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검사
사진검사
각종 검사 처방을 낼 거냐 말 거냐
검사를 할거냐 경과관찰 할거냐
약을 줄거냐 말거냐
뭐든지 하는 것보다 안하는게 더 어렵다.
외부병원에서 온 환자를 봐도 그렇고
우리병원도 그렇고
과연
의학적 판단의 근거하에, 혹은 의사들 사이의 상식적 합의에 입각해서 검사를 한 것인지 모호한 것들을 발견할 때가 있다.
검사를 무지하게 많이 하는 거 같다.
정작 환자를 위해 중요한 과정은 진행되지 않은 채
검사 일정만이 공장처럼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검사는 병원 수익율을 향상시키는데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요인이다.
예를 들어
세달(12주)에 한번 해도 되는 검사일정을 10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그냥 앉아서 더 돈 많이 벌수 있다.
12주 검사를 10주에 하는게 의학적으로 문제있나? 문제없다.
허리가 아프다고 했을 때 척추 MRI를 찍는 것이 문제있나? 문제없다.
교과서적으로 문제없고 근거도 댈 수 있다.
그러면 문제없는거 아닌가?
의사의 의료행위는 그런 의미에서 합의(consensus)가 필요하다.
절대적인 기준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얼마든지 새로운 수요창출을 위해 의학적으로 윤리적으로 문제안되는 의료행위를 창출할 수 있는 당당한 논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라는 직업은 윤리적이어야 하고 professional 해야 한다. 그 누구의 규제와는 독립적으로 본디의 직업정신을 프로답게 추구해야 한다.
왜 그 검사를 하셨나요?
그 검사가 환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신거죠?
그런 critical한 이슈를 가지고 의사끼리 서로 토론해야 한다.
그렇다면 서로가 약간의 견해 차이가 있고 누구는 맞고 누구는 틀린 대답을 하더라도, 최소한 난 그들을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학생 때 배우기로는
내과의사라면
어떤 검사를 할 때
그 검사는 왜 하는지, 그 검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을 기대하기 때문인지
그 impression에 대한 확신이 섰을 때 검사를 하는 것이고
그렇게 확신이 서기 전에는
임상적으로 환자를 문진하고 진찰하여 impression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배웠다.
바다에 나가서 그물을 쫙 뿌려놓고 어떤 고기가 잡힐지도 모른채 기다리고 있다가 낚는 방식으로 일괄적인 약속처방, 시리즈 검사처방을 하지 말라고 배웠다.
그러므로 환자의 이상소견이 발견되기도 전에
각종 검사를 쫙 긁어서 왕창 검사를 시행해버리고
아무도 그 결과를 챙기지 않고 환자에게도 설명하지 않는 방식은 부당한 것이다.
나만 잘 하고 있다거나
나만 양심적이라고 얘기하는게 절대 아니다.
나도 때론 감이 오지 않아 일단 검사부터 하고 보는 그럴 때가 있다. 나도 그런 수많은 의사 중의 한명이다.
그런데 점점 이런 경향이 심해지는 것아 피부로 느껴진다. 환자도 고가의 검사를 원한다는 미명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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