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주치의일기

동그란 길로 가다

슬기엄마 2012. 12. 20. 18:44

 

 

동그란 길로 가다

 

                                                 박노해

 

누구도 산정에 오래 머물 수는 없다

누구도 골짜기에 오래 있을 수는 없다

삶은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을 지나

유장한 능선을 오르내리며 가는 것

 

절정의 시간은 짧다

최악의 시간도 짧다

 

천국의 기쁨도 짧다

지옥의 고통도 짧다

 

긴 호흠으로 보면

좋을 때도 순간이고 어려울 떄도 순간인 것을

돌아보면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 게 나쁜 것이 아닌 것을

삶은 동그란 길을 돌아나가는 것

 

그러니 담대하라

어떤 경우에도 너 자신을 잃지 마라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위엄을 잃지 마라

 

 

 

한참 동안 안 보고 지내던 한 선배가

내 마음을 읽은 듯 나에게 이 시를 보내주었다.

가만 보니

나에게만 보낸 것이 아니라 

지인들에게 새해 인사겸 좋은 글이라고 보낸 것 같다.

그래도 왠지 나를 염두에 두고, 나를 기억하고 보내 준 양

나에게 유독 특별한 의미가 있는 듯 느껴진다.

 

인생의 내공이 있는 자만이 뱉을 수 있는 문장인것 같다.

나는 아직 멀었지.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는 나.

나도 내공을 쌓아야지.

그리고 위엄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올해 읽은 문장 중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연말답게 반성하고 어수선한 마음을 추스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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