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되면
근거가 없어도
누가 좋다고 하면
나도 해볼까,
나도 한번 먹어볼까
귀가 솔깃하는 것처럼
의사인 나도
학회장이나 집담회에서
세포 및 동물 실험에서 놀라운 종양억제 효과를 보이는 실험결과를 보거나
치료가 잘 된 사례들의 치료 전 후 비교 사진을 보면
매우 혹한다.
비슷한 병변을 가지고 있던 우리 환자가 생각난다.
우리 환자에게도 이 치료를 적용해 보면 안될까?
그런 마음이 든다.
그렇게 혹할 정도로 좋아보이는 결과가
안전하게 환자들에게 적용되려면
3상 임상연구로 그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종양학의 발전은 임상연구의 역사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3상 연구가 진행되기까지 수없는 1상, 2상 임상연구의 실패가 전제되어 있고
성공하는 3상 임상연구는 수없는 3상 연구의 실패로부터 얻는 교훈으로부터 태동된다.
이론적으로 말이 되고
세포 및 동물실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도
이를 사람에게 적용하는 과정은 평행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이론적으로도 그렇고
사람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다.
예를 들면
모든 연구는
연구자의 편견(bias)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를 제어하기 위해 IRB 라는 조직도 있고 GCP(Good Clinical Practice) 와 같은 규정들이 있지만
시스템과 원칙만으로 연구윤리를 완전히 콘트롤할 수 없다.
연구자에게는 양심의 거울이 있어야 한다.
Do no harm - 환자에게 해를 주어서는 안된다
어떠한 시도도 이 원칙에서 벗어나서는 안된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이 원칙을 위배하지 않으면서도 교묘하게 상황을 조정, 이용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과 요령이 있다는 것을...
그러므로
드라마틱한 그래프와 놀라온 사진을 볼 때
순진한 마음으로 보이는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는 경계심을 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세상일이 다 그렇듯이
종양학의 발전과 암환자 치료에도 유행과 이론의 부침이 있다.
어제 오늘
Tumor immunology 에 대해 공부하는 기회를 가졌다.
당분간은 면역학이 유행의 흐름을 장악할 것 같다.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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