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후 부작용이 심해 입원했던 러시아 환자분.
2주간 러시아 집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오시기로 했다.
2회에 걸친 항암치료 후 CT를 찍었더니 간이랑 폐의 병변이 많이 좋아졌다.
난 내심 좋아져도 문제라고 생각했었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는 앞으로 계속 - 언제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항암치료를 해야 하는데
과연 이 환자분이 언제까지 한국에 왔다갔다 해야 하는 생활을 하실 수 있을까?
혹은 이렇게 치료하는게 맞는걸까?
회진도 통역이 병동에 올 수 있는 시간에 맞춰서 따로 돌아야 한다.
퇴원도 컨디션이 다 좋아져서 하는게 아니라 예약된 비행기 시간을 조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하게 되었다.
37.8도로 열도 났다.
딸까지 같이 한국에 나왔다. 아주 부자는 아닌것처럼 보이는데...
"집에 가셔서 잘 지내실 수 있겠어요? 궁금하신 거 다 물어보세요"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나요?" (음, 역시 환자는 먹는게 젤 관심이군)
"뭐든지 다 드셔도 되요. 회만 빼구요." (원래 고기를 많으 드시는 분이라, 특별히 고기를 강조하지는 않아도 된다)
"단거 먹어도 되나요? 케익이나 아이스크림..."
"그럼요. 드시고 싶은 거 다 드세요"
"단거 먹으면 암세포가 단거를 같이 먹고 더 자란다는 말을 들어서요"
엥, 러시아에도 이런 소문이?
당뇨와 암의 발생에 관한 논쟁이 있다. 아직 논란중이다.
췌장 기능의 저하로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거나 체내 혈당이 높으면,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실험적 연구와 대규모 인구집단간의 비교연구들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암이 생기는 기전 중에는 혈당 말고도 엄청나게 많은 기전들이 숨겨져 있다. 수많은 물질, 싸이토카인, 대사과정... 나도 알 수도 없는...
실험적 연구는 아주 제한된 실험환경에서 한정된 것이므로, 다이나믹한 인간의 몸 안으로 들어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대규모 인구집단간의 연구를 후향적으로 자료를 모아 진행할 경우 세세한 개인의 신상정보가 다 배제된 상태에서 원하는 변수로 결론을 한정시켜 내릴 수 있는 오류가 있다.
그렇지 않으려면 똑같이 먹고 똑같이 운동하고 똑같이 생활을 통제한 후 수년, 수십년 후에 암이 생기는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런 연구는 매우 어렵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단거를 먹는 행위가 암의 발생/진행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암세포의 성장을 위해서는
내가 특정 음식을 먹고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보다 훨씬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드라이브가 필요하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기호식품으로 단거를 먹고 마시는 행위가 암으로 직접적으로 연결되기는 너무 험란한 과정이 필요하다.
커피 한두잔, 초콜렛 한두개, 케이크 한두 조각, 아이스크림 한두개
입맛이 궁금할 때, 이런 기호음식들을 섭취하는 것 따위로는 암세포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그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 좋은 재료, 신선한 야채와 단백질 등 -
매일 일정한 운동을 함으로써 기분좋게 지내는 것이
몸의 자생적인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건강을 유지, 회복하는데 훨씬 큰 도움을 준다.
면역성을 강조하니, 면역력을 증강시킨다는 각종 건강보조식품을 찾는 환자들도 있다.
그렇게 제조된 건강보조식품의 성분에는 다른 것들도 많이 들어있다. 입증된 효능보다는 모르는 독성이 더 우려된다.
그러므로 난 비싼 돈 주고 면역성을 증강시킨다고 알려져 있는 뭔가를 찾아 사 먹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영양식단을 실천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생활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오늘 아침, 단 시럽을 한 숟가락 듬뿍 넣은 카페라떼 한잔 가득 마셨다.
우유의 부드러움과 커피의 고소한 향이 잘 어울린 카페라떼 한잔을 마시면
배도 적당히 부르고
기분도 아주 평화로워진다.
내가 그렇게 좋은 기분을 느낄 때, 내가 건강해지는 것이다.
이따 낮에는 봄날의 햇살을 받으며 산에 다녀올 생각이다. 비타민 D도 합성하고. 산에 갔다 오면 알레르기 비염으로 늘 찍찍거리는 콧구멍도 뻥 뚤린다. 혈액순환이 잘 되서 그런것 같다. 기분이 지지부진할 때 산에 다녀오면 일의 집중력도 높아지고 공부를 해도 잘 된다.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기분 좋아질 수 있는 이벤트를 찾아 노력하는 것.
그렇게 기분좋은 생활을 하는 것이 면역력 증강에 최고라고 생각한다.
너무 비과학적인가?
2주간 러시아 집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오시기로 했다.
2회에 걸친 항암치료 후 CT를 찍었더니 간이랑 폐의 병변이 많이 좋아졌다.
난 내심 좋아져도 문제라고 생각했었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는 앞으로 계속 - 언제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항암치료를 해야 하는데
과연 이 환자분이 언제까지 한국에 왔다갔다 해야 하는 생활을 하실 수 있을까?
혹은 이렇게 치료하는게 맞는걸까?
회진도 통역이 병동에 올 수 있는 시간에 맞춰서 따로 돌아야 한다.
퇴원도 컨디션이 다 좋아져서 하는게 아니라 예약된 비행기 시간을 조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하게 되었다.
37.8도로 열도 났다.
딸까지 같이 한국에 나왔다. 아주 부자는 아닌것처럼 보이는데...
"집에 가셔서 잘 지내실 수 있겠어요? 궁금하신 거 다 물어보세요"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나요?" (음, 역시 환자는 먹는게 젤 관심이군)
"뭐든지 다 드셔도 되요. 회만 빼구요." (원래 고기를 많으 드시는 분이라, 특별히 고기를 강조하지는 않아도 된다)
"단거 먹어도 되나요? 케익이나 아이스크림..."
"그럼요. 드시고 싶은 거 다 드세요"
"단거 먹으면 암세포가 단거를 같이 먹고 더 자란다는 말을 들어서요"
엥, 러시아에도 이런 소문이?
당뇨와 암의 발생에 관한 논쟁이 있다. 아직 논란중이다.
췌장 기능의 저하로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거나 체내 혈당이 높으면,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실험적 연구와 대규모 인구집단간의 비교연구들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암이 생기는 기전 중에는 혈당 말고도 엄청나게 많은 기전들이 숨겨져 있다. 수많은 물질, 싸이토카인, 대사과정... 나도 알 수도 없는...
실험적 연구는 아주 제한된 실험환경에서 한정된 것이므로, 다이나믹한 인간의 몸 안으로 들어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대규모 인구집단간의 연구를 후향적으로 자료를 모아 진행할 경우 세세한 개인의 신상정보가 다 배제된 상태에서 원하는 변수로 결론을 한정시켜 내릴 수 있는 오류가 있다.
그렇지 않으려면 똑같이 먹고 똑같이 운동하고 똑같이 생활을 통제한 후 수년, 수십년 후에 암이 생기는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런 연구는 매우 어렵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단거를 먹는 행위가 암의 발생/진행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암세포의 성장을 위해서는
내가 특정 음식을 먹고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보다 훨씬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드라이브가 필요하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기호식품으로 단거를 먹고 마시는 행위가 암으로 직접적으로 연결되기는 너무 험란한 과정이 필요하다.
커피 한두잔, 초콜렛 한두개, 케이크 한두 조각, 아이스크림 한두개
입맛이 궁금할 때, 이런 기호음식들을 섭취하는 것 따위로는 암세포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그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 좋은 재료, 신선한 야채와 단백질 등 -
매일 일정한 운동을 함으로써 기분좋게 지내는 것이
몸의 자생적인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건강을 유지, 회복하는데 훨씬 큰 도움을 준다.
면역성을 강조하니, 면역력을 증강시킨다는 각종 건강보조식품을 찾는 환자들도 있다.
그렇게 제조된 건강보조식품의 성분에는 다른 것들도 많이 들어있다. 입증된 효능보다는 모르는 독성이 더 우려된다.
그러므로 난 비싼 돈 주고 면역성을 증강시킨다고 알려져 있는 뭔가를 찾아 사 먹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영양식단을 실천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생활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오늘 아침, 단 시럽을 한 숟가락 듬뿍 넣은 카페라떼 한잔 가득 마셨다.
우유의 부드러움과 커피의 고소한 향이 잘 어울린 카페라떼 한잔을 마시면
배도 적당히 부르고
기분도 아주 평화로워진다.
내가 그렇게 좋은 기분을 느낄 때, 내가 건강해지는 것이다.
이따 낮에는 봄날의 햇살을 받으며 산에 다녀올 생각이다. 비타민 D도 합성하고. 산에 갔다 오면 알레르기 비염으로 늘 찍찍거리는 콧구멍도 뻥 뚤린다. 혈액순환이 잘 되서 그런것 같다. 기분이 지지부진할 때 산에 다녀오면 일의 집중력도 높아지고 공부를 해도 잘 된다.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기분 좋아질 수 있는 이벤트를 찾아 노력하는 것.
그렇게 기분좋은 생활을 하는 것이 면역력 증강에 최고라고 생각한다.
너무 비과학적인가?
'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 > 유방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 죽어도 항암치료는 안받을거에요 (10) | 2011.05.24 |
---|---|
할머니 환자 (1) | 2011.05.23 |
때론 환자들이 지혜를 가르쳐준다 (2) | 2011.05.13 |
마음이 괜히 '울컥'해집니다 (0) | 2011.05.13 |
여자보다 귀한 것 없네 (4) | 2011.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