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으로는
나쁜 예후인자가 많은데,
사진을 보면 무시무시한데
겉으로 보면 멀쩡한 환자들이 있다. 누가 환자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퇴원을 시켰는데
아주 좋아져서 발걸음도 당당하게 병원에 돌아오시는 분들이 있다.
심지어 돌아가실 줄 알고 집으로 보내드렸는데 2년만에 감쪽같이 좋아져서 나타나시는 분도 있었다. (물론 호르몬제를 계속 드셔서 병이 억제된 면도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좋아지기는 힘들다.)
사람의 일은
비단 나의 능력과 의지로 100% 예상할 수 없고 100% 맞출 수도 없다.
의사는 평균과 통계로 치료하지만
환자는 자기의 생명력을 바탕으로 치유된다.
나의 처방은 그러한 생명력을 바탕으로 치료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항암제 만으로 좋아지는 것 같지 않다. (물론 놀라운 효과를 보여주는 약들도 일부 있지만....)
주말 사이
그렇게 자신의 생명력이 사그러져 가는 환자도 있었고
놀랍도록 상태가 좋아져서 쌩쌩하게 나타나 다시 입원한 환자도 있다. 월요일 아침 회진, 그들의 싱싱한 얼굴을 보니 내가 그들로부터 기운을 얻는것 같다.
가족의 사랑
본인의 의지와 긍정적인 마음
건강한 생활습관과 태도
그런 환자 마음 안에는 자신의 삶을 지탱해야 하는 신념이 있다.
신념 만으로 모든 병이 극복되는 것은 아니지만
신념과 의지는 매우 중요한 요인임에 분명하다.
그런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환자들의 예후는 분명히 좋다.
생명력의 기원은 무엇일까?
신앙?
영혼?
사랑?
뭐가 되었든
인간에게는 우리가 존재하게 하는 물질 이상의 그 무엇인가의 힘과 정신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나도 정신차리고 외래 보러 가야겠다.
생명력을 전해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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