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죽음을 준비하는 환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112

가까운 사람과 호스피스에 대해 얘기를 시작하며

오늘 환자분을 뵙기로 했다. 가까운 분이라 입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 본인 생각이 어떤지도 전혀 알수가 없다. 어제 저녁 내 오늘 이분을 어떻게 만날지, 만나면 무슨 얘기를,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이 되었다. ... ... ... 최근에 환자분 상태를 돌이켜본다. 진료실에서는 환자의 얘기를 듣기보다 내 얘기를 하기가 바쁘다. 현재 내 진료에는 하자가 없고 최선의 선택이고 그렇게 했더니 지금 경과는 어떻고 이런 상황을 쭈욱 나열하듯 설명하고 그러므로 다음번 치료는 어떻게 하겠다고... 그 사이에 환자는 몇 가지 힘들었던 육체적 증상만을 얘기한다. 그러세요? 그러면 그 증상은 이걸로 해결보고 저 증상은 저렇게 바꿔보면서 경과봅시다. ... ... ... 오늘은 항암치료를 하러 오시는 날이지만 아마도 못 하..

어떻게 호스피스를 환자에게 설명할까...

신장에 생긴 암. 그런데 신장암은 아니고... 원격 전이는 없었지만 주위 림프절 전이가 있었고 병리학적으로 진단하는데 2주가 걸렸다. 진단이 어려워 다른 병원의 병리학 선생님들까지도 돌아가면서 의견을 교환해야 했을 정도로 세포의 모양과 분화도가 좋지 않고 특수했다고 한다. 여하간 수술로 주된 종양은 제거했지만, 주위 림프절은 남아있는 상태로 수술은 끝났고 수술 후 항암 및 방사선 치료를 동시에 진행하셨다. 나이는 이제 갓 60세를 넘긴 상태인데 생각보다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고생을 많이 하셨다. 외래에서 항암 방사선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의사인 나는 "오늘 피검사가 회복되지 않았으니 한주 쉬어야 겠습니다. 다음주에 다시 피검사하고 봅시다." 이렇게 간단하게 말하고 말았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환자는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