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주치의일기

일상에 감사하며...

슬기엄마 2011. 6. 8. 19:36
12시간넘게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비행기 내내 잤는데도 몹시 피곤해 보인다. 나이를 속일 수가 없나보다.
오자마자 세수하고 병동 환자들을 보러간다.

아직 조직검사 결과가 안나와 진단이 안된 사람,
나 없는 사이 못 먹고 토해서 입원한 사람,
그 사이 재발이 진단되어 손주혁 선생님께서 약제를 변경하여 치료를 시작한 사람,
한명 한명 차트를 열어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 왜 오셨나...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여수 환자에게 전화가 왔다.
열나고 토하고 머리아프다고...
(난 신장수치가 높은 환자에는 핸드폰 번호를 알려준다.)
그쪽 응급실 선생님과 통화하는데 어째 상태가 않좋은거 같아 그냥 서울로 오시라고 했다.

학회 한번 다녀오니
어째 어수선하다.
당분간은 병원을 안정화 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여야겠다.

그래도
나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있다는 거
내가 일상으로 돌아와 다시 바쁘게 진료를 할 수 있다는 거
그리고 밤이면 가족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거
이렇게 하루하루 일상이 무사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려고 한다.
일상의 무료함과 따분함처럼 고마운 것이 없으니까...

우리 환자들도
험난한 치료 과정 중
하루하루 무사히 일상을 보내실 수 있게
오랫만에 기도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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