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해 드리고 싶었는데
일이 이렇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VIP 증후군이라는게 있다.
누군가의 소개를 받아
아는 사람이라서
그래서 VIP 취급을 하다가
보통 때보다 더 신경쓰다가 일이 꼬여서
결국 환자에게는 더 않 좋은 결과가 초래되는 경우다.
그 사람이 꼭 누군가의 누구이기 때문에 VIP 가 되는건 아니다.
내 마음 속으로
환자의 형편과 여러가지 정황을 고려했을 때
잘 해드리고 싶은 마음, 빨리 결정해드리고 싶은 마음, 그런 남다른 마음을 갖게 하는 환자가 있다.
늘 하는대로 하는 정규 코스가 아닌
특별 코스로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환자가 의외로 더 불편하고 힘든 경우가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난 외압에 의해서든, 내 마음속 요구에서든 VIP 진료를 안하려고 노력하지만
나도 사람이라 가끔 VIP 진료를 하고 만다.
엊그제 두명의 환자를 그렇게 봤다.
내 진료시간도 아닌데 그들을 위해 진료시간을 내고 면담하고 검사와 치료를 어레인지했다.
첫 진단이라 다들 마음이 심란하고 걱정이 많으셨다.
얼굴에 그 두려움이 다 읽히는 환자들.
내가 조금만 시간을 할애하면 환자에게 잘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능하면 검사하는데 걸리는 시간, 결과를 확인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치료를 일찍 시작하려고 했다.
그런데 환자는 그런 나의 태도에 뭔가를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을 받았나보다.
정규 코스가 아닌 일로 간호사들에게도 정규 업무 외 추가적인 업무를 부탁해야 했다.
내가 한번 한 결정을 시행하기 위해 나와 함께 일하는 많은 인력들도 덩달아 부산하다.
그러다보니 설명과 진행에 미흡함도 생기고
그걸 지켜보는 환자와 보호자도 만족스럽지 못하고
결론적으로
애는 애대로 썼지만 환자는 더욱 불안해하고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결정하고 집으로 가 버리셨다.
아직 나의 경험이 짧아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배우게 되나보다.
'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 > 주치의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마음 속의 으뜸 영화 - 1 (0) | 2012.05.08 |
---|---|
병원에서 맞는 어버이날 (1) | 2012.05.08 |
암 생존자 클럽을 위해 (0) | 2012.05.03 |
NZT-48 (2) | 2012.04.24 |
웃자고 하는 이야기 - 나의 성산일출봉 survival 이야기 (17) | 2012.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