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신경외과 선생님이 그러신다.
암 환자가 치료받다가 뇌 전이되서 신경외과로 전과되면
환자들의 불평불만이 너무 심해서
그거 대처하는거 너무 힘들다고.
왜 진작 검사해서 미리미리 전이가 생겼는지 확인하지 않고
증상이 심해져서야 비로소 검사하고
왜 그제서야 치료를 시작하냐고
왕창 전이되기 전에 미리미리 검사로 확인하면서
병변의 크기가 조금이라도 작을때 빨리 발견해서 치료하면 성적이 더 좋은 거 아니냐고
환자들의 불만과 억울함이다.
교과서적인 원칙에 의하면 - 그리고 수많은 암치료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
뇌전이 여부를 스크리닝하기 위해
뇌 MRI 등의 검사를 주기적으로 하라고 권고하지 않는다.
즉 주기적인 검사가 주는 이득이나 이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아직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증상이 생긴 다음에 검사해서 진단하고 그때 치료를 하나
미리 미리 스크리닝해서 일찍 발견해서 뇌병변을 치료하나
궁극적인 생존기간에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썰렁한 말인가. 환자의 가슴에 못을 박는 말이다.
아무리 검사 해봤자, 결과는 같다는 말 아닌가.
암종에 따라 다르지만
뇌전이가 발생하고 나면 짧게는 2개월에서 평균 6개월 정도면 사망에 이른다는 보고가 지배적이다.
그만큼 뇌전이는 예후가 좋지 않고 뇌전이 이후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검사를 미리 자주 한다 하여도 결국 발생하고 나면 예후는 좋지 않다는 점을 전제하고 있다.
그러나
암 세포의 속성이 다르고, 암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치료법이 좋아지고 있다.
그래서 뇌 전이가 오더라도
뇌 이외 병변에 대한 전신적인 치료가 잘 되면
뇌 전이도 적극적으로 치료하여 전체적인 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연구가 제시되기 시작한다. 유방암이 대표적일 것이다.
예를 들면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 가운데 누구를 대상으로 뇌 MRI를 찍을 것인가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추적관찰을 하여 얼마만의 간격으로 검사를 할 것인가
그렇게 검사하여 뇌 전이를 조기에 발견할 경우 궁극적인 이득과 효과 분석은 언제쯤 가능할 것인가
이러한 결과에 근거하여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을까
재발이나 전이성 암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언제, 얼마만큼의 간격으로 뇌 MRI를 찍는게 적절한가
이런 질문에 대한 데이터와 근거가 제시되었을 때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검사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병원의 뇌 MRI는 75만원이다.
과학적 근거 없이
개인 의사의 직관에 의해
심증만을 가지고
검사 프로토콜을 운영할 수는 없다.
그것은 비윤리적이다.
그러나 환자들은 절박하다.
연구가 절실한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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