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약을 쓴 것에 대해 삭감통보가 왔다.
난 열심히 소견서를 썼다.
항암제는 한번 삭감 당하면 액수가 크다.
그 환자의 상태, 주치의로서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다른 약에 비해 이 약이 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참고문헌을 인용하고 그래프도 붙이고, 내 진료의 정당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했다.
아니, 의사가 자신의 전문적 지식에 입각해서 판단하고 처방했으면 됬지
이걸 또 증명해서 납득시켜야해?
그런 짜증 따윈 부리지 않는다. 어디 감히 짜증을!
난 늘 열심히 소견서를 쓴다.
삭감 당한거 환불받을려고.
우리 병원은 그 삭감액을 내 월급에서 공제하지는 않는다.
공제하는 병원도 있다. 환자를 위해 처방했다가 내 월급이 삭감당하는 꼴이다.
오늘 보험심사과에서
나의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져서 삭감되었던 돈이 들어왔다고 한다.
너무 기뻤다.
논문 accept 되는거 보다 더 기뻤다.
앞으로도 열심히 소견서 써야지.
환자들은 모를거야. 발을 동동 굴리며 일하는 나의 심정을. 그래도 괜찮다.
환불 받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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