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3 - Restart from 2016/나는 슬기엄마

슬기와 함께 시작한 하루

슬기엄마 2016. 2. 15. 12:28

오늘은 슬기 학원 첫날.

새벽 6시 40분에 백마역을 출발하는 서울역행 네칸짜리 기차를 타고 같이 출근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인지 

갑자기 일찍 일어나서 그런 건지

기차를 탄 슬기는 바로 잠이 든다. 

서울역에서 내려 별 말 없이 슬기와 헤어졌다. 내가 학원까지 가는 거 별루 일 것 같았다. 

어깨를 웅크리고 가는 뒷모습을 보니 마음이 좀 그랬다. 


1교시 후에 문자가 왔다. 

내가 교재비 입금을 안해서 가지고 있는 카드로 결재했고 식권은 있다가 사겠다고 한다.


조심히 물어본다. 


나: 분위기 어때?

슬기: 첫날이라 어수선하지. 그래도 나쁘지 않은거 같아. 애들이 다 열심히 공부하려고 온게 느껴져. 

나: 밤에 보자

슬기: ㅋㅋㅋㅋㅋ


우리 대화의 마무리는 

주로 ㅋㅋㅋㅋㅋ 혹은 ㅎㅎㅎㅎㅎ 이다. 

그렇게 웃음으로 하루하루를 그리고 올 한해를 마무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일하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슬기가 있다고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뭉클하고 짠하다. 


올 한해 동안 

아침에 같이 나가고 밤에는 기차역으로 데리러 가기로 했다. 

친구같이 좋은 엄마가 되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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