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조기유방암

치료를 마친 이들의 후기 합병증

슬기엄마 2013. 1. 20. 20:42

 

급성기 치료를 마치고 일단 검사를 하면서 경과관찰을 하는 환자들,

혹은 5년간의 추적관찰을 마치고 암환자를 딱지를 떼어버리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cancer survivor 라고 한다.

우리 말로 하자면 '암 생존자'인데,

아무리 봐도 별로다. 

적당한 개념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블로그에서 제안을 해주신 분도 있었지만 그 또한 아직 내 마음에 꼭 와닿지는 않는다. 죄송해요!)

 

어떤 정의에 의하면

요즘에는 4기 암환자라 하더라도 예후가 좋고 생존기간이 길기 때문에 이들도 survivor 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환자 뿐만 아니라 가족도 그 멤버로 광범하게 포함시키는게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국림암센터가 주관이 되어 암 생존자를 위한 가이드북을 만드는데

그 집필진의 일원이 되어

치료를 마친 후 아주 나중에 생기는 합병증에 대한 원고를 쓰기로 하였다.

치료 중 생기는 합병증이 오래 가기도 하고 (long term effect) 치료 중에는 없었던 합병증이 시간이 오래 지나고 생기는 증상 (late eftect) 이 있는데 나는 late effect 에 대해 쓰기로 되어 있다.

원고마감이 얼마 남지 않아 오늘 관련 자료를 찾고 공부를 해 본다.

 

심장문제

뼈의 문제

피로

불면증

림프부종

생식 및 성기능의 문제

원래 암과는 무관한 이차암의 발생

등이 내가 다루어야 할 주제이다.

 

암 별로, 치료 종류별로, 항암 약제별로, 방사선 치료의 범위별로, 호르몬제의 사용 등에 따라 각기 환자 그룹별로 생기는 증상에 차이가 있다.

 

내가 주로 보는 유방암 그리고 여성암에 해당되는 내용이 많다.

논문을 찾아 읽으면서 우리 환자들이 오버랩된다.

특히 유방암처럼 장기 생존율이 높고 반면 뒤늦게도 재발하는 경우에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이런 후기 합병증에 관한 문제를 찾아내기 위해 혹은 예방하기 위해서는 선별검사가 필요하다. 각종 테크놀로지가 발전하고 있기 떄문에 비싼 검사를 하면 좀더 쉽게 빨리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만, 과연 모든 생존자들에게 비싼 고가의 검사를 권하는 것이 적절한가.

 

그렇지 않다.

 

이런 검사들의 중요성을 과도하게 강조할 경우 암치료를 마친 수많은 생존자들을 공포의 분위기로 몰아갈 수가 있다. 반면 선별검사를 너무 느슨하게 하면 효과적이지 않다. 조기에 발견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놓칠 수 있다.

또 어떤 경우에는 단지 빨리 증상과 질병을 발견한다고 해서 그것에 대한 조기치료가 장기적인 생존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특정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하기 보다는 환자가 자각 증상이 있을 때 그때 검사를 해도 늦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특정 질환별, 혹은 치료 유형별로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는 그룹을 구분하고 이에 대해 효과적이고 제한된 범위의 선별검사를 하여 비용-효과적인 면을 적절하게 안배하는 것이 최고의 효과를 노릴 수 있는 방안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무엇이 위험요인인가.

문헌 고찰을 통해 밝혀야 할 부분도 있고, 우리 한국 현실에서 의미있고 적절한 위험요인들을 조사할 필요도 있다. 이런 연구는 한두해 열심히 스터디를 한다고 해서 결론을 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비슷한 속성을 가진 인구집단을 묶어 코호트 집단으로 선정하고 추적관찰을 통해 데이터를 산출하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전문가 집단 내 토론을 통해 합의를 도출해야 할 부분도 있다.

 

항목별로 원고가 준비되는 대로 블로그에 게재할 예정이지만

막상 이런 나의 글을 보고 많은 생존자들이 과도하게 자신의 상태를 걱정하여 건강염려증 환자가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마음도 든다.

재발이나 합병증에 대한 두려움은 생존자들의 평생 따라다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노력의 이면에는

암치료를 마친 이들에게 지식적 측면의 교육이 다양하게 제공되어야 하고

자아를 강화시킬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소개하여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자, 이제 전체적인 틀을 잡았으니 주제별로 한 꼭지씩 글을 써봐야겠다.

세상에 부담스러운 것이 글빚이다.

논문을 쓸 때마다 느끼지만

괜히 한다고 했다는 후회...

 

그래도

이러한 지금의 나의 노력이

나를 위해

우리 환자들을 위해

도움이 될 거라고 믿고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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