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클리닉에서 진료가 있는 월화수목,
나와 함께 외래진료를 담당하는 배영숙 간호사는 나랑 환상으로 호흡이 잘 맞는 사람이다.
사실 호흡이 잘 맞는다기 보다는 나를 위해 최상의 진료 환경을 만들어주는 베스트 서포터이다.
그녀가 없으면 난 진료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그녀만 있으면 환자가 100명이 넘어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그녀와 함께라면... ^^
외래 진료 전에 환자를 다 정리해서 내가 알고 있어야 할 정보를 EMR 메모에 넣어둔다.
진료볼 때 잊지 말라는 뜻이다.
내가 환자를 진료하면서 어떤 코멘트를 하면 따로 메모해두었다가
진료가 끝나고 나면 그 사이에 자기가 알아본 사항을 알려주고 다음 진행을 어떻게 할지 나에게 확인한다.
내가 처방을 잘못 넣으면, 선생님 처방이 잘못 되었어요 그렇게 말하지 않고
선생님 혹시 이러이러한 점 때문에 처방을 변경하신건가요? 그렇게 나에게 질문을 한다.
난 무기력하게, 아니요, 제가 잘못 처방한거에요. 그렇게 대답한다.
환자 상태가 않좋아서 외래에 오시면 당일 CT나 MRI 검사잡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그녀는 푸쉬 성공율이 매우 높다. 전화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면 환자가 상태가 안좋으니까 꼭 좀 부탁한다는 말을 너무너무 열심히 한다. 아마 그 정성에 감복해서 부탁을 들어주시는 것 같다.
공식 판독 나오기 전에 내가 먼저 사진을 보는 경우가 많은데, 판단이 어려우면 미리 배영숙 간호사에게 메일을 보낸다. 그러면 여지없이 판독 다 받아준다.
검사일정이나 진료변경의 사유가 생기는 경우나 환자별로 따로 뭔가를 부탁을 하는 경우
환자에게 전화해서 상세하게 잘 설명해준다.
왜 변경이 되었는지 그 맥락을 잘 설명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전혀 불만이 없다. 오히려 고맙다고 한다.
외래가 지연되지 않게, 혹은 쓸데없이 늘어지지않게 시간배분을 잘 한다.
환자가 진료실에서 잘 나갈려고 하지 않고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시간을 오래 끌면, 환자분 제가 다시한번 잘 이해하실 수 있게 설명해드릴께요 하면서 자연스럽게 환자를 데리고 나가고 다음 환자 진료를 볼 수 있게 해준다.
무엇보다 환자에게 성심성의껏 아주 잘 해 주신다. 설명도 태도도 정말 굿이다.
그래서 나도 환자들에게 어떤 문의사항이 있든 우리 배영숙 선생님하고 상의하시라고 설명드릴 수가 있다.
외래를 보고나면 내가 처방한 약, 검사, 앞으로 일정 등에 대해 한명 한명 일일히 다시 설명해서 환자에게 혼동이 없게 확인해주신다.
검사 예약도 환자가 찾아다니게 하지 않고
직접 시간과 장소를 다 예약하고 확인해서
환자는 시키는대로 가서 검사하기만 하게되게 환자 동선을 최소화 해준다.
다른과 진료를 확인해서
비슷한 검사가 중복되는건 없는지, 비슷한 시기에 병원을 두번 방문하게 되는건 아닌지 확인하고
그럴 경우에는 해당과 외래에 전화해서 일정을 변경해준다. 환자는 상상도 하지 못할 배려이다.
그녀는
나에게도
환자에게도
최고의 간호사이다.
직장에서 이렇게 좋은 동료와 함께 일하는 것, 대단한 행운이자 복이다.
배영숙 샘,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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