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 - Doctor's life until Feb 2014/주치의일기

직언

슬기엄마 2012. 3. 17. 10:34


얼마나 세상을 솔직하게 살아야 하는걸까? 
솔직하게 직언을 하는게 좋은걸까?
직언을 하면서도 유연하게 융통성있는 것처럼 비춰지면 얼마나 좋을까?


욱 하는 내 성격의 특성 상
내가 하는 발언은
그 내용과 상관없이 감정적인 발언으로 비춰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난 가능하면 공개적인 자리에서 내 입장을 밝히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상당히 과격해 보이는 이미지이다.


불을 뿜듯 직언을 내뱉어내 버리고 '쿨' 하게 떠나는건 어떨까?
짧은 순간 쿨 한것처럼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결국 무책임한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직언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대상에 애정이 있기 때문에 하는 행동이다. 그러므로 직언을 하고 떠난다는 건 직언이 아니다. 그냥 폭발이다.
직언의 대상이 사람이 되었든 조직이 되었든 직언을 한다는 것은
내가 그만큼의 사랑과 관심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나은 상태로 진보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하는 행위이다.
직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더 이상 나는 그 조직과 사람에 관심이 없고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것으로 봐도 된다.

어?
이거 말이 안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건의할까 말까? 에이 하지 말자.
말한다고 뭐가 바뀌겠어? 내가 무슨 힘이 있다고 그런 말 했다가 괜히 찍힐거야. 그냥 묻어가자. 언제까지 여기서 일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괜히 긁어 부스럼이야. 그냥 참자. 지금 조금 손해보는게 나아. 똥이 무서우면 피하면 되지 뭐.  
그리고
너나 잘해.

살면서 이런 마음이 점점 더 많이 드는 걸 보면
나는 이제
나이먹고
비겁해지고
별볼일 없어지는게 확실하다.
나, 
이렇게 소멸되어 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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