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주치의일기

삭감 이의신청

슬기엄마 2013. 1. 14. 18:15

 

내가 약을 쓴 것에 대해 삭감통보가 왔다.

난 열심히 소견서를 썼다.

항암제는 한번 삭감 당하면 액수가 크다.

그 환자의 상태, 주치의로서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다른 약에 비해 이 약이 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참고문헌을 인용하고 그래프도 붙이고, 내 진료의 정당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했다.

 

아니, 의사가 자신의 전문적 지식에 입각해서 판단하고 처방했으면 됬지

이걸 또 증명해서 납득시켜야해?

그런 짜증 따윈 부리지 않는다. 어디 감히 짜증을!

난 늘 열심히 소견서를 쓴다.

삭감 당한거 환불받을려고.

 

우리 병원은 그 삭감액을 내 월급에서 공제하지는 않는다.

공제하는 병원도 있다. 환자를 위해 처방했다가 내 월급이 삭감당하는 꼴이다.

 

오늘 보험심사과에서

나의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져서 삭감되었던 돈이 들어왔다고 한다.

너무 기뻤다.

논문 accept 되는거 보다 더 기뻤다.

앞으로도 열심히 소견서 써야지.

 

환자들은 모를거야. 발을 동동 굴리며 일하는 나의 심정을. 그래도 괜찮다.

환불 받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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