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나란히 외래에 오는 그녀들이 있다.
그녀들은
비슷한 병기에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유방암 타입으로 수술받았다.
지금은 허셉틴 유지요법을 받고 있다.
그들은
수술을 마치자
각자의 스타일에 맞게 운동을 시작하였다.
한명은 등산과 복근 만들기를 위해 윗몸일으키기 하루 150개에 도전하였고
한명은 경락마사지에 이어 헬스와 PT를 시작하였다.
PT를 시작한 그녀는 항암치료하면서 살이 많이 쪘다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돈을 더 얹어주고 헬스보다는 더 타이트한 일정으로 근육만들기 체력운동을 시작하였다.
4개월이 지난 지금 매월 1kg씩 감량에 성공하여
지금은 언뜻 봐도 뒤태가 달라졌다.
얼굴도 브이라인이 되었다.
피부도 좋아진 것 같다는 나의 찬사에
그녀는 '마사지도 받았어요' 라며 살짝 귀띔을 하고 진료실을 나선다.
이어 들어오는 다른 그녀.
그녀는 원래 말랐다. 그래서 살이 찌는게 목표다.
복근 좀 보여달라는 말에 서슴치않고 셔츠를 올린다.
내가 마구 눌러대며 딴딴해진것 같다고 칭찬해줬더니 배시시 웃는다.
너무 열심히 윗몸 일으키기해서 꼬리뼈가 아프다며 엄살이다.
다들 애기 엄마다.
애기도 중요하고 남편도 중요하지만
나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위해 투자를 시작하였다.
돈과 시간, 노력을....
한명은 평생 쌍커플 수술이 소원이라고 하였다.
내가 하라고 하였다. 쌍커플 수술이랑 허셉틴이랑 상관없다고.
그 정도는 자신을 위해 해 줘도 좋겠다고.
난
명랑하고 유쾌하게 치료받고
나름으로 스트레스가 없는 건 아니겠지만
하루하루 뭔가를 이루어가는 그녀들의 일상에 박수를 보낸다.
나날이 밝아지는 그녀들의 표정에 박수를 보낸다.
같이 복근을 만들자며 의기충천했던 도원결의는 무산되었지만
애들 학교 보내고 집안 청소하고 남편 뒷치닥거리하고
그리고 자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그녀들을 보며
나도 새로운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멋진 그녀들! 사랑해요!
'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 > 조기유방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빵터지는 선물 (0) | 2011.09.29 |
---|---|
상담원함 (0) | 2011.09.28 |
시작부터 씩씩한 그대, 당신은 모범환자 4호. (0) | 2011.09.02 |
쿨한 아가씨! (2) | 2011.08.31 |
우리는 small mind! (0) | 2011.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