요. 뭐 이런 사주가 다 있나.
7월에 좋다고 하더군요.
그때 빼면 다 별루 였어요.
한 해를 지나고 보니
7월에 제가 박사학위를 받았죠. 좋았어요.
그리고 그때 빼면 진짜 다 별루 였어요.
떨리는(!) 마음으로 올해 토정비결을 보는데
오호라 올해는 '아주 좋군요'. ㅎㅎ
토정비결은 총론과 각론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총론
태평한 잔치에서 군신이 함께 즐기니 그 모습이 아름답고 좋기가 그지 없는 형국입니다. 본래 업은 없으나 횡재를 만나 성공할 운세이니 귀인의 도움보다는 나의 노력이 클 것입니다. 차려진 음식이 있다는 뜻입니다. 나를 위해 준비된 것들이 많은 해이군요. 기회와 조건이 좋을 것이니 나의 결심만 서면 됩니다. 그러나 노력을 전제로 하니 노력없이 이루어질 것은 없습니다.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네. 원래 자기 노력이 제일 중요하죠) 심신이 다 함께 편하니 집안에 활기가 넘치고 가족 간에 화목이 있으니 어찌 일이 이루어지지 않겠습니다.
....
자식을 보면 공명의 아들이니 후에 큰 일을 하게 될 것이며 (자식을 봐야 하나...)
...
동서 양방향에서 귀인이 와서 도와주니 근심이 있으면 남과 상의하여 도움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ㅈ와 ㅎ 성씨가 해로우니 가까이 하는 것을 피하시고 재물에 관한 거래를 하지 않도록 하시기 바랍니다.(원래 재물이 없으니... 빚이나 더 내지 말아야지)
봉황이 붉은 조서를 머금은 괘(무슨 말인지 모르겠으나 좋은 뜻 같아요)를 얻었으니 태을귀인(어떤 분인지는 모르겠으나)이 임하여 길성을 크게 하고 운수를 대통하게 됩니다. 지위를 얻게 되거나 높은 지위의 사람과 친분을 갖게 됩니다. (높은 지위의 사람과 친분을! 이런 것도 좋은 운인가요? ㅎㅎ) 십리길 길가에서 관인이 말을 버리니 어려운 사연을 한 번은 겪으시겠군요.(뭐 한번 쯤이야. 올해는 더 많았는데요 뭐) 마음에 상처가 되는 일은 고민을 길게 하지 마십시오. 길고 긴 강물에 돛을 올리니 순풍이 불어오고 바람에 배를 맡기듯 순리에 순응하며 얻음이 큰 해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좋은 말 엄청 많았어요)
작년에는 정말 무시무시한 말이 많았는데,
그에 비하면 올해는 정말 운수대통이네요.
아, 좋아라.
올해 운수가 어쩌고 저쩌고
1월은 어떻고 2월은 어떻고
쫑알쫑알 엄마에게 보고를 하니
엄마 하시는 말씀.
이만큼 살았으면 됬다.
뭘 더 바라냐.
네...
병원에 왔는데 엄마가 메시지를 보내셨습니다.
한해 동안 수고 많았다. 올 한 해 잘 지냄에 안도와 감사의 마음이다. 너의 몸과 마음의 평안을 위해 기도한다. 사랑한다.
토정비결보다 엄마의 문자 메시지가 더 리얼하죠. 리얼이 중요한 거에요.
헛헛한 마음이 들고 뭔가 기대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공연히 허망한 것에 마음을 기대봅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일상을 부대끼며 함께 사는 사람들과의 관계,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그것을 내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어려운 점이 있다면 극복하기 위해 항시 노력하는 자세,
힘들더라도 그 순간에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한발자국이라도 전진하려고 노력하는 마음.
그리고 지금에 대해 감사할 줄 아는 마음.
그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겠죠.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어떤 토정비결이 나와도
그 길을 헤쳐가는 건 우리의 몫입니다.
그 길을 가는데 서로에게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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